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아침, 요란한 전화 벨 소리.........
청담 변동해 선생의 화급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온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예? 무슨~~~'
"산너머 고창 문수사에 화재가 났다고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습디다."
~~~~ !? ~~~~
.
.
.
당장에 달려가 보고 싶었으나 어쩐일인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그간 가 보지 못 하다가
요 며칠 전에서야 복잡한 심사를 다소 추스리고 문수사길을 터벅대며 오릅니다.
지난 겨울 내린 눈의 무게를 감당치 못 해 부러져 내린 나무의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익숙한 풍경에서 눈길을 거두고 절에 들어서노라니....
모두가 사라져버리고 시커멓게 그을린 잔해만 남았습니다.
다소 심한 표현일 줄 몰라도
시쳇말로 '내 그럴줄 알았다'라는 말이 입 안을 맴돕니다.
불에 타버린 저 두어채의 건물들...
불가식 표현을 빌리자면 요사채라 하던가요?
문제는,저 불에 타버린 건물들 중 왼편에 지어진 건물에 있었습니다.
온통 장작으로 둘러쌓인 정체 불명의 건물....?
우연한 기회에 한번 들어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찜질방이었습니다.
도대체, 사찰에 무슨 찜질방???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없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에....!
대웅전 공포의 귀면
지붕을 떠 받치는 용과 봉황
부처님의 꾸짖음이 저 정도에서 멈추었기에 그나마 대웅전을 비롯한
여타의 전각들은 화마의 재앙을 피할 수 있었을겝니다.
그 누구보다도 청량산과 영축산과 축령산과 문수산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무겁고 참담한 심정으로 옥죄인 마음을 쓸어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만약, 만약에....
저 화재로 천연기념물 단풍숲이 불에 타 버렸다면..... !
생각만 해도 끔찍하기에 몸서리가 쳐 집니다.
문수사의 화재, 숭례문의 소실까지.
*** 火 火 火 ***
무자년
주역의 막대기는 정녕 활활 타고있는 형국이란 말인가.....?
나무찜질방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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