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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경북 청도로 떠난 탐매 (耽梅) 여행

2006-03-24 01:29

 

아침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매화

 매월당도, 이매창도, 춘향모 월매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매화에게 라이센스는 받았을까?

 산수유의 모습도.....

 경북 청도 매화서옥 길상원 앞에서 매림 하경을 감상하며 담소중인 변동해선생과 박복귀 선생

 길상매

 

 전원에 지을 집에 대해 모두들 참고 하는건 어떠하신지?

 

 창고의 독특한 모습

 

길상원 뒷편 산에는 장성에서 가져온 차 씨가 뿌려졌다고 합니다

 서까래에 달린 풍경이 바람결에따라 가녀린 노래를 부르고

 저 아래 왼편으로 보이는 둥근 건물이 소싸움 경기장

 

이름하여 송하(松下) 포럼

홍영 선생의 대금연주에 모두들 넋을 잃고.....

 

 

경북 청도 산자락에 원장현류의 대금 가락이 애잔하게 흐르고......

 이렇게 아름다운 탐매여행에 어찌 한잔 술이 빠질손가?

 술잔에 띄운 매화는 매마른 이내가슴을 매향의 세계로 이끌고.....

 

길상원의 언덕 아래로는 경부선 열차가 부지런히 내왕하는데

정확히 대당 90 초씩 모습을 보여 주고사라진다고 참석자 중의 한분이 알려 주셨습니다

 

길상원에 항상 길함만이 가득 하시길 빕니다

 

 탐매잔치 매화음에 참석하신 인사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내부에 걸린 편액 (추사체를 집자 했다함)

 

편백향으로 가득찬 내부

 

 

 

요란함 보다는 정적인 것을,

살진 모습 보다는 수척함을,

만개함 보다는 두어 송이 터질때  

 

천지를 매향으로 감싸는 것 보다는.

한 줄기 바람에 실려 오는 맑은 매향이야말로

탐매 여행자의 매심(梅心)을 더 사로잡지 않을까?


요즘 남녘에서 들려오는 화신에  가슴이 울렁대고 현기증이 날 정도라.......!
그 중에서도 매화가 올라온다는 소식에는 도저히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능동적인 몸짓으로 마중을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 청초하고도 단아한 모습과 고고한 자태를 지닌 매화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린 다는 것은
고매함과 기품을 지닌 매화를 홀대함이 지나치지 않은가?
비록 버선발은 아닐 지라도  투박한 등산화 끈일망정 질끈 동여 묶고 나서기로 한다.


“나는 구름같이 핀 매화 앞에 단정히 앉아 행여나 풍겨오는 암향이라도 다칠세라

호흡도 가다듬어 쉬면서격동하는 심장을 가라앉히기에 힘을 씁니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나에게 곧 무슨 이야긴지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매화를 대할 때의 이 경건해지는 마음이 위대한 예술을 감상할 때의 심경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누군가가 위와 같이 말 했다는데, 꽃나무 앞에서 마음까지 경건 해질 정도라면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매화는 우리 선인들에게 참으로 비중이 큰 나무요 예찬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바

내 오늘, 지난 겨울 매서운 추위을 이겨내고 대지의 여신에게 봄이 왔음을 확실히
알리고 있는 매화를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여기는 경상북도의 최 남단에 위치하고, 감과 소싸움으로 널리 알려진 청도군........

세심원의 변동해선생과 대금 연주자 홍영선생, 마을 후배 김태호군 그리고 나 이 네 사람이

새로 뚫린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를 달려 청도군에 소재한 ‘용암천’ 이라는

온천이 있는 아늑한 마을로 접어들어 경부선 철길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편백 통나무와 황토로 아담하게 지어진 “길상원”이라는 당호의 매화 서옥으로 들어 선다.


언덕배기 길상원 아래쪽으로는 매화림이 조성 중이고 여기저기 매화가 소담스레 피어오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일행을 초청하신 주인장과 인사를 나눕니다. 성함은 박복귀 선생님으로
외국어에도 능통하시고 고매한 인품을 지니신 그야말로 젠틀한 신사이자 선비이셨습니다.
역시 매화를 몹시도 사랑하신지라 꽃피움에 때를 맞춰 이 아담한 서옥으로 당신의 친구들과
우리 일행을 초청하여 매화 감상에 들어가는데.......

비록 내가 좋아하는 고매는 아닐 지라도, 수줍게 방긋대는 아담한 꽃송이에서 가늘게
흗어지는 매향이 코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 나감에는 그저 한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이 행복한 시간을 배가 시켜줄 한잔 술이 빠진대서야 어디 될 말인가?

백색의 잔에 술을 따르고 매화 한 송이를 띄워 천천히 감상하며 혀 끝으로 잔을 기울이니
선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


 

때맞춰, 갈대 청의 흐느낌이 가슴을 후비는듯  대금의 청아한 곡조가 흐르기 시작 하고, 

 동시에  레일 위를 달려가는 경부선 열차음과 절묘한 어우러짐이 연출된다.

모두들 눈을 감고 감동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대금 가락은 자진모리 고개를 숨가쁘게 치닫고 있었다.

얼씨구, 지화자 우리가락 좋을시고 추임새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영선생의 연주는 진양조 가락으로 접어드는데 ,

상공을 날던 새 들도 날개짓을 멈추고 이 작은 대나무 악기 음률에귀를 기울이는 형상이라.

 

애호가 들에 비해 비록 우리 가락에 그리 익숙치 않은 분들도
있었겠지만 모두들 신의 휘파람이라는 이 대금 연주에 한없이 빠져드는 모양새라.

길상원의 박복귀 선생님과 청도 군수님을 비롯, 이 매화음에 참석하신 모든 인사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위와같은 만남의 장이 일과성이 아닌 연속성으로 이어지길 기대 합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인문적인 교류가 이어지는 이런 작은 만남이 경직되어만 가는
이 사회 분위기를, 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생각들로 넘쳐나게 할 것입니다.

귀하고, 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수출길에 오른다는 청도의 특산물인 “감 와인”을 비롯
여러 훌륭한 음식으로 만족을 주신 점에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씀과 아울러 오늘 이 감동의
매화음과 여러 인사와의 만남을 소중히 간직 하겠습니다.
변동해 선생님과 홍영 선생님, 김태호 아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첨단산인
드디어 김삿갓 김병연님의 후손의 반열에 드시는겁니까?
정녕 세상을 유람하며 구름과 바람을 벗하여 걷기로 하셨단 말입니까?

장성에는 세심원 청도에는 길상원 두 지역에 있는 자연을 벗하여
마음을 닦는 시설들이 서로 교류하며 친밀함을 더해보는것도
적극 추천해야할 일인듯 합니다.
2006-03-24
08:16:01

히어리
성님은 아시는 분도 많으시구만요.
장성의 마당발.
드디어 남도를 넘어 전국구로 나가시게 됨을 축하드리고,
뜻깊은 여행 다녀오심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갑니다.
2006-03-24
16:48:11

saminsan
경상북도 청도까지 다녀오셨습니까!
그곳에도 수수한 사람들이 사는 군요. 집이 화려하거나 요란스럽지 않고
소박한 모습이 의외라는 느낌이 듭니다.
함께 모이신 분들 모두 꾸밈이 없고 소박해 보이십니다그려.
경상북도에는 모두 ***들만 사는 줄 알았는디....
자연스럽고 담백한 모습이 하얀 매화잎과도 잘 어울립니다.
2006-03-24
21:06:46

MT사랑
작년에 함양 정 여창 고택 방문에 이어 경상도 답사 2탄
잘 보고 갑니다.
햇빛 차단을 위하여 널빤지로 지은 창고가 독특하군요.
4월1일부터 여수 영취산(진례산)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데
10일 정도면 붉게 타는 진달래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여수 답사 예약했습니다.
2006-03-25
23:25:09

saminsan
다시 한번 길상원의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청도의 아름다운 매화 꽃색깔과 향기로움에 취하면서
함께 모이신 여러분들의 고매한 인품에서도 함께 매화 사랑을 느껴봅니다.
편백향으로 가득한 길상원에 상서로운 일들만 찾아오기를 바라면서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2006-03-27
11:49:07

김종환
변동해 선생님께서 다시 청도 땅에 납시셨군요.
반갑고도 반갑습니다
2006-04-12
22:14:15
 

박인환
매화향기보다 더 진한 향기를 가진 남자...... 이화꽃보다 더 흰 마음을 가진 남자......
박복규. 당신은 이시대의 진정한 山人입니다.
2006-05-02
22:3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