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 방문했던 <동은소목방東隱小木房>
인간문화재이자 대한민국명장 96118호 이셨던 고 설석철 옹.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이수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둘째 아들 설연운 선생과 근자에 만남을 갖고
오랜만에 공방을 다시 찾은 것.
전수자 설연운 선생
약 이십여 개가 넘는 대패를 비롯 각종 연장이 시선을 끈다.
공방을 돌아보는 내내 드는 진한 아쉬움이랄까.
인간문화재의 뒤를 잇는 이 시대 장인에 대한 국가적인 대접이 전무하다는 사실에 치미는 분노.
문화 장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인식이 이렇게 허접해서야 어디 원!
문화강국이 곧 나라의 국부와 연결된다는 사실 정도는 누구나 인지하고 있으리라.
굳이 선진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그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마땅할진데...
국가는 이런 훌륭한 장인들을 도태시키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행여 한 두송이 터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다시 찾은 필암서원.
드디어 피어난 딱 한송이 백매의 귀한 자태.
이 한 송이 매화가 뿜어내는 매향이 시쳇말로 죽음이었다는 사실.
코를 벌름거리며 필암서원 후원을 내내 서성거리다 서원 사무실을 기웃거린다.
인기척에 문화해설사께서 방문을 열고 대청마루에 나서는 모습.
저기요~ 후원에 지금 마악 매화 한송이가 터졌네요~~
저랑 가보실래요?
나무 근처에 가자마자 내지르는 해설사님의 탄성.
선생님 매향이 코끝에 다가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