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7 18:59
* 2006, 8, 6 일요일
* 산악회을 따라서
추성리에서 바라본 동부능선쪽
두지동에서 바라본 칠선계곡
첫번째 다리를 건너고 |
또다른 다리를 건너서 |
어지간한 냇가와 계곡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불볕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나날이다
입추를 이틀 앞두고, 말복을 삼일 앞둔 오늘,
어정쩡한 피서가 아닌 보다 확실한 피서를 위하여 계곡을 찾기로 한다.
조선천지 널리고 널린 것이 계곡 이런만 그 중에서도 기왕이면 입술이 퍼래지고
온 몸에 소름이 돋을 만한 시원함을 느끼자면 역시 광할한 지리의 계곡이 아니겠나?
설악의 천불동계곡, 한라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한국의3대 계곡이라 일컫는 지리산의
칠선계곡................
휴식년제가 풀렸음인지 추성리 주차장을 온통 산악회 버스가 채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매표소를 지나 몇 컷 찍다보니 벌써 일행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소위 B코스(선녀탕 직행)와 A코스(창암산-두지터-선녀탕)로 나뉘는 지점에 이르니 모조리 B코스를 택해
가버리고 해당 산악회의 간부 한 사람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라도 A코스로 오르자고 4인이 의견을 모은
다음 들머리를 찾기 위해 고사리밭 출입통제라는 팻말과 줄이 쳐있는 곳을 지나 오르기 시작하는데..................
결론은, 한참을 들머리와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어떻게나 가시덤불이 우거져 있는지 도저히 오를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두지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이르니 창암산 쪽으로의 입산을 불허하는 팻말이 서 있었다.
무시하고 오를 것인가를 논의 끝에 포기하고 앞서간 일행을 따라 가기로 한다.
두지동을 거쳐 본격적으로 칠선계곡의 길로 들어서니 저 아래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의
청아함이 귀를 세우게 한다. 온 몸에선 땀이 비 오듯 하지만 가슴속엔 이미 냉풍이 불어
오는 듯............!
여기저기 작은 폭포와 소를 거쳐 드디어 오늘의 목표인 선녀탕에 이른다.
성미 급한 이는 벌써 물 속으로 다이빙을 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둘러앉아 중식을 펼친다.
식사 후 잠시를 못 참고 나 역시 곧장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선녀탕 속으로 다이빙.........
폭포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와 소용돌이치는 소로 빨려 들어가 허우적대면서도 어린 아이
처럼 즐거워하며 저 아래 속세의 더위쯤은 까맣게 잊어본다.
어떤 이들은 올라가봤자 뻔히 출입을 통제할 위쪽으로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가운데
잠시 약한 소나기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있다.
그 많은 이들이 칠선계곡으로 빨려 들어 왔지만 역시나 오지랖이 겁나게 넓은 여인네의
치맛자락처럼 넙죽넙죽 지리산은 잘도 받아들이고서도 별 표시를 내지 않는다.
이게 바로 우리 모두가 열광하게 만드는 지리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하산 길에 만난 공단직원이 하는 말............
“모두들 요령껏 표 나지 않게 천왕봉에 오르시면 됩니다.”
???? !!!! @@@###..................?
내 굳이 여기서 여러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이래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칙이 통하고 보편타당함이 지배하는 사회여야 건강한 모습이 아니겠나?
출입통제라는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면 공단의 면피용일 따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음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물론 칠선계곡이 올라갈수록 위험하고 사고도 잦아 여러모로 공단을 피곤하게 하는 건
사실일 터. 허나 그런 이유에서라면 절대 동의할 수 없음도 또한 중론이리라.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으니 다음부터는 절대 물에 들어가는 걸 금한다는 식의 유치한
해석으로는 절대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지리산 보호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울거라는 생각이다.
더위를 떨어내려다가 오히려 불을 때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원시림에서 쏟아내는 폭포가 자그만치 7개라 했던가?
저 아래 용소까지 53개의 소가 이어지는 장장 18km길이의 칠선계곡을 일러
가히 남한 제일의 비경을 지닌 계곡이라 부르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으리라.
무등산닷컴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ㅇㅇ산악회의 미녀군단 초청으로 이루어진
오늘의 결론은, 너무나 멋진 선남선녀로 구성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ㅇㅇ산악회의
격조를 말 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단 한사람도 분위기를 깨는 모습을 볼 수없었고 특히나 타 산악회 분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을 보면 이 단체를 운영하는 분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나보고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대목을 들라면 주저 없이 말 하련다.
미녀 많고...........
웃음 많고...........
노래 좋고...........
모든 게 A- 수준에 그치는데, 단 한 가지에만은 확실한 A+을 주고 싶구나.....................
“ 음주통달 여 두목과 추종녀 다수에게”~!@#$%^&*************
히어리 칠선계곡을 다녀오셨군요.
가고 싶네요. 시원한 선녀탕에 몸을 담그셨으니 올 여름 피서는 더 이상 없겠습니다그려. 오랜만에 성님 덕분에 비경을 바라보니 눈이 호강하고 있습니다. 20여년전에 칠선계곡오르다가 죽을 뻔한 일이 되살아납니다. 아직도 눈에 선한 칠선폭포, 대륙폭포, 마폭포.... 공단 직원의 말이 재미있네요. 요령껏 천왕봉까지 올라가라고요? 완전 미친넘 이구만요. 출입통제 팻말을 세워놓지나 말던가... |
2006-08-07 19:2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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