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덕 156년(2015)년 10월 10일
장소 : 천도교 대교당
리허설
인화당 님의 '청수봉전'
'한울연대' 상임대표님의 기념인사
- 한울연대 창립 5주년을 맞이하며 -
구름이 양털처럼
뒤덮인 밤하늘 틈새
은은한 달빛은 초연하기도 하시다.
땅에서 무르익음은
저 어눌한 빛 들의 다짐으로
구석구석
미치지 않음이 없고
닿지 못함이 없으니
한울 하는 님 들
우리 되어 솟음 치는
벅찬 심정
함께 하기 예순 달
시작은 바람으로 끝 모르나
불꽃은 사글지 않음을
무엇 하나라도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어디에 쓸 거라고
벼르고 있다면
때가 아니라고
아끼고 있다면
여기라하고
지금이라 하고
쌓아두지 말고 풀어주오
그 무엇이라도 열어주오
두렵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는
나를 열어 크고 든든히
함께 가오!
포덕 156(2015)년 10월 10일
한울연대 상임대표 임우남 심고
종무원장 축하인사
초청인사
정신세계원 송순현 원장님(모자 쓰신 분).
'마음의 이슬 하나'의 저자 전택원 박사님(소책자를 들고 계신 분)
초청인사 / 무애 최원녕 님
개신교 양재승 목사님의 격려사
초청인사 / 전택원 박사님의 큰 절 심고
문화공연 / 복태와 한군
- 오후 일정 진행 내용 -
13~16시 생명살림의 실천적 활동 내용발표 및 토론
- 생명선언 / 김용휘
- 땅살림발표 (전희식)
몸살림발표 (정미라)
아이살림 (최경미)
세가지 주제에 대한 토론 및 생활실천항목 정하기
- 생활실천항목 선정 및 정하기
* 16시 이후 한강교구로 이동, 토론및 어울림마당
*기념품 : 개성공단사람들(선착순50명) / 도상록님 기증
이하 2015. 10. 11(일)
한강교구에서의 아침 기도식
서울교구에서의 주문수련
대교당 시일식
김혁태 상주 선도사의 시일 설교
교령님을 모시고...
교령님과 함께한 한울연대
한울연대 5주년을 맞이하며
- 땅살림 몸살림 아이살림
김용휘(한울연대 공동대표)
1. 5주년을 맞이한 소감
5주년 생일을 맞아 참 기쁩니다. 본래 단체는 3년이 고비라고 합니다. 그 고비만 잘 넘기면 순항한다고 하는데, 저희도 3년이 고비였습니다. 몇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습니다. 핵심멤버들의 결속력과 에너지가 워낙 컸던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개원하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었습니다. 보통 운동이 추상적이기 쉬운데, 하나의 공간이 생기니까 뭔가 실체가 있고 구체성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한울연대는 종교환경회의의 한 멤버로서 다른 종교 환경단체들과 연대활동을 주로 해 왔습니다. 대부분이 환경파괴 현장에 가서 반대시위나 공동기도회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한다고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천지를 부모님처럼 섬기고, 땅을 어머니의 살같이 하라는 해월신사님의 뜻을 실천했습니다. 땅이 인간의 욕망에 의해 오염되고 파괴되는 현실을 묵과하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러웠습니다.
저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닙니다. 그런 정치적인 이념으로 활동하는 단체가 아니었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오늘날에 맞게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천도교는 3.1운동과 신문화운동, 그리고 통일운동에는 앞장섰지만, 이후에는 사회에 목소리를 못 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한테 외면당해 왔습니다. 특히 민주화 운동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발언권과 영향력을 상실했습니다. 천도교 쇠퇴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시대에 요구되는 의미 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월신사께서 ‘용시용활’하라고 하셨는데, 천도교는 지금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지 않는데 누가 천도교에서 희망을 보겠습니까? 저희 한울연대는 다시 스승님의 가르침을 오늘날에 맞게 실천하고자 합니다. 진정으로 보국안민의 실천을 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2. 그동안을 돌아보면서
지난 8월에 신인간에서 5주년 간담회를 하자고 해서 정리를 해보니 그동안 우리가 정말 많은 일을 함께 했구나 하며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참 많은 현장을 다녔습니다. 모이기도 많이 모였습니다. 모이기만 하면 회의가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늘 1박2일 일정도 모자라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밤을 지내면서 많이 친해졌습니다. 이제는 거의 형제자매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도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연확대가 생각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핵심멤버들의 결속력과 참여도는 높은데 그 숫자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 확보도 큰 과제입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예산 때문에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상근활동가를 한명이라도 더 쓸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 환경단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환경이나 생명평화에 대한 관심으로 참여한 회원들보다는 천도교의 중흥이나 개혁에 관심 있는 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이 늘 아쉬웠습니다. 특히 탈핵운동이나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 생명사회로의 전환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미안합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 한울연대만큼 열정과 뜨거운 에너지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도 없습니다. 비록 천도교에 대한 열정으로 모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울연대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환경단체에 국한되지 않고 더 폭넓게 생명 살림의 개벽 운동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그 결과 해월신사의 밥사상과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교육의 전통을 계승하고, 동학 천도교의 수련을 대중화하는 고민들을 하면서 지금의 땅살림, 몸살림, 아이 살림의 실천운동으로 발전해왔다고 봅니다.
3. 천도(天道)와 세 가지 살림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반생명적인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출산하는 데서부터 보육, 교육, 농업, 의료, 환경, 먹거리, 에너지 등 모든 영역에서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기보다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관리·통제, 획일화하며 물신화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이 모든 분야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의 반생명적인 문화의 이면에는 두 가지 문제가 이중적으로 굴절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물질과 정신을 둘로 보며, 눈에 보이는 것만 인정하고 세계를 고립된 입자들에 의해 구성된 기계론적 사유로 보는 서양과학의 폐해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영역이 자본에 포획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와 자연도 단지 물리적 입자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물질과 생명, 그리고 정신은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의 실재이며, 모든 만물은 살아있을 뿐 아니라 그 안에 신성한 우주적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 공간은 텅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신성한 에너지와 정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만물은 보이지 않지만 하나의 우주적 기운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기가 물속에 살 듯 우리는 신성한 생명의 에너지로 충만한 우주적 음수(陰水)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총체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생명의 전일성과 통전성에 입각해서 우주와 인간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하며, 그에 따라 학문도 달라져야 합니다. 최근 유럽은 스스로 자기들 학문의 문제점들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오히려 전일적 관점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오히려 더 서구화되면서 과학과 자본 아래 더 파편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육과 교육 문제도 생명의 전일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양의 옛 성현들이 추구했던 천도(天道)는 ‘우주의 운행원리, 만물의 생성변화와 생명의 순환 원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천도는 깃들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만물에도, 일상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그 때 천도는 모든 일과 사물의 ‘근본과 핵심’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서양학문은 근본과 핵심을 놓치고 말단과 지엽만 좇고 있습니다. 농사의 근본은 땅의 생명력에 있고 의학의 근본은 몸의 자연 치유력을 회복하는 데 있듯이, 아이의 보육과 교육의 근본은 아이를 온전한 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아이가 가진 본래의 소질과 재능과 잠재력이 스스로 깨어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먼저 자기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나아가 친구, 주변의 자연 생명, 그리고 물건조차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하는 아이로 키워나가는 것이 보육과 교육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이런 천도의 원리에 따라 생명살림을 크게 세 분야로 나누었습니다. 물론 다른 영역도 있지만 동학·천도교가 더 주력해야 할 영역을 땅을 비롯한 자연 생태계를 살리는 땅살림, 몸과 마음을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몸, 마음, 영혼(성품)의 ‘통전적 몸’에 대한 살림운동, 그리고 어린이를 부족한 존재로 보지 않고 이미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씨앗이 잘 깨어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존중하는 아이살림, 이 세 영역에서 천도의 실천을 하고자 한 것입니다.
4. 앞으로의 전망
땅살림은 단순히 농사에서 농약이나 제초제를 뿌리지 않는 유기농이나 자연농에 한정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농촌에서부터, 농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땅살림은 천지를 부모님처럼 섬기고, 물건조차도 공경하라고 했던 경물(敬物) 사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오늘날에 맞게 적용해보자는 것입니다. 직접적으로는 지금 지나친 개발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강과 산, 특히 최근 4대강 이후 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댐건설이나 설악산 케이블카, 골프장 건설, 신규 원전 건설 등 필요해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사업은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운동 외에도 자연 산천을 지키는 운동, 특히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자연농법을 더 보급하고, 자연농에 기반한 자급자족적 삶과 그런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땅살림을 위해 앞으로 농부학교를 상설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당장 귀농할 수 없는 도시 사람들을 위해 도시에서도 할 수 있는 농사와 생활 속의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을 안내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한울연대가 꼭 해야 하는 사업 중의 하나가 자연농으로 재배한 곡식과 야채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싸게 파는 밥집입니다. 해월 신사께서 ‘만사지식일완’이란 이라고 했듯이 모든 이치가 밥 한 그릇에 담겨 있습니다. 생명의 순환원리와 사회경제적 원리가 여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는 요즘 굶고 있는 청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삼각 김밥이나 비스켓 하나로 끼니를 때우거나 그것마저도 못 먹고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농업도 살리고 청년도 살리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밥집입니다. 밥집을 통해 또 많은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공간이 생기면 직거래도 할 수 있고 여러 문화행사와 교육·수련프로그램도 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해월주먹밥’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려대 앞의 ‘영철버거’나 문턱 없는 밥집 같은 사례를 잘 살펴 가까운 시일에 구체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몸살림은 단순히 몸만 건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조화롭게 만드는 수련법을 만들어서 대중화하자는 것입니다. 천도교의 주문 수련은 대단히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대중적이지는 못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면서도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든지 와서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지금 활동가들 중에서 치유가 필요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언제든지 와서 쉴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살림은 이미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통해 실현에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인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원래 어린이집은 방정환한울학교라는 더 큰 구상 속에서 그 첫 사업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먼 일일 수도 있겠지만 여력이 된다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만들고 싶습니다. 교육이 바뀌면 나라가 바뀔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말 생명을 모시고 살리는 삶의 기술을 체득한 아이들이 만드는 나라를 우리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꿈같은 일이지만 작년에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방전환어린이집을 만들어냈습니다. 한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직접 활동하는 회원도 좋지만 후원회원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5주년을 맞아 후원회원 배가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수운 대신사께서는 천도를 깨닫기 위해서 얼마나 죽을힘을 다하셨는지 모릅니다. 이제 천도가 확명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천도를 이 시대에 맞게 힘껏 실천하는 일입니다.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가다듬고 큰 걸음으로 나아갑시다.
내년에는 한울 농부학교에 가자
전희식(농부. 한울연대 공동대표. 녹색당 농업위원장)
유난히 맑고 환한 보름달이었습니다. 올 추석은 말입니다. 송편이랑 과일을 많이 드셨나요? 부침개도 드시고요? 네. 그렇다면 농약도 드셨겠네요. 웬 농약? 하시겠지요? 농약은 농약인데 농약이라고 안 부릅니다. 거부감 때문이겠지요. 농약 포장지 이름이 요상합니다.
추석에 농약 좀 드셨나요?
각종 농약들의 공식이름은 ‘식물생장조절제’입니다.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이름입니다. 진상품, 포미나(폼이 나), 쑥쑥, 황금들판, 도레미, 애플빅(큰 사과), 다조아(다 좋아), 더크리(더 커겠다) 등등. 사기성 농후한 이름들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베렐린 계열 성장촉진제는 원래 벼 키다리 병 병원균입니다. 모든 성장촉진 농약은 특성상 사람의 노화를 촉진하고 아이들의 성조숙증을 유발합니다. 성조숙증은 아이들의 성장 판을 닫아버려서 더 이상 자라지 않게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도 가슴이 나온다거나 하는 현상입니다. 어릴 때 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다 보니 몸 스스로 자신의 몸 성장이 다 된 줄 알고 성장 판이 닫혀서 몸이 더 자라지 않는 것입니다. 몸 체계에 교란이 일어나는 참 무서운 현상이지요.
농약마다 적혀있는 경고문과 기준치라는 말은 아무 쓸모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기준치대로 농약을 치는 농부가 어디 있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수확하여 비싸게 팔겠다는 성급한 마음에 농약을 기준치보다 듬뿍듬뿍 더 치는 게 현실이지요.
이렇게 키운 사과는 잘라놓으면 절단면에 바로 갈변현상이 생기면서 변색되고 상처 부위에서는 곰팡이가 서식하면서 썩어갑니다. 제대로 키운 사과는 안 그렇습니다. 자연재배를 한 사과는 항산화작용이 강해서 썩지 않고 그냥 말라 갈 뿐입니다.
농약과 비료, 착색제 등 화학물질을 이용한 농사는 과잉성장을 하느라 과육의 세포 간격이 넓고 무릅니다. 제대로 키운 농산물은 항산화작용이 강해서 먹는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산화는 쇠에 녹이 스는 것만이 아니고 사람의 노화도 결국은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작용입니다. 자연재배의 항산화작용 농산물은 그래서 좋습니다. 노화를 방지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얘기 좀 식상하시죠? 누가 모르나? 다들 약치고 그렇게 농사짓고 있는데 뭘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일기도 합니다.
흔히 관행농업이라고 하는 농사는 농산물이 오염되어 그걸 먹는 사람들의 몸을 상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정신마저 무너지게 합니다. 근데 그보다도 그렇게 농사짓는 농민의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자연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구요.
시골에 농한기라는 게 사라졌잖습니까? 거대한 시설농장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습니다. 웬만한 시골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들판을 덮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농한기 없이 4계절 내내 미친 듯 일을 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부리기도 합니다. 사실 관행농이라는 말은 관대한 표현입니다. 농사의 역사는 길게는 9천년 이상 됩니다. 요즘 하는 주류농법은 50년이 안 된 것이니 관행농업이라 부르기 보다는 화학농업, 화공농업이라고 불러야 마땅합니다.
땅이 상하면 사람도 상한다
언젠가 씨제이 제일제당의 ‘해찬들 고춧가루’에서 발암물질인 터부코나졸이 대량 발견되어 수거 한 적이 있습니다. 터부코나졸은 고추의 탄저병과 흰가루병 방제 농약입니다만 발암물질인 것이 밝혀져 엄격히 통제되는 약품입니다.
사과에 치는 착색제나 성장호르몬도 발암물질들입니다. 착색제는 수용성 인산과 가리, 마그네슘, 붕소 성분으로 아주 고약한 물질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지요. 농부가 원하는 날짜에 출하할 수 있게 해주고 사과를 빨갛게 해 주고 크기는 어른 주먹 두 개 만하게 만들어 주는 농약들을 사용 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건강을 저당 잡히는 꼴입니다.
스테비아라는 당도 조절제는 미국에서는 전면 금지되어 있으나 우리는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한우 키울 때 쓰는 락토파민(페일린이라는 상품으로 판매)도 그렇고 엘지화학에서 공급했던 엘토실도 치명적인 독성물질입니다.
달고 크고 매끈하고 싼 농산물을 찾는 이용자가 있는 이상 우리 농산물에서 이런 발암물질 농약이 뿌려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을 것입니다. 외국에 가 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우리처럼 크고 새빨간 사과는 없습니다. 작을 뿐만 아니라 사과의 꼭지부위만 붉고 뒷면은 푸른색이 비칩니다. 이제 정상적인 사과의 색깔입니다.
[Nicolas De Angelis]Quelques Notes Pour Anna
추석을 갓 지나다보니 추석과일 얘기가 길었습니다. 이 얘기를 왜 길게 하느냐하면 농작물이 오염되다보니 음식이 오염되고 음식이 오염되다 보니 건강이 상합니다. 이 악순환의 근원은 땅입니다. 땅이 상하니 나는 날짐승과 기는 들짐승, 헤엄치는 물고기가 다 상합니다. 사람이 온전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감한 상태입니다. 농사를 짓는 단계에서부터 오염되기 시작한 먹을거리는 가공과정, 운반과정, 보관과정, 요리과정에 걸쳐서 전 방위적으로 위험에 노출됩니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의 눈길과 혀의 감촉을 잡아끄는 음식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위험물질이 들어갔다는 것이 나중에야 드러나면 부랴부랴 수거하느니 폐기하느니 하고는 시장에서 그 음식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른 상표로 다른 광고 문구로 오염된 식품이 등장합니다.
농부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름은 <한울 농부학교>입니다. 건강한 농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것이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어떻게 해야 음식으로서의 건강성을 유지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농부학교라고 해서 그냥 농사짓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라고 했듯이 세상이치의 근본을 배우는 곳입니다.
한울 농부학교
농장에서 작물을 가꾸고 생활에너지를 손수 실험해 보는 그런 학교입니다. 노년을 건강하게 맞을 준비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울연대에서 내년의 중점사업이 될 <몸살림>, <아이살림>과 순환관계에 있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아래 과목들을 공부 할 수 있습니다.
- 천도교의 생명사상과 이론
- 자연생태 이치와 순환
- 우리 농업의 현주소와 전망
- 내 손으로 직접 텃밭 가꾸기
- 농약과 제초제 안치는 농법
- 토종종자와 지엠오
- 생활에너지 자급과 시범마을 탐방
- 친환경 생태주택 - 농업 공동체 방문
- 귀농·귀촌 정책과 현실
- 내 건강 내가 직접 돌보기
- 마을만들기 사례와 실재
- 자연재배 텃밭 정원(농장) 방문
이 과정에는 전문가들을 강사선생님으로 모시기도 하겠지만 천도교 안에 있는 강사와 농장을 발굴 할 것입니다. 천도교 농부들의 농장과 농산물과 음식을 최대한 활용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천도교 궁을촌’이 만들어지는 토대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 농부학교에는 천도교인이 아니더라도 수강 할 수 있도록 하여 포덕의 기회로 삼고자합니다.
강좌는 이론과 실습을 70:30 정도로 배치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론공부 장소는 수운회관이 좋겠습니다. 학교의 정식 이름은 <한울농부학교>, <천도교 농부학교>, <시천주 농부학교>, <한울살이 농부학교> 등 다 좋습니다.
농부학교의 주최는 천도교(서울대교구)가 해도 될 것입니다. 한울연대가 주관을 하구요. 청년회나 서울대교구가 한울연대랑 공동주체가 되어도 좋구요. 농부학교장은 주최와 주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천도교의 교구장이나 총부에서 한 분이 맡아 주셔도 좋습니다. 실무진행은 한울연대에서 해야 되겠지요?
1박 현장 탐방일에는 주제가 적당하다면 한울연대의 격월 공부모임과 결합해도 될 것입니다. 또는, 천도교종학대학 주말 특강프로그램과 주제가 일치한다면 연동해도 되지 않을까요?
예산은 지원과 자부담으로 구성되겠는데요. 지원이 절대 60% 이상 되지는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지원이 많으면 자생성이 죽습니다. 지원은 총부지원과 정부지원이 있겠습니다. 주최와 주관을 잘 구성하면 총부에서 농부학교 재원을 별도로 지원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천도교 이름으로 중앙정부 예산을 따 와도 되고 지자체 예산을 따 와도 됩니다. ‘농부학교’는 정부에서 잘 지원 해 주는 주제입니다. 농정원과 농식품부, 환경부, 관광체육부 등이 해당 기관입니다. 수강료는 전체 예산의 30% 정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나 천주교, 귀농본부 등에서 진행하는 농부학교가 대개 이렇습니다.
지출 예산은 크게 강사료, 장소 임대료, 행사비, 사전 기획섭외비, 준비비, 실무진행비 등입니다.
주 2회 저녁 강좌와 주말 1박 현장 실습으로 2달 정도의 일정으로 농부학교 프로그램을 짜면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론 강좌 외에 1박 탐방 프로그램은 공개행사로 진행하여 정규 수강생이 아니더라도 일정한 자기부담금만 내면 참석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행사나 축제에 우리 농부학교 이름으로 참석해도 될 것입니다.
창립 5주년을 출발점으로
한울연대 창립 5주년 행사에서 내년사업으로 확정되면 가칭 <천도교 농부학교> 준비팀을 꾸려서 세부적인 계획과 준비를 하고 총부나 관계기관을 접촉하는 것입니다. 내년 3월 경, 한울연대 ’16년도 총회에서 사업계획으로 최종 승인이 되면 본 사업이 진행되겠습니다.
농부학교는 봄이 좋습니다. 4-6월 사이가 좋습니다. 천도교 매체나 전국귀농운동본부, 에스엔에스를 통해 홍보를 하여 수강생을 모집하는 것으로 합니다. 이 과정이 천도교의 포덕과정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천도교가 농업, 귀농, 귀촌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천도교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봅니다.
수련을 통한 몸살림
정미라(한울연대 공동대표, 수도연성위원장)
1. 현시대에서 몸살림이 필요한 이유
생물은 지리, 천시에 맞추어 순리순수하며 살아야 몸의 기운이 순행한다.
먹을거리도 땅의 기운을 온전히 담고 있는 그 땅에서 나는 동. 식물과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본다.
생활 습관은 사계절과 기후에 맞게 의식주가 몇 만대를 거쳐 구성된 것이라 본다.
전기의 등장으로 밤낮이 뒤바뀌면서 생체리듬에 무리가 오고, 결국 기혈도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건강이 나빠진다고 보여 진다.
이에 한울연대에서는 중심 활동 중 하나를 ‘몸살림’에 두고자 한다. 삶의 원천인 몸과 마음의 건강문제가 크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에 질병은 계속 있었지만 노령화가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이것은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대의학은 증상 치료가 목적이다. 그러므로 현대에서 발병하고 있는 병의 근본적 치료와 치유를 위해서는 대체의학이나 가정의학(생활습관병), 예방의학(운동, 건강식품 등)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2. 수련의 의미
동경대전 무체법경 성.심.신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사람의 권능이 한울을 이기면 한울이 사람의 명령 아래 있고, 한울의 권능이 사람을 이기면 사람이 한울의 명령 아래 있나니, 이 두 가지는 다만 권능의 균형에 있나니라.’
‘성품을 보는 것은 누구이며, 마음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 만약 내 몸이 없으면 성품과 마음을 대조하는 것이 어느 곳에서 생길것인가’
인간은 성, 심, 신으로 이루어진 결정체이므로 수련으로 몸의 주인인 마음 찾기가 필요하다. 수련을 통해 기와 혈이 통해야 세포가 살아나 몸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질병이 오고 마음이 편하면 건강이 온다.’ 정신과 육체가 건전한 기혈 영위를 유지함으로서 보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우리 인간이 살아 움직이며 행동할 수 있다
질병에는 마디가 굳어 있고 굳은 마디는 질병의 씨가 된다.
몸의 70%이상은 물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탁하고 부패하듯 생기를 유지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질병에는 몸의 균형이 흩어져 있고 몸의 불균형은 질병을 낳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체형이 반듯하고, 체력이 강인하며, 유연하다. 골격은 체형을 잡아주고(기둥), 근육은 골격을 유지하고(벽), 근육 속에는 기.혈이 흐른다(전기. 가스. 수도), 근육은 오장육부를 담아낸다(생명 유지. 에너지원)
수련은 몸을 주관하는 무의식의 ‘참나’를 만나는 것이다. 수련의 목적은 덕을 펴는 것의 한 부분으로 몸을 보존하고 되살려 내어 한울님의 기운을 온전히 살려 포덕천하에 일조를 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먹을거리의 오염과 과잉섭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몸에 불순물이 쌓여 병의 원인이 되므로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단식이 있다.
단식의 목적은 몸과 마음을 비워 기혈 순환을 도와 건강한 몸으로 삶의 질이 높이자는 데 있다.
3. 한울연대 단식수련 사례(7박 8일)
-인간(생물)은 물(해양심층수), 공기(호흡), 빛(소금), 마음(사랑), 음식(천지녹)으로 유지한다. 호흡은 마시고 음식은 들이고 마음은 먹는다.
1) 준비식 : 3일간 식사량 줄이면서 죽으로 마무리한다. 각자 집에서 한다.
2) 본단식
① 1일차 : 개회식, 각오선언/ 소금관장 / 기도식
② 2일~5일차
5:00 ~ 7:00 기도식 및 수련
7:00 ~ 9:00 산책 및 운동
9:00 ~ 11:00 지압 및 내 몸 알아차리기
11:00~ 12:00 기도식, 몸 상태 점검 및 변화기록하기
12:00~ 14:00 자유시간
14:00~ 16:00 강의/
16:00~ 18:00 수련 / 노작수련 등
18:00~ 19:00 휴식
19:00~ 21:00 수련 및 기도식
3) 회복식
① 6일~7일차
5:00 ~ 7:00 기도식 및 수련
7:00 ~ 9:00 산책 및 아침식사
9:00 ~ 11:00 지압 및 내 몸 알아차리기
11:00~ 12:00 기도식, 몸 상태 점검 및 변화기록하기
12:00~ 14:00 점심식사 및 자유시간
14:00~ 16:00 수련 / 노작수련 등
16:00~ 17:00 나눔시간
17:00~ 19:00 저녁식사 및 휴식
19:00~ 21:00 수련 및 기도식
* 8일차 14:00 식사 후 해산식.
② 식사 : 현미잡곡밥, 야채, 과일류.
2숱갈로 시작하여 차츰 양 늘이기
200번 씹어서 천천히 먹기
국과 밥 따로 먹기
식전, 식후 30분에는 물 먹지 않기
③ 물 : 생수(해양심층수), 1일 1인당 4리터 먹기
‘방정환한울어린이집’ 1년을 돌아보며
최경미(한울연대 사무처장)
1.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의 설립과 운영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은 천도교 한울연대가 2013년 동계수련회를 통해 제기한 교육문제를 2014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공부모임을 하면서 어린이집 설립방향을 잡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서 사업을 추진하였다. 성공적인 어린이집 설립을 위하여 ‘21일 새벽기도’를 7월 1일부터 시작하여 7차까지 계속하였다. 11월 24일부터는 ‘49일 새벽기도’로 확대하여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힘을 기도 속에서 찾아나갔다.
2014년 9월 1일에 어린이집 개원을 목표로 우선 교육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 기왕 동학 천도교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면 경주에서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모아서 경주 용담정 근처에 40여평 규모의 1층 건물을 5년 동안 보증금 1천만 원에 일 년 세 450만원으로 임대했다. 이후에 생태어린이집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생태건축을 하고 있는 목수님을 만나면서 공간 구성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예산확보였다. 이 문제를 한울연대 내부 회의를 거듭하면서 우리의 취지와 목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뜻에 동참할 사람을 찾아 나갔다. 홍보지를 만들고 보도 자료를 만들어 각 언론에 호소하고, 천도교 교당을 찾아서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알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호응해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예산 1억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주었다. 어린이집을 개원하기까지 예산 1억을 만드는 과정에서 130여명의 후원자가 생겨나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 밖에도 자발적인 노동후원으로 공사현장에서 땀을 흘려주었다. 또한 컴퓨터, 커튼 등 물품후원이 이어졌다. 공사비 결재를 두고 곳간이 비어갈 때 마다 꼭 필요한 만큼 채워주는 후원자들의 거룩한 정성으로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이 탄생했다.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는 현관문을 열면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이 한쪽 벽면에서 천정으로 이어지는 나무와 가지를 본다. 그 가지마다 매달린 동그란 나무토막에 후원자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그 많은 사람들의 기운과 정성이 결집되어 만들어진 어린이집이기에 그 기운이 내내 아이들을 지켜줄 것이다.
바깥환경을 구성할 때 마당에는 아이들이 맘껏 흙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흙을 깔았다. 그리고 커다란 흙 동산과 굴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그 굴속을 드나들면 놀이를 한다. 흙 동산의 흙으로 두꺼비집도 만들고 밥과 반찬을 해서 소꿉살림도 한다. 흙 동산 곁에 있는 커다란 바위는 평상이 되고 그 주변으로 나무 의자를 박아두었다. 작은 평상도 2개를 만들어 놓았고, 아이들의 친구인 ‘금동이’라는 강아지도 한 마리 마당에서 살고 있다. 나무울타리 위에는 작은 풀꽃들을 심을 수 있는 좁고 긴 화단을 만들었다. 건물 뒤쪽으로는 작은 텃밭이 있다.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처음 구상을 할 때 숲 생태어린이집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우리는 실내에서 뭔가를 가르치기보다 매일 나들이를 하면서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배우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매일 나들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장소를 선택할 때 그 조건이 우선되었다. 어린이집 근처에는 야산이 있고, 용담정(천도교유적지-숲과 계곡이 있다), 저수지, 들판, 과수원, 계곡 등이 있다.
2014년 9월 1일, 원장, 교사2명, 원아2명으로 어린이집 문을 열었다. 2015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원아4명이었다. 운영비는 방정환한울학교 재정으로 매달 교사급여를 지원했다. 2015년 4월에 8명, 5월에 12명, 6월에 21명으로 아이들이 늘어났다. 그간의 노력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원아가 22명이 되면서 올해 정원을 22명으로 가기로 했다. 법적 정원은 32명이지만 한 해 동안 조금 적은 인원으로 내실 있는 운영을 하면서 역량을 축적하기 위해서다. 6월부터는 지원금이 없이 어린이집 자체 예산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한울연대 회원들의 방울활동(자원활동)의 힘이 컸다. 먼 거리를 오가며 학부모강의, 교사강의를 해주었고,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여러 발걸음들이 지속되었다.
생태어린이집을 만든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어떤 프로그램이 있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답을 하자면 방정환한울어린이집에는 프로그램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나들이를 하고 마당에서 놀고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들을 프로그램이라는 틀 속에 넣기에는 너무 제한적이다. 날마다 새로운 그 공간들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들이 우리의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의 차별화는 교사에게 있다. 그 환경을 볼 수 있는 생태적 식견과 자연환경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선생님, 아이들은 본래 영성적 존재로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진 선생님이 필요하다. 이것이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찰해야 할 지점이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야 할 주요한 숙제이다.
2. 주요 활동
1) 새날열기
‘새날열기’는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는 활동이다. ‘함께절’, ‘맑은물’, ‘나누미’, ‘마음 생각’ 네 가지의 활동으로 구성되어있다. 유아들은 어른들처럼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서 명상(수련)을 하기는 어렵다. 활동 속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느껴보아야 한다. 그래서 유아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활동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느껴 보고 잠깐 멈추어보고 무엇이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은 요즘 아이들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시켜주면서 과잉행동이나 분노와 공격성, 억압된 감정표출들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들을 키워갈 수 있는 좋은 활동 중 하나이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부분으로 생태활동과 더불어 중심활동으로 삼고 있다.
‘함께절’은 선생님들과 모두 함께 둥글게 둘러서서 “서로 배우겠습니다.”고 말하면서 큰 절을 한다. 한울을 모신 존재로서 평등한 관계를 몸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선생님과 어린이가 모신 존재로 서로를 존중하겠다는 말이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날마다 만나게 되는 풀꽃과 나무, 해님과 바람, 흙과 작은 벌레들과도 교감하면서 서로 배우겠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맑은물’은 물이 담긴 투명한 주전자를 두 손으로 감싸고 “나들이 가서 재밌게 놀고 싶어요” “오늘은 나비를 꼭 만나고 싶어요.” “감기 걸린 은이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 등 지금 나의 마음을 물에 담는다. 모두의 마음이 담기면 그 물을 나누어 마신다. 지금 나의 마음을 확인하고 그 마음을 담은 물을 나누어 마심으로서 바람을 담은 말들이 기도처럼 우리의 하루를 지켜준다.
‘나누미’는 천지만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는 활동이다. 밥 한 그릇에 생명의 씨앗이 다 들어있다고 한다. 생명을 키워주는 밥이 있기까지 세상만물이 서로 돕고 함께 살아간다. 오늘 먹을 쌀에서 한 숟가락을 들어놓으며 뭇 생명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다. “해님 고맙습니다.” “밥을 해주는 엄마 고맙습니다.” “지렁이님 고맙습니다.” “바람님, 비님, 풀벌레님, 풀꽃님, 시냇물님... 고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면서 고마움을 두루 나누고 고루 퍼지게 한다.
‘마음 생각’은 명상 활동의 하나로, 동학의 수련을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열고 길게 숨을 들이 마시고 뱉어낸다. 가슴속과 뱃속에 있는 나쁜 기운들을 모두 내보내고 맑고 밝은 기운을 온 몸에 채운다. ‘나는 한울, 부모님과 선생님도 한울, 천지만물도 한울’ 21자를 합송을 하고 나면, “애들아~ 오늘은 나비를 만나러 가자. 어제 숲에서 만났던 나비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마음으로 찾아가는 거야. 마음 생각 20까지 눈을 꼬옥 감고 나비한테로 가보자. 마음 하나, 생각 둘, 마음 셋, 생각 넷... 마음 열아홉, 생각 스물. 자 이제 눈 뜨세요. 나비를 만났어요?”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2) 숲나들이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이 개원 이후로 매일 아침 나들이를 간다. 어린이집 주변의 용담정, 솔방울산(태묘), 덕숭사 뒷산이 주요 나들이 장소이고 그 외에도 어린이집 주변에 있는 저수지, 낚시터, 최제우생가, 마을회관 앞 놀이터 등으로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지난 여름 내내 용담정 계곡에서 마음껏 물놀이를 즐긴 우리 아이들이다. 옷을 다 적셔도 누구 하나 야단치는 사람이 없다.
아이들이 숲과 들로 나서는 길에 햇살, 바람, 나비, 구름, 풀벌레 같은 숲 친구들을 만나면 인사를 나눈다. 숲 속에 있는 숱한 생명들도 나와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배우고 있다. 숲 속 친구들과 놀다 돌아올 시간이 되면 솔방울도 돌멩이도 주머니 가득 넣어서 오고 싶다. 숲 속 친구들의 집은 숲이니까 있던 곳에 잘 두고 가야한다고 선생님이 일러준다. 처음엔 떼를 쓰며 갖고 싶다고 말하던 아이들도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손을 흔들며 인사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은 자연물을 뜯고 만지고 먹어보고 싶어 한다. 생명을 나눠 준 숲속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필요한 만큼만 가질 줄 아는 마음도 배워가고 있다.
아이들은 숲에서 놀기를 좋아한다. 나무타기도 하고, 커다란 나무를 옮겨와서 집을 짓는가 하면, 모내기를 한 논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시간가는 줄 모른다. 추운 겨울 날 물웅덩이에 얼음을 콩콩콩 깨는 재미, 비오는 날 옷 젖는 줄 모르고 첨벙거리는 재미에 쏘옥 빠져든다. 해가 짱짱한 날이나 비가 오는 날, 구름이 잔뜩 끼거나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도 아이들은 자연을 친구삼아 노는 일이 신나기만 하다.
자연과 친구가 되고 맘껏 뛰어노는 동안 가장 큰 변화는 건강해졌다는 것이다. 몸이 건강해 진 것 뿐 아니라, 주눅 들어 있던 아이가 밝아지고,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는 섬세한 감수성도 생기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야기 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3) 부모참여활동
교육의 주체는 아이, 부모, 교사이다. 이 세 주체가 서로 조화롭게 잘 어우러질 때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서로를 행복하게 한다. 그 일환으로 방정환한울어린이집에서는 부모참여활동이 많다. 달에 한 번 부모와 교사가 만나서 운영에 필요한 일들을 논의하거나 부모교육을 하는 자리로 ‘도란도란’이 있다. 그동안 부모역할교육, 영성교육으로서 ‘마법학교’, 그림책 읽기 교육 등을 진행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부모동아리인데, 현재 세 개의 동아리가 있다. ‘산들맘(산,들,마음)’, 그림책 읽는‘잘잘잘’, 공방모임 ‘요고조고’ 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부모동아리가 더 생겨서 부모들의 소통의 장이 되고, 나아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그 중 ‘산들맘’은 부모들이 당번을 정해서 매일 나들이에 보조교사로 참여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이 새날열기를 하는 시간에 함께 하고 나들이를 한 후 맛나게 점심밥을 먹고 일지를 쓴 후 귀가하는 일정이다. 교육활동을 모두 보여줘야 하는 선생님들한테는 상당히 부담스런 과정이기도 했는데, 어린이집의 교육활동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기운 센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다녀야 하는 선생님들의 수고로움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부모들도 생태, 영성활동을 이해하면서 어린이집에서의 활동이 가정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부모도 변화시키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날 짜 | 2015. 6. 10(수) | 장 소 | 저수지 |
산들맘 | 정00(윤0맘) | 연락처 | 010-1234-5678 |
소감 | 저수지 가는 길에 감나무도 관찰해 보고 논에 뭐가 살고 있는지도 관찰해 보고.... 자연스럽게 먹을거리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그냥 주니까 먹는 건데.... 이런 활동 참 종은 것 같아요. 늘 가는 곳이라 아이들도 이동하면서 여기에는 뭐가 있고 저기에는 뭐가 있고 저한테 설명도 자세히 해주더라고요. 오늘은 산딸기도 따 먹었는데 어찌나 잘 먹는지요. 따기 무섭게 푹풍흡입!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아버지께서 딸기를 많이 따서 나눠주셨어요. 그리고 저수지로 이동해서 물속에 뭐가 사나 탐색도 해보고 적당히 말랑해진 흙을 조물거리며 하트집에 사는 눈사람 가족들도 만들어 보았어요. 평소라면 더럽다고 만지지 말라고 했을 텐데.... ‘씻으면 괜찮아요!’하며 씩씩하게 노는 아이들이 너무 신나보였어요. 오늘 하루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
3. 1년을 돌아보며
지난 9월 1일로 꼭 1년을 맞이했고, 9월 5일에 첫돌 기념행사를 아이들과 부모, 이웃 어른들, 방울들(후원자)을 모시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행사에서 부모들이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느낀 것들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여기에 소개하면서 1년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로 가늠하고자 한다.
#1. 꾹이(7세)가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가장 큰 변화는 건강이다. 돌도 되기 전부터 시작된 잦은 기침으로 인해 1년 중 300일 정도는 약을 먹고 살았던 아이... 그렇게 약을 먹어야만 아이가 낫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만나면서 점점 기침이 줄어들더니, 1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 비염은 잘 낫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추울 때는 밖에 안 나가고, 봄철 꽃바람에는 창문을 꼭꼭 닫고 살았다. 하지만 아이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약으로 그것을 못하게 막고 있었다는 것을 방정환한울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알게 되었다. 등원을 하면 춥거나 비가오거나 산으로 들로 마음껏 다니며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고, 추위와 꽃바람에도 맞서며 면역력을 키우게 되면서 비염이 자취를 감춘 것 같다. 또 꾹이는 아주 밝은 아이가 되었다. 또래보다 몸짓도 작고, 말도 행동도 느려서 항상 주눅이 들어있었다. 더군다나 예전 어린이집에서는 한글부터 수학, 영어와 각종 예체능을 비롯한 교육프로그램이 너무나 많았다. 5살밖에 안된 아이 입에서 뻑 하면 “공부 싫어요!” 이 말이 흘러나올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내게 “얼라한테 뭐를 그래 많이 시키노!” 라고 하였지만, 내가 시킨 거라곤 어린이집을 보낸 것 밖에 없었다.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은 ‘맑은물’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바깥놀이를 하며 공동체 삶을 배우고, 영성을 일깨워주는 능동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꾹이도 자연스럽게 자존감도 높아지고,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줄 아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개원 후 얼마간 원생이 너무 없어 혹시 문을 닫으면 어떡하나, 또래 친구가 없어서 어쩌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걱정하기보다는 동국이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집 원복을 입고 남의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놀기도 하고, 다니지도 않는 교회에 주일학교에 나가기도 했다. 나들이를 갈 때도 혹시나 다칠까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마음은 꾹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으로 바꿀 수 있었다. 어린이집을 통해 많은 분들과의 끈끈한 인연을 만들었고, 우리 꾹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주시고 기억해주실 방울님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들과 부모들이 우리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하늘반 꾹이 어머니 ) #2. 두 돌이 지나서 일반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리리(4세)는 거의 격주에 한 번꼴로 감기를 옮아왔다. 그리고 감기 후에는 꼭 변비가 걸려서 관장도 해야만 했다. 애한테 이렇게 약을 많이 먹여도 되는 건지, 우리 애만 이렇게 많이 아픈 건지... 엄마로서 가장 불행할 때는 아마 내 아이가 아플 때가 아닌가싶다. 애가 자주 아프다보면 내 육아방법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잘 못 해먹여서 그런 건지,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든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서성이고 있을 때, 바로 우리 집 근처에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이 개원을 했다. ‘이런 데다 어린이집을 차리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비웃음(?)아닌 웃음을 지으면서 처음 두 달 동안은 오며가며 예의주시만 했다. 그러던 중 리리가 감기에 걸려 어린이집을 한참동안 못가고 있어서 마실을 나갔다가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들르게 되었고, 이곳이 생태어린이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안 그래도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던 중이라 옳거니 하고 바로 등록을 했고, 11월 1일부터 나들이를 따라가게 되었다. 그 당시는 애들이 4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리리는 너무나 즐거워했고, 겨울이 되어도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신기했다. 자연에서 매일 뛰어놀다보니 표현력도 몰라보게 좋아지고 계절에 따라 바뀌는 자연을 느끼며 자라다 보니 감각도 더 섬세해졌다. 시골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리리가 생기고, 생태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고, 건강해지고... 이 모든 것이 리리에게 맞춤형 환경인 것 같아 생각할수록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방정환한울어린이집’같이 좋은 생태어린이집이 많이 생겨서 리리가 살아갈 미래는 아이를 마음 놓고 기를 수 있는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4세 리리 어머니 ) #3. 알콩이(6세)는 넉 달, 달콩이(3세)는 석달을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다녔다. 얼마 전 두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3일 동안 40도를 넘나들며 열이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병원에 의존해서 며칠을 전전긍긍 했을 텐데, 알콩이가 끝까지 잘 견뎌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알콩이가 낫고 나니 얼마나 기특해 보이고 커 보이던지... 고작 6살이라고, 애기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대견하게 이겨내는 모습이 너무 큰일을 해낸 것 같아 한동안 동네방네 자랑하며 다녔다. 지금껏 병원을 다니며 한 번도 알콩이에게 “병원 갈래?” 라고 물어본 적이 없었다. 선택이라고는 고작 “오늘갈래, 내일갈래?” 정도였다. 엄마가 조금 편하게 아이를 돌보기 위해 병원을 찾은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생겼다. 지금까지 아이들을 키우며 가장 잘 한 선택 두 가지는 주택에서 사는 것과 여기 “방정환한울어린이집”에 보낸 것이다. 알콩이는 내년까지, 달콩이는 3년을 더 다니며 얼마나 많은 긍정적 변화가 우리에게 찾아올지 가슴 콩닥이며 기대해 본다. (알콩이와 달콩이 어머니 ) |
4. 과제
1년간의 어린이집 운영은 몇 가지 과제를 남겨놓았다.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이 교사교육이다. 교사들과의 공동체의식과 생태영성어린이집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하는 일은 계속 되어야 할 숙제이다. 처음부터 준비된 교사를 채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방이고 외진 곳에 어린이집이 있는 상황에서 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매일 나들이를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교사를 찾기는 더욱 어렵다.
생태영성어린이집을 표방하고 있는 방정환한울어린이집에서는 새날열기와 숲나들이를 진행하면서 교사가 활동에 대한 이해나 철학이 없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유아들이 신성한 영성을 가진 존재로서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유아들에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으면 유아들이 표현하는 생각과 관심을 무심하게 놓칠 수 있고 교사는 유아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가진 영성적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주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영성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새롭게 단장해 가고 있다. 유아들의 발달 특성에 맞춘 생태, 영성적 활동들을 다양하게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교사들과의 충분한 교감과 자발성이 필요하다.
처음 어린이집의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텃밭활동에 대한 것들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1년 동안 그 부분을 실행하지 못했다. 텃밭 사용이 건물주인과 충분히 협의되지 못한 점과 텃밭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활용할 교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텃밭에 대한 경험과 정보가 부족하고 현실적으로 시간을 할애하여 제 때에 맞춰 설계하고 가꾸어서 적절하게 아이들 활동과 연계할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다른 어린이집과의 차별화 전략에서 우선 내세웠던 것이 3세대 공동체였는데, 초기에 나들이 선생님으로 활동했던 할머니선생님 외에는 현재의 방울들(후원자)이 직접 어린이집 일상 활동과 연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거리가 멀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향후에는 어린이집 주변과 지역 내에서 혹은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할 일이다.
더불어 올해 계획을 했지만 실행하지 못한 것이 ‘마을밥상’이다. 우리 전통 마을에서는 동네가 아이들을 키웠다. 마을 어르신들이 어린이집과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주고, 아이들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의 지혜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으로 마을밥상을 계획했던 것인데 실행하지 못했다. 세시풍속, 텃밭, 먹을거리 등과 연계해서 좀 더 촘촘한 구성이 필요하다. 그 외에 다른 어린이집들이나 지역단체들과의 연계도 생각하고 있다. 생태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어린이집 원장들과의 만남을 몇 차례 가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5. <방정환한울학교>의 길 찾기
방정환한울학교의 첫 사업으로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이 만들어졌고 이제는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다. 지난 한울연대 집행위원회의에서 방정환한울학교는 사회복지법인으로 가야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런 결정에는 방정환한울학교가 어린이집으로 시작하여 청소년 포태교실이나 미혼모 시설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을 바꿔갈 수 있는 아이살림의 현장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밑그림이 조밀하게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쉼 없이 제 할 일을 하는 파도처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다, 서두르지 않지만 스승님들의 뜻을 현실에서 실현해 나가리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멈추지 않아야 할 일이다.
앞으로 4년 뒤에 어린이집의 임대 기간이 끝나는 것과 맞물려 새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부모의 참여, 후원자 조직, 모금, 정부지원 등 다양한 방면으로 새 공간 마련을 위한 방안들을 찾아내야 하는 게 숙제이다. 한울연대 내부의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과 더불어 외부의 지원과 자원을 확보해 가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뜻을 함께 펼쳐갈 사람들을 찾아나서는 길에 함께 할 길동무를 많이 만나야 한다.
방정환한울어린이집 운영이 좀 더 다듬어지면 제2, 제3의 어린이집 개원 요청이 있을 것으로 본다. 주변의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야무진 평가와 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린이집 하나 만들자고 시작한 일이 아니므로 운영에 대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내야 한다. 교사들의 정착과 성장, 아이들의 변화, 부모들의 참여와 동반성장 등도 기록되어서 그 다음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처음 발자국을 내는 일은 더디고 어설프지만 다음 사람이 따라오는 이정표가 되므로 작은 하나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정성들여 발자국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교사양성에 대한 언급을 앞에서도 한 바 있지만 어린이집 운영의 핵심은 교사의 질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동학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영성어린이집의 운영 철학이 방향을 잃지 않고 제대로 가기 위해 교사양성이 절실하다. 직업으로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시간 동안 그 공간에 맞는 몸짓, 말투, 생각을 갖는 것만 해도 반가운 일이지만, 현재 이 땅에서 행해지고 있는 생명존중이 사라진 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 교사의 삶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다. 가치와 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암울한 현실을 바꾸어 새 세상을 열고자 했던 동학의 후학으로서 소명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아생태영성교사양성교육이 2016년에는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일단 교단 내에 보육교사 이상의 자격을 가진 사람들과 앞으로 유아교육 분야를 준비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과 공간 등은 더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비단 한울연대 사업이나 활동에 한정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천도교중앙총부나 종학대학원과도 논의해 볼만한 일이지 않을까? 동학의 뜻을 펼쳐가는 현장에 대한 선배님들의 혜안과 정성어린 기운으로 ‘공동의 꿈’을 그려가기를 소망해 본다.
한울연대 연혁
◀ 2010년 사업 및 활동사항▶
- 8. 27 ~ 28/ 장계에서 첫 한울공부모임 진행
- 9월 매주 토요일/ 청년회와 한울살림연대 공동주관으로 봉황각에서 수련 진행
- 매주 금요일 저녁/ 시청 대한문 앞 4대강 반대를 위한 종교인 공동기도회 참여.
- 9. 11 / 4대강 반대 범국민대회 식전행사 천도교청년회, 기독교청년회와 공동주관
- 9. 17 / 세종문화회관 연극관람 후 기도회 참가
- 10. 7 / 북한 쌀 보내기 운동에 동참- 한울연대 회원 7명이 총 570,000원을 기탁
- 10. 10 / 서울 대교당에서 한울연대 창립 총회, 여주 이포보 및 두물머리 방문
- 11. 13 / 공부 모임 및 임시 총회, 이우원 상임대표 선출(전북 부안)
- 11. 28 / 한울연대 공식 로고 채택, 제작
- 12. 4 / 봉황각 한울연대 사무실 봉고식 및 제1차 운영위원회 개최
- 12. 5 / 임원진 임운길 교령 접견(천도교 대교당)
- 12. 25~26 / 용담수도원 공부모임 및 333프로젝트 4대강 답사 참여
-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청년회와 공동으로 독서모임 진행(총7회)
◀ 2011 년 사업 및 활동사항▶
- 1. 17 / 반생명적 축산정책의 종식 기원 범종교인 긴급토론회( 만해NGO교육센터 )
- 2. 12 /정기총회. 묵방산 들국화 농장, 5개 위원회 구성
- 2. 23 / 구제역 살처분 방식의 개선을 촉구하는 동영상
‘생매장 돼지들의 절규’ 공개 시사 기자회견과 문화제
- 2. 26~27 / 시천주농부학교(제1기). 구제역 사태와 생명의 먹을거리
- 3. 1 / 5대종교 합동3.1절 행사. 구제역사태로 희생된 생명을 위한 위령제
- 3. 15 / 일본 지진 쓰나미 자연재해에 대한 성금기부
- 4. 3 / 경주 동학문화축제
- 4. 9~10 / 제암리 고주리 위령제 행사 겸 4월 공부모임
- 4. 28일 / 범종교연대 구제역 토론회( 명동 가톨릭회관 1층 )
- 5. 11 / 정부의 축산선진화 정책에 대한 범종교연대 기자회견
‘지속가능한 동물복지형 축산정책으로 전환하라.’
- 6. 11~12일 / 공부모임(홍천가리산수도원). 시민대상 수련프로그램을 위한 준비.
- 7. 21~26 / 여름수련. ‘수련법의 다양한 모색’. (사)밝은마을 지리산연수원
- 8. 16~20 / 범종단생명평화순례,
- 9. 26 / 종교인 대화마당, ‘종교 환경 운동의 성찰과 희망 찾기’
- 10. 8~9 / 창립 1주년 기념행사. 시천주운전 추진단 발대식
- 10. 28~29 / 신묘년생명축제( 지리산밝은마을 )
- 12. 10 / 정기공부모임(8차). 시천주운전 세미나
- 12. 24 / 시천주 운전 캠페인 전개(부산역 광장)
◀ 2012 년 사업 및 활동사항▶
- 1. 2 / 동계수련 실시. 시민대상 수련프로그램 실험 및 점검
- 2. 25 / 정기 총회, 의창수도원(봉황각). 제1차 공부모임
‘전희식, 독일 연수 이야기: 핵없는 사회를 위하여’
- 3. 10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아이들에게 핵없는 사회를'(시청광장)
- 4. 14~15 / 보은취회. 제2차 공부모임 ‘보은취회의 역사적 의의와 현재적의미’
- 5. 2 / 촛불집회. 미국산소고기수입반대(청계천광장)
- 6. 9~10 / 제3차 공부모임. 탈핵세미나 '탈핵 개벽을 꿈꾸다'(수운회관)
- 7. 7~8 /우이동 의창수도원(봉황각) 동학스테이(천도교종학대학원 주최)
- 7. 24~30 / 한울연대 하계수련(화악산 수도원)
- 8. 17 / “사회통합과 쌍용자동차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확대회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1백일 국민실천 결의
- 8. 20~24 / 탈핵생명평화순례.
종교인 대화마당, '생명위기시대, 종교인의 수행과 삶‘
- 9. 15 / 무위당 서화전 행사 한울연대 홍보 부스
- 9 / 울산여시바윗골대응 실무 회의 (전주 동학혁명기념관)
- 10. 13~14 / 한울연대 창립 2주년 기념행사.
동학성지수호비상기도회 개최 (울산시교구/울산여시바윗골)
- 10. 28 을묘천서성지수호비상기도회( 2차 )
- 12. 30 / 한울연대 49일 동계수련
◀ 2013 년 사업 및 활동사항▶
- 3. 17 / 제3차 정기총회 및 동학북콘서트 ‘피어라 동학’ 개최
- 4. 13~14 / 집행위원회의 및 공부모임 ‘임원 역량강화’ 연수
- 4. 25 / 경북영양군 동학성지 다들바위 정화활동 및 영양댐대책위 방문
- 4. 27 / 120돌 동학보은취회 참여
- 6. 4 / 종교환경회의 주관 종교인대화마당 ‘종교, 생명의 길을 다시 묻다’ 참여
- 6. 8 / 집행위원회의 및 공부모임 ‘기후변화 포럼’ 개최
- 6. 6 / 한국종교연합 제67차 평화포럼(‘종교와 음식문화’) 참가.
‘천도교와 음식문화’ 주제 발표
- 7. 20~21 / 청소년 인내천 인성교육 ‘동학밥학교’ 개최
- 7. 27~28 / 정전60 DMZ 생명평화민회 참여
- 8. 3 / 임시총회 개최(경주 용담정)
- 8. 13 / 천도교 4개단체 ‘국정원부정선거개입 규탄 시국성명’ 참여
- 8. 22~24 / 종교환경회의 주관 ‘범종교인 생명평화순례’(영주댐-내성천-영양댐)
- 10. 5~6 / 남양주슬로푸드국제대회 ‘밥과 영성’ 참여 및 창립3주년기념
‘한울밥 실천’ 선언(소책자 발간)
- 12. 4 / 국가기관 대선 불법개입과 민생파탄을 규탄하는 천도교공동대책위원회
‘시국성명’ 참여
- 12. 28~1. 4 / 동계수련 개최
◀ 2014 년 사업 및 활동사항▶
- 2. 14 / 대보름맞이 종로취회 ( 수운회관-청계천 소라광장 )
- 3. 6 / 종교환경회의 총회( 원불교 서울회관 )
- 3. 8 / 후쿠시마 3주기문화제( 서울시청 광장 )
- 3. 11 / 대신사 순도 150주기 추모식( 대구 달성공원 )
- 3. 22 / 방정환 한울학교 추진위원회의 구성( 대전한밭신도교구 )
- 5. 2 / 방정환한울학교 사업설명회( 총부 )
- 5. 11 / 120주년 황토현 동학혁명전승 기념행사 참여
- 6/6~7 / 동학혁명 보은취회 ( 충북 보은 동학공원 )
- 6. 26 / 종교환경회의 종교인 대화마당( 남산유스호스텔 )
- 7. 1~21 / 방정환한울어린이집을 위한 특별기도회
- 7. 20 / 방정환한울학교 사업설명회( 남해합동시일, 영등포교구 )
- 8.28~30 / 종교환경회의 생명평화순례 ( 청도, 밀양 )
- 8. 14~ 15 / 세월호특별법제정을 위한 1일 단식참여( 광화문 광장 )
- 9. 1 / 방정환한울어린이집 개원
- 9. 2 /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5대종단 기도회( 광화문 광장 )
- 10. 11 / 동학혁명 120주년 기념행사( 서울 시청, 역사박물관 )
- 10. 12 / 한울연대 창립4주년 기념행사( 봉황각 )
- 12. 29~1. 4 / 한울연대 동계수련회 ( 방정환한울어린이집 )
◀ 2015 년 사업 및 활동사항▶
- 2. 9 / 월성1호기수명연장반대국민선언 참석( 프레스센터 20층 )
- 2. 12 / 월성1호기 폐쇄 행동의 날 참여( 원전안전위원회 앞 )
- 2. 26 /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종교인 합동기도회( 원자력안전위원회 )
- 3. 5 / 탈핵집회: 공론화위원회 해체 선언( 대연각호텔 앞 )
- 3. 14 / 후쿠시마4주기 탈핵문화제( 신촌 차없는 거리 )
- 4. 25 / 월성1호기 폐쇄 시민행진( 경주역 )
- 5. 19 / ‘동학벽화제막식 및 강연회’ ( 대구바보주막 )
- 5. 21 / ‘서소문공원 역사적 가치 발굴 학술토론회’( 충무아트홀컨벤션센터 )
- 6. 23 / 종교인대화마당 ‘기후변화 위기와 종교인의 영성’( 우면동성당 )
- 7. 7 / 영덕신규핵발전소 백지화 각계대표선언( 프레스센터 )
- 7. 10 / ‘메르스사태 국가와 자본에 의존한 의료체계와 생명 위기 문제’토론회참석 (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
- 9. 3 / 서소문 국회토론회 ‘서소문 저항의 역사’( 국회헌정기념관 )
- 10. 10 / 한울연대 창립5주년 기념행사( 천도교 대교당 )
- 10. 15~17 / 생명평화순례‘핵과 생명은 공존할 수 없다’( 영덕 )
서소문 캠프에 집결한 한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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