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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백학의 정수리에 돋아오른 붉은 해

                                                                                               

                                                                                     

 

새벽 4 시

장성 백암산 학바위 중턱에 위치한 약사암의  예불

 

 

학의 정수리에서 바라본 동쪽 하늘

제대로 된 일출을 보긴 틀렸습니다

 

 

구름 사이로 살짝...

 

 

해 인지 달 인지 헷갈리시죠 ?

 

 

분명 해가 맞습니다만....

 

 

어물어물 하는 사이

이미 해는 중천에 솟아오르고...

 

 

악사암에서의 하경

 

 

 

 

 

 

관수삼매에 들어계신 수행자

 

 

초록 애기단풍

 

 

 

쌍둥이 은행나무 밑둥

 

 

해탈교 하경

 

 

누리장나무

 

 

실은

요걸 만나기위해 밤잠을 설치며 달려왔습니다

 

 

진노랑상사화

 

 

어두컴컴하고 습한 곳에 피어나는 진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사냥을 위해

요즘 대포꾼들이 엄청 설쳐대지만 헛물을 켜기 일쑤라....

 

.

.

.

 

그냥 노랑도 아니요, 진노랑이라니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백양골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결에 진노랑상사화의 소식이 전해진다.

당근,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애마에 박차를 가한다.

 

"튼실한 닭 한마리 삶아놓을테니 올라오게"

 

백양사의 죽마지우로부터 걸려온 전화.

겸사 겸사 길을 나서고 있는 중.

 

약사암에 먼저 올라와있던 친구와 담소를 나누다

산을 내려와 백숙에 사삼주 한 잔 털어넣다보니

오늘은 틀렸고 내일을 기약한다.

 

이튿날 새벽 3시

벌떡 일어나 다시 백암산으로 달려간다.

 

전등을 손에들고 칠흑같은 어둠속의 학바위를 오른다.

아무리 여름이라고해도 이 시간이면 시원하다 못해

최소한 서늘이라도 한 법인데 어떻게나 더운지

흘러내리는  땀으로 눈이 쓰라릴 정도.

 

헉헉대며 오른 학바위 정상.

아무래도 하늘을 보니 오늘 일출은 꽝 일것 같다.

 

여명의 운치를 기대하며 학바위를 올랐건만

이 무신 장난의 운명이란 말인가?

 

분명 동쪽에 해가 솟았을 터인데 

도대체 붉은 기운은 내내 종무소식이다.

 

저아래 영천굴에서 떠온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주섬주섬 행장을 꾸리는데 구름사이로 붉은기운이 느껴진다.

 

이미 삼각대도 거두어 배낭에 넣어 버렸으니

할 수 없이 수전증표 손각대로라도 몇 장 철퍼덕...

 

산을 내려와 느낌이 닿는대로 진노랑상사화를 찾아나선다.

얼마쯤 헤맸을까, 눈이 번쩍.

 

가녀린 꽃대를 밀어올려 샛노란 꽃을 피워올린

진노랑상사화다.

 

또다시 물 속에다 카메라를 내 던질세라

조심조심 물을 건너 다가가니

애처러운 전설의 주인공 진노랑상사화가

가녀린 꽃술을 수줍게 내놓으며

배시시 웃는다.

 

애당초의 정보와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진노랑상사화를 만난 것이다.

 

별 기대도 않고 그냥 한번 둘러나 보자고 했었는데

그야말로 뜻밖의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전 날,

 

일광정 앞 가게의 쥔장께서 진노랑상사화를 찍기위해

방장산으로 출사를 나간다고하는 애길 들었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문제의 주인공이 피어 있을 줄이야....

 

자연은

 

내게 한없는 기쁨과 환희를 안겨주는

소중한 스승이요,친구이자

나를 유일무이하게 엎드리게 맹그는 교주님이시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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