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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물봉선 탐닉

 

 선돌

- 전남 장성군 장성읍 유탕리 소재 -

 

좌측은 '할아버지 당산' 이라 하고 우측의 선돌은 '할머니 당산'이라 부른다.

원래는 상단 입구(진치복씨 집 뒷편)에 있었으나 80여년 전 현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들돌

- 장성 유탕리 소재 -

 

위 선돌 근처에 있다.

 

 

 

 선돌

- 장성읍 유탕리 지장지골 -

 

이재산성으로 오르는 지장지골 길 옆에 서 있다.

 

 

 

이 산속에서는 2

 

- 고 중 영 -

 

파상풍을 앓고 있는 바람이

네모진 창으로 바득바득 기어드느라

동그랗던 제 몸을 깎고 비튼다.

 

푸른 자켓을 얻어입은 산은

방관자로써 하마 늘변한가!

 

산속에서 움직이는 건

곧바로 소리가 되고 춤이 되어

사드락 사드락

나무잎 뒤에 숨어버리는데

과묵하게 내려앉은 이슬방울만

풀끝에 동그랗다.

 

하늘에 걸린 영사기의 

고정난 비스타비젼 화면 속에는

떠나간 사람을 기다리는 먹구름들의  

주검같은 부동자세

 

그리고 간간히 내리는

아! 자막같은 비.

 

 

 

 

 편지 쓰기 2

 

- 고 중 영 -

 

 

-이토록 간절해지는 시간을 위하여-

 

**

그 낡은 기억을 위해 마음을 열면

당신은 오늘도 출렁이며 다가오는 그리움

오라! 새벽 바람에 씻긴 작은표정 그대로

오라! 이슬 흠뻑젖은 길 자박자박 밟고 오라

아득히 잃어버렸던 꿈처럼 돌아오라

그득한 물살 스미듯 그리움으로 오라

와서, 텅빈 내 가슴에 네 손을 얹어다오

가난한 내 영혼을 네 체온으로 덥혀다오

 

 

 

 이재산성

- 전남 장성군 장성읍 유탕리 山 -

 

 

퉁소

 

- 고중영

 

 

토씨 하나 못벼린 바람이

대밭에 들어

푸른 화두를 붙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목젖마져 거세당한

몹시도 텅-빈 저 울음소리

 

어느 시인의 이승살이

 

 

 

 절굿공이

 

 

 물봉선

 

 

난 너의 體毛가 좋다.

 

- 고 중 영 -

 

 

 

치마를 벗기고

한 겹 남은 야들한 속옷마자 벗기면

하얗게 드러나는 맨살 드문드문

기도처럼 엎드린 네 體毛 가 좋다.

 

 

가만히 손을 대면

까실하게 전해오는 始原의 맛

순종처럼 부끄러워

숨을 죽인 세포 가득히 고인

아직은 너무 여물지 않은 體液

 

다소곳이 기다리는 네 살 속에

단단한 이를 박으면

신음도 없이 허물어지며 갈라지는

쫀득하고 달콤한 비명이

혀끝에 대롱대롱 매달리고

흔적처럼 남는

한 가닥 터럭을 손가락으로 후벼낼 때

 

나는 야릇한 성취감에 몸을 떤다

 

이 무더운 계절에도

적당히 뜨거운 옥수수가 좋다.

 

 

 

 

 정한(情恨)

 

- 고 중 영 -

 

 

 

어디 바람만 댕댕한
낯선 포구라도 좋겠소
떠날 채비 끝낸
연락선 뱃머리라도 좋겠소.

 

버릴것 다버리고
잊을법한 일 다 잊고도
목숨껏 부지해온 생애 다하기 전
갯바람에 눈물겨워하며 기다린 그 사람
이제는 돌아왔으면 좋겠소.

 

짜임새 성긴 기다림 사이로 놓쳐버린
하 많은 세월속에 손을 씻으며
그립다 않으려고 홀로 정 앓아온 그 사람
이제라도 당도하면
넘어지고 엎으러지며 달려나가
남은 힘껏 부여안고 목 메어 할
그사람 당도하면

늦었다 말하지 못하겠소
끝내 말 못하고
억장이나 무너져 보겠소.

 

- 나는 오늘도 올리 없는 누구를 기다리는가! 비 억수같이 내리는 白餘濟에서-

 

 

 

고중영의 <新作 두줄시>

 

*<사랑에 눈뜨다>는 하이쿠를 다룬 영화였다.

그 영화에서 발췌, 또는 자막을 이미지化 해본 작품들이다.

이 두줄시를 부탁한 병두아우는 인천여중 교장선생님인데

몹쓸병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 많이 호전되고 있으리라 믿으며-.

 

 

바이올린 弦위에 올라앉은 그녀

울림을 따라 몸부림치는 에로티시즘

 

결심할 듯 결심한듯 다가온 입술

방바닥에 벗어던진 너의 망서림

 

조간신문처럼 싱그럽게 다가온 그대

"시작"이라는 단어에 눈이 부시다

 

지긋이 눌러오는 당신 몸무게

못견디게 들어올리는 여인의 노동

 

原始로 回航하는 두줄기 뱃길

덥다가 뜨겁다가 끓어넘친 파문

 

우연히 건드린 농익은 女心

향기처럼 터져버린 붉은 꽃가루

 

수천개의 씨앗이 싹이 트듯

애정에 눈떠가는 소녀의 육체

 

 물을 주어 키운 연보라 창포꽃

당돌하게 몸 벌린 한송이 또 한송이

 

해마다 파먹히는 세월의 잔해

앙상하게 드러나는 연륜의 뼈

 

 

 

 

 

 

 

알며느리밥풀꽃

 

 

 산비장이

 

 

 

 마타리

 

 

 

무릇

 

 

 

 칡꽃

 

 

 

 

 

 


 

 

 

 

 

추석이 낼 모레...?

허면, 벌초꾼 들이 길을 터 놓았으려니....!

 

유탕마을을 출발 이재산성으로 올라 귀바위봉과 불태산 연봉을 따라

 천봉과 병장산을 이어 장성 향교마당으로 내려서겠노라 기세 좋게 출발 했으나.....

 

이재산성까지는 예초기가 잘 돌아갔으나 그 이후는 전혀.

문제는 반바지였다.

 

 대충 치고 갈 수도 있었으나 종아리를 휘감는는 가시 때문에

더 이상의 진군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리고 돌아서기로 한다.

 

이재산성 샘터 주변에 선명하게 흐드러진 물봉선 군락.

 

해가 거의 질 때까지....

진홍빛 물봉선 탐닉에 하염없이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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