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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치명자산 - 기린봉

                 @ 치명자산(306m) ~ 기린봉(271m) 

                 @ 전주시 소재

                 @ 2008. 6. 8  단오날

 

 

산행 들머리

 


                                                 ◎ 치명자산성지


                                              천주교 순교성지 ''치명자산'' - 동정부부가 묻혀계신 치명자산 성지


                                                 이 산은 옛부터 승암산(중바위산)이라 불렸는데 산정에 천주교 순교자들이 묻힌 이후로는

                                                       치명자산 혹은 루갈다산으로 더많이 불려지고 있다. 이 산에는 1784(정조 8년)년 호남에

                                                       처음복음을 전하고 선교사 영입과 서양 선진 문화 수용을 하다가 국사범으로 처형된 유항검

                                                       (아우구스티노)과 그의 처 신희, 동정부부로 순교한 큰 아들 유중철(요한), 제수 이육희,

                                                       조카 유중성(마태오)일곱분이 하나의 유택에 모셔져 있다.

 

                                                       이분들은 1801년(순조1년) 신유박해 때, 9월부터 4개월 여에 걸쳐 전주 남문밖(현 전동성당),

                                                       전주옥, 숲정이에서 처형되어 멸족되었다. 살아 남은 노복과 친지들이 은밀하게 시체를 거두었으나

                                                       고향인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초남땅에 묻히지 못하고 들 건너 재남리 바위백이에 가매장 되었다.

                                                       그 후 1914년 4월 19일 전동 성당 보두네신부와 신도들이 이 산정에 모셨다.

 

                                                      선인들이 해발 300미터의 산정에 님들을 모신 뜻은 세계교회가 ‘진주중의 진주’라고 찬탄하는

                                                      동정부부순교자의 순결한 신심과 고매한 덕행,

                                                      그리고 숭고한 순교정신을 높이 기리고 그 님들이 전주를 수호해 주기를 기원함이었다.

 


                                                     지방 기념물 제 68호로 지정된 순교자 묘 바로 밑에는 님들의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4년 5월 9일 건립된 기념 성당이 있고, 그 아래 왼편에는 가파른 산길을 걸으며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십자가의 길이 있다.

 

                                                     오른편에는 전주교구 성직자 묘지가 조성되어있다. 순교신앙을 가슴에 품고 있는 이산은

                                                     진리의 뜻을 세운 사람과 순교자들을 흠모하는 순례자들에게는 믿음의 고향이며,

                                                     기도 공원으로 사랑 받는 한국의 몽마르뜨르(순교자산)이다.

 

                                                                                  - 다음 카페 “열정의 바다”에서 발췌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는 고난의 과정을 14처로 나누어

십자가를 세우고

그 앞에는 작은 기도처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성당 입구에 내 걸린 유중철과 이순이 동정부부의 성화

 

 

너무나도 아름다운 성당 내부

절로 옷깃을 여미고 순교자를 위한 기도를 올려야만 될성 싶은 분위기다.

 

 

성당 창문의 스테인드글라스 

 

 

고어 투의 편지

 

 

 

누구의 서찰일까...?

 

 

성당 앞 마당에 늘어진 황백 견공

 

 

대나무가 도열한 성당 옆 계단을 타고 오르면

 

 

성당의 정수리에는 세계사에 유래가 없다는

동정부부 순교자

유중철, 이순이 묘가 모셔져 있다.

 

  

십자가 그리고 성모마리아 바위

 

 

성모마리아 바위 옆을 감돌아 본격적으로 산을 오른다

 

 

건너편을 돌아보니 남고산성으로부터 뾰족하게

솟은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 ?

 

 

중바위 옆쪽의 능선에서 만난 너무나도 아름다운 송림

 

 

 

저 아름다운 송림을 부디 잘 보호해야만 될 것 같은데....

 

 

기린봉으로 이어지는 라인

 

 

중바위 칼날 능선

 

 

중바위 칼날 능선에서 바라본 저 건너 고덕산

 

 

 

중이 고깔을 머리에 쓰고있는 형상이라서 중바위라 한다던가? 

헌데, 천주교 측에선 결코 중바위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애기가...

 

 

산벗

 

 

싱그러운 동고산성의 능선길을 따라가다보면

 

 

(전라북도 기념물 제 44 호)

 

백제 재건의 기치를 내걸고 완산주를 점령하여 이 곳에 도읍을 정해

37 년을 존속했던 후백제 견훤왕의 궁성터로  전해진다는 건물 터가 나온다.

나라 안에서 발굴 조사된 단일 건물 터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사진으로만 남은 북문터를 지나니

 

 

기린봉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목이 긴 동물 기린이 아니고

상서러움을 상징하는 상상 속의 캐릭터라는 말씀

 

 

 

완산 8 경중 그 첫째로 친다는 기린토월 ( 麒麟吐月)

이 곳 기린봉위로 마치 진주같은 달이 떠오르면

완산땅의 촌 무지렁이들 조차도

입에서 시가 술술 흘러나오고 만다는데....

 

 

 

 

                                           아래는 시인 이기반의 기린봉 예찬이다.


                                         저 산 너머 종소리 여운을 딛고  기린봉 위에 두둥실 달이 뜨면  온 고을 백성들이 환하게 웃는다

                                         그 향 맑은 얼굴 곱다란 웃음꽃에서  조상들의 숨소리가 들려오고  옛날 옛적 전설이 되살아난다 

 

                                         휘영청 밝은 달빛 품에 안고  기린봉 봉우리에 오르면  높푸른 하늘이 잡힐 듯이 잡힐 듯이

                                         한 뼘씩 키가 크는 달밤에  기린처럼 기나긴 목을 늘이고

 

                                         전라감영 옛 터전 돌아오면  온 고을 집집마다 기린의 달이 맑아  어두운 이 밤을 지새운다.

 

 

 

 

"기린토월"을 기대하며  오른쪽 제일 멀리의 두류봉을 지나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더 오른쪽에 있는  기린봉을 바라보는데

기대했던 진주방울 닮은 달은 볼 수 없었고,  대신 가로등만이 밤새 기린봉에 떠 있었다.

 

 

어둠에 잠겨가는 기린봉라인 

 

 

기린봉에 올라 바라본 중바위 능선

 저 멀리로 우뚝 솟은 봉은 고덕산이다

 

 

기린봉 정상에서 마당재로 떨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

약간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기린봉 아파트 쪽으로 내려선다

 

 

  산딸나무

 

동네로 내려오니 시내버스가 서 있고 행선지를 살피니 

들머리쪽에서 그리멀지 않은 곳으로 간단다.

부리나케 주워타고 전주 향교에서 내린 다음

 

 

한벽루 아래를 통과하는 옛 전라선 철길이 있었던 굴을 지나고

 

 

바로 얼마전에 개관한 물고기 형상의 건물 "생태박물관"을 지나면서

전주천으로 눈을 돌리니

 

 

오붓한 일가족의 망중한이 한 폭의 그림이다

 

 

차를 회수하기위해 들머리로 가던 도중 근자에 대웅전 불사를 단행한 승암사에 들른다.

 

신라 헌강왕 때 도선이 창건했다고 한다는데 도선이라는 중은 요술쟁이였나보다.

전국 웬만한 절 모두가 도선을 간판으로 내 걸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전주 인근 절마다 진묵을 팔고있지 않은 곳이 없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닌 모양.

 

 해안을 비롯, 만응 등. 이른바 근세의 대종사들이

이곳 승암사에 주석하여 한벽선원, 승암강원등을  열어 선풍을 드날렸다고 한다.

 

소장하고있는 문화재로는 전북유형문화재 209 호로 지정된 "승암사소장불서"가 있다는데

그 중 '묘법연화경'은 1443년 효령대군과 왕실의 종친들이 세종의 수만세와 태종의

극락왕생을 빌기위해 간행했고 '금강경표가해'는 1558년 간행된 불서로서

현존하는 판본이 아주 휘귀하다고 한다.

 

 

 

승암사 수련

 

 

 

은행나무 아래의 풍경 

저 밀짚모자의 주인공과 차 한잔 나누었으면 좋으련만...

 

 

당연히 세로 서체의 한자 이려니 하고 들여다 보았는데 .

가로 글씨와 한글로 새겨져 있는게 아닌가. 

너무나도 생경하게 느껴져  한참을 버벅대면서 읽어내려갔다.

 

 

 

으리으리한 단청의 팔작 대웅전이 전주천 건너 좁은목을 내려다 보고있는 절 승암사.

바로옆 천주교 치명자산성지와 별다른 분란없이 사이좋게 지내는지가 궁굼하다.

 

절 측에서는 승암산이라 내 세울건 당연지사고

천주교 측에선 신유박해로 목이 잘리운 성인들이 묻혀있는

그야말로 성스러운 성소로 자리매김한 곳 이다보니

쬐께 껄쩍지근한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이다.

 

치명, 치명적 ......

모두 목숨과 관련된 그야말로 치명적인 단어들이다.

 

그 치명을 산 이름으로 내건 이유는 그리 간단치가 않아보인다.

천주교측에서 해석하는 치명이란 곧 "순교"를 의미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요 며칠, 남고산성에서 동고산성으로 들랑대면서 견훤이라 부르는 인물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았다.

견훤이 아니고 진훤이 분명함에도 어인일인지 계속해서 견훤으로 밀고 나가는 이유도 궁금 할 뿐이다.

태생지도 문경의 가은이다 전남 장성의 진원이다 등등 여러 애기가 설왕설래다.

 

아들 신검에의해 금산사에 위패되고 말았던 시대의 풍운아 진훤,

결국은 왕건에게 복속되어 아들들과 맞서게되는 기구한 운명의 소유자.

백제의 영광을 재현하겠노라 다짐한 그의 외침은 불과 한 세기도 넘기지 못 하고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런 저런 역사를 곱씹으며 산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군말없이 전주를 찾으시라.

 전주를 에워싸고 도는 역사의 함성도 듣고 풍류도 맛 보는 풍성하기 짝이없는 메뉴는

그대를 살찌우는 보약중의 보약이요 , 탁월한 선택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