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분쇄 맷돌
행주기씨 제실
의병장 성재 기삼연 선생 묘역
茶歌
노동(盧仝)
日高丈五睡正濃 (일고장오수정농)
해는 장 오척이나 높이 솟았어도 잠에 푹 빠졌는데
軍將扣門驚周公 (군장구문경주공)
군의 장교가 와 문을 두드리어 주공의 꿈 깨우네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입으로 전하기를 간의대부께서 편지를 전해왔다 하니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흰 비단으로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이 찍히었구나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현간의면)
봉함을 열자 간의대부의 얼굴이 완연히 나타나고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가장 먼저 보이네,달처럼 둥근 삼백 편의 차
聞設新年入山裏(문설신년입산리)
듣자하니 새해에 산 속에 들어간다니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겨울잠 자던 벌레들 놀라 움직이고 봄바람 일어난다네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다)
천자께선 모름지기 양선의 차 맛보실 터이니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불감선개화)
온갖 풀이 감히 차보다 먼저 꽃피우지 못하고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
어진 사람이 살며시 구슬 같은 꽃봉우리 맺게 하니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
봄에 앞서서 먼저 황금같은 싹을 뽑아내는구나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
그 싱싱한 싹을 따서 향기롭게 볶아 곧바로 봉하여 싸니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불사)
지극히 정성되고 훌륭하나 사치한 것은 아니라네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
천자께서 남기신 것 왕공들에게나 합당할 것인저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
어인 일로 곧장 산사람의 집까지 오게 되었는가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
사립문 잠겨 세상 속인들 발걸음 없는 곳인데
紗帽籠頭自煎喫(사모농두자전끽)
깁모자로 머리 감싸고 홀로 차 달여 마신다네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
푸른 구름 같은 차의 김은 바람을 일게 하고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
흰 꽃 같은 차 거품은 밝은빛을 띄우며 찻잔에 엉기네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
첫째 잔은 목과 입을 적셔주고
二碗破孤悶(이완파고민)
두번 째 잔은 외로운 시름 깨쳐주고
三碗搜枯腸(삼완수고장)
셋째 잔은 메마른 창자를 찾아가니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
뱃 속에는 오천 권의 문자만 남게 되었다네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
넷째 잔은 가벼운 땀을 나게 하여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
평생의 불평스러운 일들을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
모두 털구멍으로 흩어져 나가게 하였다네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
다섯째 잔은 살과 뼈를 맑게 해주고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
여섯째 잔은 신선의 신령스러움과 통하게 하네
七碗喫不得也(칠완끽부득야)
일곱째 잔은 마실 수도 없으니
唯覺兩腋習習淸風生(유각양액습습청풍생)
오로지 느껴진다네, 양 겨드랑이에 맑은 바람 일어남이
蓬萊山在何處(봉래산재하처)
봉래산은 어디쯤에 있는가
玉川子乘此風欲歸去(옥천자승차풍욕귀거)
나 옥천자는 이 바람 타고 돌아가려 한다네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봉래산 위의 신선들 아래 땅을 다스리지마는
雨地位淸高隔風 (지위청고격풍우)
그 자리가 맑고도 높아 비바람이 이르지 않으니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
어찌 알리오, 백만 억 창생들이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
운명이 벼랑에 거꾸로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줄을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
그러니 간의대부께 창생들에 대하여 물어본다면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마침내 소생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도다
茶人들과 茶室을 순례하며 종일토록 茶香과 茶談에 젖었습니다.
庚子年 새해를 맞아 저를 기억하시는 모든 분들의 청안청락을 기원드립니다.
- 茶泉 心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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