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월출산 자락 '달빛 한옥마을'에 자리한 『휴휴당』
쥔장 내외가 오랫동안 처처를 살피다 이곳을 최종 낙점하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休休당'...
쉬고 또 내려 놓을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언필칭 쥔 내외의 철학적 사고가 핍진하게 녹아든 상큼한 거처라는 말씀.
월출산 금릉 경포대 일원의 승경을 후원으로 끌어들인 배포 큰 원앙내외.
차경(借景) 문화의 진수를 소유한다는 것은 안목(眼目)이 전제 되어야 할 터.
헌데 바깥 양반은 어드메에...?
"아마도 '무위사'나 '월남사지'에 계실거예요."
단순히 경치만 빼어나나고 명산 대접을 받는 게 아니다.
무릇 처처에 문사철의 향기가 넘쳐나야만 승경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법이다.
오른편의 양자봉과 뒷편 왼쪽으로 천황봉과 구정봉, 향로봉을 잇는 환상의 월출라인.
그 아래로 다원을 비롯, 미술관, 사찰과 폐사지에다 조선 민간정원의 백미 '백운동 별서'에 이르기까지.
더더욱 이 땅 최고의 차문화가 질펀하게 흐르고 있는 동네라면야 무슨 더 할 말이...
무위사 극락보전 (국보 제 13호)
지난 69년, 어두워진 산길을 더듬어 내려와
이 맛배지붕 아래에서 하룻밤 신세 졌던 기억, 그 내력을 이 자리에 죄 풀어 놓기엔... ㅎ
무위사선각대사변광탑비
(보물 제 507호)
흔히 드라마 등에서 형미대사로 통칭되는 신라말의 고승 선각대사.
비제(碑題)는 고려국고무위갑사선각대사편광영탑비명(高麗國故無爲岬寺先覺大師遍光靈塔碑銘).
비문은 최언위(崔彦撝)가 짓고 유훈율(柳勳律)이 해서로 썼다.
'무위홍매'와 '극락보전'의 조합.
봄날 경내에 흩뿌려지는 매향(梅香) 한 줌을 기억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극락전 아미타삼존도
무위사 극락전에 봉안된 목조아미타삼존상과 같은 주제로 그려진 후불벽화이다.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은 관음과 세지보살이 원칙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래 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이 우협시로 봉안되기도 한다. 삼존 좌우에 3인씩 제자를 배치한 가결한 구성으로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좌우대칭의구도를 이루고 있다. 본존을 비롯한 존상들의 당당하면서도 균형있는 신체와
단정하고 섬세한 얼굴의 표현에서는 종교상으로서의 위엄과 자비로움이 잘 표출되어 있으며, 나한들
역시 초상화를 보듯 사실적으로묘사되어 있다.
관음보살은 화려한 보관과 영락을 걸치고 있으며, 보관에서부터 섬세한 무늬가 수놓인 흰 사리를 걸치고
있는데 고려 관음보살도에서와 같이 가는 선만으로 무늬를 그려 투명한 질감을 표현한 고도의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지장보살은 석장과 보주를 지니고 연화좌 위에 서 있는데, 점무늬가 새겨진 투명한 두건과
보상화 같은 무늬가 수놓인 줄무늬의 천의를 입고 있다. 이러한 복식 역시 고려불화에서 보여지는 것과
거의 동일한 것이어서 고려시대 불화의 양식을 잘 계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무위사 아미타삼존 후불벽화는 본존의 대좌에 기록된 화기에 의해 1476년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안정감 있게 정돈된 구도, 단정하고 균형잡힌 존상의 모습, 유려하고 정제된 필선, 온화하고 세련된 색감 등
조선 초기 불화의 양식을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벽화이다.
극락전 관음보살도(부분)
후불벽 뒷면에 그려진 관음도는 백의를 입고 바다 위에 둥실 떠있는 모습이다.
왼손을 아래로 내려 정병을 잡고 있고, 그 위로 버들가지를 살짝 쥔 오른손을 교차시키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활달한 옷주름의 표현과 크고 둥근 광배, 굽이치는 물결 등의 표현에서 강한 율동감이 느껴진다.
극락전 관음 보살도(부분)
경내를 나서자니 저 멀리 뾰족한 월각산이 눈에 들어 온다.
산 아래 '달마지 마을'과의 조합이 환상적인 곳이기도 하다.
해남군 화산면 소재 '해창 주조장' 정원.
日人풍의 조원(造園) 양식을 볼 수 있다.
쥔장과 함께한 시음의 현장.
명색 막걸리의 원조국이면도 전통 막걸리를 시중에서 맛 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 와중에 해창 주조장 막걸리가 몇 안되는 전통을 잇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술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어서 맛의 평가가 백인백색이긴 하지만 인공감미료 범벅 일색의 시중 막걸리와는
재료 선택과 주조 방식에 있어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
철새들의 낙원 해남 '고천암' 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