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설악 : 장수대 - 대승폭포 - 대승령 - (왕복 4 시간)
◆ 2008. 10. 13 (월)
설악 단풍 탐승에 나서기 전 날
전주 덕진연지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일단 가슴을 벌겋게 채색해 본다.
'08 설악 대승령 오름길의 단풍
높이 약 88m의 대승폭포(大勝瀑布)
명색,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와 더불어
조선의 3 대 폭포로 일컬어 진다는데 오랜 가뭄 탓 이런가...!
물줄기가 모조리 말라버렸다. 그래도 오줌줄기 정도는 남아있을 줄 믿었는데.
애기가 나온김에 폭포에 얽힌 전설이나 한 번 뇌까려보자면.
머언 옛날, 요 아래 한계리에 대승이라는 떠꺼머리 총각이 동아줄을 타고 내려와
폭포 절벽의 돌버섯을 따고 있던 차. 절벽위에서 "대승아, 대승아 ! "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외침이 들려와 올라가보니 어머니는 간 곳이 없고 짚신짝만한 지네가
동아줄을 뜯고있는게 아닌가.
후세 사람들은 죽어서도 아들의 위험을 막아준 어머니의 외침이 메아리 친다하여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승령을 오르면서 건너다 본 '가리봉능선'
오른쪽 부터 삼형제봉(1225m) 주걱봉(1401m) 가리봉(1518m) 순 이다.
초 절정을 보이는 대승령 오름길 단풍
서북능선상의 대승령(1210m)
멀리 북쪽 오른편으로는 저항령과 황철봉(1319m)이 눈에 들어오고
서편의 안산(1430m) 쪽 으로는 고양이바위와 치마바위가 도열해 있다.
장수대 건녀편 가리봉 라인이 가히 환상인데 아쉽게도 탐방금지 구역이다.
절경 탐승이 목적이라 한다면
일단 설악이 맨 앞 순위에 놓이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런지도 모른다.
그것도 더더욱 가을 설악이라면야 일체의 중언부언이 필요 없을 터.
칠흙같은 어둠 속,
마빡에 도깨비 불을 켜고, 적잖은 거리를 그저 죽기 살기로 달려가는 산행 따위는
애시당초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
최대한의 느긋 탐방으로 설악을 호흡하겠노라 결의를 다지고
노쇠한 애마의 신발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나도록 채찍을 가해 당도한 곳은
남설악의 관문 장수대.
내일의 산행을 위한 워밍업 코스로 선택한 대승령 오름길의 단풍.
가을날, 강렬한 오후 햇살이 시뻘건 피빛 단풍을 투과하노라면
투명한 붉음으로 바뀌게된다.
한 떼거리 산객들이 발 밑에 부연 흙먼지를 날리며 열심히 달려가다가도
그럴싸한 단풍앞에 서면, 아쉬움에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놓으며 모두들 설악을 찬미하고 있었다.
옛 말에 이르길.....
용든 보약 석재보다 가을 산행의 효과가 훨씬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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