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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천자암 쌍향수

천연기념물 제88호

 

曹溪山 松廣寺 天子庵 雙香樹

조계산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참으로 오랜만에 쌍향수를 친견코자 천자암 급경사를 오른다.

 

 

 

 

 

 

과거엔 보지 못했던 신축 전각도 몇 채 보이는 가운데 

옛 시절 달랑 한 채에 불과하던 천자암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 역시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종각.

그렇다면 저 아랫마을에서 이 범종 소리는 어떻게 들릴지 사뭇 궁금.

 

 

 

 

쌍둥이 형상의  곱향나무 두 그루가 온 몸의 근육을 비틀어 하늘을 향하는 모습.

수목의 가치에 있어서나 수세의 아름다움에 있어 내가 꼽는 나라 안 최고의 명목.

 

 

 

 

 

 

 

 

 

 

 이 두 그루의 곱향나무에는 천자암 창건자인 담당국사와 연관된 전설이 전한다.

보조국사가 금나라 장종(章宗) 왕비의 불치병을 고쳐준 것을 인연으로  왕자 담당을 제자 삼아 귀국한 뒤,

그가 짚고 온 지팡이들을 암자의 뒤뜰에 꽂아둔 것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란 것이라는....

 

 

 

 

 수령이 근 천년에 높이는 약 13m에 이르는 장대한 모습의 곱향나무.




 

향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 교목으로 학명은 Juniperus Chinensis Limme

 

 

 

 

 

 

 

 

 

내가 처음 이 나무 앞에 섰던 게 60년대 말 고교 시절로 기억 되는데

그때의 가슴 절절했던 감동은 오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

 

 

 

 

 

 

 

 

 

 

 

 

 

 

 

 

이 천자암 쌍향수는 달력을 비롯, 기념우표, 기념메달 등 여러 곳에 등장하기에

나무에 별 관심 없는 이들도 배배 꼬인 이 나무의 이미지 만큼은 기억하는 이가 많다는 사실.

 

 

 

 

 

 

 

 

 

작년에 입적하신 활안 스님의 오도송이 주련에 내 걸렸다.

 

 

 

 

 

通玄一喝萬機伏 통현일할만기복

통현의 할에 온갖 번뇌망상 굴복하니 

言前大機傳法輪  언전대기전법륜

말 이전에 한소식이 법륜을 전하도다 

 法界長月一掌明   법계장월일장명 

삼라만상 한 손바닥에 밝았으니 

萬古光明長不滅  만고광명장불멸

 이 도리는 만고에 다함이 없네.

 

 

 

 

 

 

 

 

 

 

 

 

오래 전, 오늘처럼 해질녘 천자암에 올라

 마당 끝에서 서녘으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하고 있던 차.

 

등 뒤로 들려 오는 활안(活眼) 스님의 굵직한 목소리.

"어둡기 전에 어여 산을 내려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본디 불가의 산에는 산을 상징하는 산주(山主가 있기 마련.

그러나 오늘 찾은 조계산 천자암은 웬지 모르게 정적에 휩싸여 휑한 느낌.

 

 작년, 세수 94세  법랍 67세로 입적하신 조계산 호랑이

 활안 스님의 장삼 자락이 그만큼 깊고도 넓었다는 반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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