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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축제·전시·공연

10대 지옥으로의 초대

 

조선불화 10대 지옥

 

- 대원사 시왕탱 특별전 -

 

대원사 티벳박물관 소장 지장탱화 및 시황탱화는 조선 영조 42년(1766년)에 조성한 것이다.

화기에 따르면 지장탱화는 비구니 묘성스님 등이 돌아가신 어머니 정씨 영가를 위하여 대시주가 되었으며,

 시왕탱화의 시주자들도대부분이 스님들로써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공덕을 빌고자 불사에 동참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탱화를 그린 금어(金魚)는 모두 18명인데 모두 스님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원사 시왕탱화는 조선 중기 해인사, 송광사, 흥국사등의 뛰어난 탱화를 남긴 의겸(義謙)의 화맥을 이은

색민(色敏)을 수석 금어로 하여 신심과 필력을 갖춘 18명의 화승들이 참여하여 이룩한 뛰어난 성보 문화재이다.

대원사 티벳박물관에 소장된 13점의 조선불화는 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의 심사를 거쳐

2004년 6월 12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 266호로 지정되었다.

 

玄藏 |대원사 티벳박물관장

 

 

 

대원사 지장탱(大原寺 地裝)

 

1766년, 비단에 채색, 155×214 대원사 티벳박물관 소장

 

중앙의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측에 도명존자와 문수보살, 관세음보살, 금강장보살이 시립 하였고

다시 그 옆에 동방지국천왕, 남방증장천왕이 배치되었다. 우측으로는 무독귀왕과 보현보살, 대세지보살, 제장애보살

그리고 북방다문천황, 서방광목천왕이 모셔져 있다. 전체 구성이나 상호, 채색 등이 나무랄데 없는 우수한 탱화이다.

 

불화를 그리는 불모(佛母)들의 본보기가 될 작품으로 석정스님은 평가하고 있다.

대원사 극락전에는 백의관음도와 달마대사도가 서로 마주며 대형 벽면에 그려져 있다.

이제까지 벽화의 제작연대를 확실히 알지 못했는데 지장보살 왼쪽에 그려진 관음보살의 상호와 기법이

 똑 같은 것으로 보아 의겸의 제자 색민의 작품임을 추정할 수 있다.

 

 



 

 

 

 

 

대원사 시왕탱 (제1 진광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1 진광(秦廣)대왕도는 사람이 죽은 후 초칠일에 명라전(冥羅殿)이라 현판을 단 대왕청에서 처음 죄를 다스리는 모습이다.

윗 부분은 손에 규(圭)를 든 대왕이 판관 귀왕 동자 사자 등 15명의 권속들이 책상의 좌우로 시립한 가운데 서류를 보면서

죄를 헤아리는 판관을 내려다 보고 있다. 채운으로 구분한 그 아래로는 왼편에서부터 커다란 칼을 쓰고 판관의 질책을 받으며

죄를 다스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생들과 죄지은 중생들을 줄로 엮어 가는 귀졸이 있다. 그에 이어서 판관이 두루말이에 적힌

죄고를 읽어가자 귀졸이 죄인을 철판 위에 눕혀 놓고 쇠못을 박는 철상(鐵床) 지옥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고 있다.

그 가운데 지장보살이 합장하고 서서 죄인들의 구제를 약속한다.

 

 

 

 

 

 

대원사 시왕탱 (제2 초강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2 초강(初江)대왕도는 이칠일에 죄를 다스리는데 이곳 대왕청의 현판은 염라전(閻羅殿)이다.

대왕은 13명의 권속들과 죄를 판단하고 있다. 아래에는 한편에서 지장보살이 지켜보는 가운데

 칼을 쓴 죄인의 죄과를 서류로 확인한다. 오른편에서는 판결이 난 죄인을 판자에 묶어 세우고

 배꼽에서 창자를 길게길게 뽑아내는 박피(剝皮)지옥의 형상을 그렸다.

 

 

 

 

 

대원사 시왕탱 (제3 송제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3 송제(宋帝)대왕도는 사칠일에 명라전 대왕청에서 14명의 권속들과 망자의 죄를 판단한다.

죄를 지은 망자들은 손발이 얽히고 묶인 채로 땅에 나뒹군다.

두 손 모아 판관들에게 잘못을 빌어 보지만 이미 기록에 나와 있어 어쩔 도리가 없다.

생전에 거짓말한 죄인은 형틀에 묶여 피를 흘리며 혀가 길게 뽑히고 그 위에서는

귀졸이 소를 몰며 쟁기질을 당하는 발설(拔舌)지옥이 전개된다. 

 

 

 

 

대원사 시왕탱 (제4 오관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4 오관(五官)대왕도는 사칠일에 명라전 대왕청에서 16명의 권속들과 대왕청을 차려 죄를 다스리는 모습이다.

생물을 죽여 고기를 먹은 죄인들은 철창으로 꿰어 끓는 가마솥에 통째로 넣는 확탕(鑊湯)지옥이다.

무거운 칼을 쓰고 차례를 기다리는 죄인들은 숨이 막히는데 그 와중에서도 담뱃대를 놓지 못하는

중생도 눈에 띤다. 지장보살은 산개를 받쳐 동자와 함께 이 화급한 상황을 합장하며 지켜본다.

 

 

 

 

대원사 시왕탱 (제5 염라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5 염라(閻羅)대왕도는 금강경을 머리 위에 얹고 면류(冕旒)를 좌우로 한 줄씩 늘어뜨린 대왕관을 쓴

염라대왕이 직접 붓을 들고 17명의 권속들과 오칠일에 죄를 가리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염라전이란 이름이 당연한 것이어서 그런지 대왕청의 현판도 달지 않았다. 이리저리 묶어 아무렇게나 팽개쳐 놓은

중생들을 머리채를 끌어 한 사람씩 업경대(業鏡臺) 앞에 세우면 생전의 일이 한 점 남김없이 그대로 다 드러난다.

이 중생은 짐승을 때려잡은 과보가 나타나자 아연해 하며 확인하고 있다.

죄인들을 한꺼번에 몇 명씩 쇠절구에 넣어 쇠방아로 찧는 대애(碓磑)지옥이 펼쳐진다.

 지켜보며 순서를 기다리는 죄인들은 이 순간에라도 합장하며 잘못을 뉘우친다.

 

 

 

 

 

 

 

 

 

대원사 시왕탱 (제6 변성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6 변성(變成)대왕도는 육칠일에 망자들이 죄를 판단하는 모습이다.

대왕은 한손에 규를 들고 한손에는 붓을 들었다. 칼이나 몽둥이로 남을 괴롭혔던 망자는 옥졸이 창으로

몸을 꿰어날카로운 칼로 된 산에 던져 꽂는 형벌을 받아야 하는 도산(刀算)지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손발이 묶여 기다리는 도중에도 죄인은 옥졸의 밑에 깔려 몸이 뒤틀리고 다리가 꺾인다.

한켠에서는 판관이 지장보살에게 죄인의 죄과를 아뢰고 있다.

 

 

 

 

 

 

 

 

 

 

대원사 시왕탱 (제7 태산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7 태산(泰山)대왕도는 망자의 칠칠일에 명부전 현판을 단 대왕청에서 권속들과 명부에 온 중생들의

잘잘못을 다스리는 모습을 그렸다. 이곳에도 힘겹게 칼을 쓴 죄인들은 많기도 하다.

두 판을 높이 세워 사이에 묶은 죄인을 옥졸이 양쪽에서 톱으로 써는 거해(鋸解)지옥이 전개된다.

 

 

 

 

대원사 시왕탱 (제8 평등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8 평등(平等)대왕도는 백일째에 염왕전 대왕청에서 일월이 표시된 면판을 붙인 작변을 쓴 대왕이

권속들을 거느리고 망자들의 업보를 판단하는 모습이다. 넓직한 바윗돌 사이에 죄인을 무더기로

끼워 놓고 올라타서 돌판을 내리누르며 죄인을 짓이기는 중합(衆合)지옥이 펼쳐진다.

두 절벽과 같은 산덩어리가 통째로 합해지면서 온통 묻어버리는 광경을 연상한 것이다.

기다리는 죄인은 넋이 나가 입이 다물어질 줄을 모른다.

 

 

 

 

 

대원사 시왕탱 (제9 도시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152×89cm

 

제9 도시(都市)대왕도는 망자의 일주기 때에 판결루(判決樓)라는 현판이 붙은 대왕청에서 망자의 업보를

다스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합장을 한 대왕과 판관들이 하늘을 지켜본다. 큰 저울을 세워 죄과를 쓴 문서를

달아 죄의 경종을 가린다. 한편에는 거의 발가벗긴 죄인들이 빙산(氷山)에 갇혀 추위에 떠는 한빙(寒氷)지옥이다.

판결이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이 판에서 지장보살은 판결루 지붕 쪽에서 구름을 타고 지옥중생을 구제하러 오고 있다.

 

 

 

 

 

대원사 시왕탱 (제10 오도전륜대왕)

1766년, 비단에 채색, 89×152cm

 

제10 오도전륜(五道轉輪)대왕도는 두무형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대왕이 재판이 끝난 죄인들은 업보에 따라

육도윤회의 길로 가려 떠나보내는 정경을 묘사하였다. 아래편에 악귀들이 귀를 세운 흑암(黑暗)지옥이 있다.

재판을 마친 되인들은 옥졸 주변에 모여 다음 길을 준비한다.

탁자 위에 놓인 윤판 위에 올라앉은 귀졸의 머리에서두 줄기로 솟아난 육도가 하늘로 솟구친다.

아래로 지옥부터 시작하여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세계가 차례로 눈에 스친다.

 

 

 

 

 

 

 

 

 

대원사 사자탱(감제)

1766년, 비단에 채색, 81.5×151.5cm

 

감제(監齊)는 원래 선종에서 쌀과 곡식을 수호하는 신이다.

감제사자는 푸른 말을 타고 장군을 데리고 저승길을 인도한다.

 

 

 

 

 

 

 

 

 

대원사 사자탱(직부)

1766년, 비단에 채색, 80.5×153cm

 

직부(直符)사자는 원래 사부사자로 태어난 사주(년· 월 · 일 · 시)가 있듯이

죽음의 시간(연직 · 월직 · 일직 · 시직)이 되면 데리러 오는 저승사자이다.

새의 깃털을 꽂은 장군을 거느리고 흰 말을 타고 온다.

 

 

 

 

 

 

제1 진광대왕 (左)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망자는 죽은 지 7일 되는 날에 먼저 진광대왕전에 당도한다. 이 왕은 부동명왕의 화신이라고 한다.

무릇 불효를 하였거나 인과를 믿지 않는 자는 이곳에서 고통을 겪게 된다.

 

제2 초강대왕 (右)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2·7일 되는 날에는 초강대왕전에 이르게 된다. 이 왕은 석가모니불의 화신이라고 한다.

왕전까지는 세 갈래의 길이 있는데, 죄업의 경중에 따라 가벼우면 좋은 길로, 무거우면 험난한 길로 가게 된다.

 

 

 

 

제3 송제대왕 (左)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3·7일 되는 날에는 송제대왕전에 도착하게 된다. 이 왕은 문수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큰 죄업을 지은 사람은 여기에서 명도의 길이 얼마나 험난하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제3 오관대왕 (右)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4·7일에 도착하는 곳은 오관대왕전이다. 이 왕은 보현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주로 말로 지은 악업을 심판받게 된다.

 

 

 

 

 

제5 염라대왕 (左)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5·7에는 지장보살의 화신이라고 하는 염라대왕전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는 '업경대' 라는 거울이 있어서 삼세의 업행이 그 속에 숨김없이 나타나게 된다.

 

제6 변성대왕 (右)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6·7일 되는 날에는 변성대왕전에 당도한다. 이 왕은 미륵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역시 거울과 저울로 생전의 업행을 심판하며, 망자를 위해 군선징악의 가르침을 배푼다.

 

 

 

 

 

 

제7 태산대왕 (左)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7·7일 되는 날에는 태산대왕전에 당도한다. 이 왕은 약사여래의 화신이라고 한다.

대왕전 앞에는 지옥 · 아귀 · 축생 · 수라 · 인 · 천의 6도로 통하는 여섯개의 문이 있는데

태산대왕의 심판으로 각각 그 중 한 문으로 돌아서 다음 왕전으로 가게 된다.

 

제8 평등대왕 (右)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죽은지 백 일 날에는 평등대왕전에 당도하게 된다. 이 왕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성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심은 매우 자비롭다고 하며 형벌을 다스리는 동시에 교화의 말을 들려 준다.

 

 

 

 

제9 도시대왕 (左)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죽은 지 일 년 되는 날에는 도시대왕전에 당도하게 된다. 이 왕은 대세지보살의 화신이라고 한다.

왕전 앞에는 불상자가 놓여 있는데, 무거운 죄업을 지은 사람이면 불상자를 열 때 뜨거운 불꽃이 온 몸을

불사른다고 한다. 만약 죽은 지 일 년이 되는 날, 유가족들이 법화경을 옮겨 쓴다든지 불상을 조성한다든지,

또는 팔재계를 받으면 그 복력이 특별한 힘을 일으켜 죽은 사람의 고통을 구제하여 준다.

 

 

제10 오도전륜대왕 (右)

19세기, 49.5×15.3cm, 비단에 채색

저승길에서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왕전은 아미타 부처의 화신이라고 하는 전륜대왕전이다.

지옥중생을 통솔하고 중생의 어리석음과 번뇌를 다스리며 눈이 열 개나 되고 어깨가 넷이나 되는 옥졸들이

망자의 죄업을 검하하게 된다. 여기에서 생전에 지은 업행을 통해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날 것인가가 판정된다.

복덕이 크면 인간이나 천계에 태어나고, 죄업이 크면 축생이나 아귀계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옥1 중생들이 줄에 묶에 또는 칼을 쓰고 재판을 기다리고 한 중생은 철판 위에 쇠못으로 박히는

철상지옥의 고통을 겪고 있다. 어느 지옥 장면이나 지장보살이 자리하여 이들의 구제를 서원한다.

 

 

 

 

지옥2 한편에서 칼을 쓴 죄인의 죄과를 서류로 확인한다.

 판결이 난 죄인을 판자에 묶어 세워 배꼽에서 창자를 뽑아내는 박피지옥이다.

 

 

 

지옥3 두 손 모아 판관에게 잘못을 빌지만 손발이 묶인 죄인들은 땅에 나뒹군다.

거짓말한 죄인을 형틀에 묶고 혀를 길게 늘여 옥졸들이 쟁기질을 하는 발설지옥이다.

 

 

지옥4 생물을 죽여 먹은 죄인들을 끓는 가마솥에 통째로 넣는 화탕지옥에 가야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죄인들은 숨이 막힌다.

 

 

지옥5 과거 잘못을 숨기려 해도 업경대(業鏡臺)에 한점 남김없이 그대로 드러난다.

짐승을 죽인 과보가 확인된 죄인은 쇠절구에 넣어 쇠방아로 찧는 대애지옥이 갈 길이다.

 

 

지옥6 칼로 남을 괴롭힌 망자는 창에 꿰어 날카로운 칼이 솟은 칼산지옥에 꽂혀 지내야 한다.

 

 

 

 

 

 

지옥7 두 판을 높이 세워 사이에 묶은 죄인을 양쪽에서 톱으로 써는 거해지옥.

 

 

 

 

 

지옥8 널찍한 바윗돌 사이에 죄인을 무더기로 끼워놓고 돌판을 내려뜨려 죄인을 짓이기는 중합지옥.

기다리는 죄인은 넋이 나가고 만다.

 

 

지옥9 큰 저울을 세워 죄과를 쓴 문서를 달아 경중을 가린다.

한편에는 거의 발가벗긴 죄인들이 빙산에 갇혀 추위에 떠는 한빙지옥이다. 판결이 마무리되어가는 이 판에서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 곁이 아닌 판결루 용마루에서 지켜보고 있다.

 

 

지옥10 아래편에 악귀들이 귀를 세운 흑암지옥이 있다. 재판을 마친 죄인들은 옥졸 주변에 모여 다음 길을 준비한다.

머리에서 뽑아올린 육도가 하늘로 솟구친다. 천상 인간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이 차례로 어슴푸레 눈에 스친다.

 

 

 

- 대원사 시왕도의 의의 -

 

대원사 소장 시왕도는 영조 42년(1766)에 조성된 것이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영조대에 그려진 시왕도는 여러 작품이 있지만 그 중에는 2폭으로 그린 것도 있고

또 10폭으로 그려 모두 남은 것은 서너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10폭이 온전한 대원사 시왕도는 일차적으로 그 자료적 의미가 크다.

 

그보다도 대원사 시왕도가 갖는 역사적 의의는 그 조형성에 있다.

 대원사 시왕도 역시 조선 후기 시왕도의 전통적인 구성 체계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대원사 시왕도는 다른 시왕도와 달리

시왕이 자리잡은 마당을 새롭게 구성하였다. 각 폭마다 시왕이 주재하는대왕청 건물을 시설한 것이다. 일반적인 시왕도가

대왕의 의자를 표시하거나 대왕 후방에 세폭으로 굽은 병풍을 세워 대왕의 위엄을 나타내고자 했는데, 대원사 시왕도는

화려한 궁궐형 대왕청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정면을 바라보는 시왕의 얼굴을 이쪽저쪽으로 돌려 변화를 시도하거나 시왕

주위를 오색 구름으로 감싸 변화를 주는 정도의 소극적인 변화보다 훨씬 적극적인 시도이다.

 

대왕청 주위에는 조선적인 정취를 강하게 드러내는 각기 다른 화초를 그려 당대 진경문화의 분위기 속에서 일반회화의 발달

에서 보였던 진취적 면모를 수용하였다. 인물과 지옥 장면의 구체적인 묘사 역시 뛰어나다. 표정의 자연스러움은 지옥의

험악한 내용이나 경직된 모습으로 생각하기 쉬운 시왕에 대한 느낌을 친근하게 바꾸어 준다.

이와 같은 점에서 대원사 시왕도는 전형적인 시왕도는 전형적인 시왕도로 손꼽는 옥천사 시왕도나 통도사 시왕도 등과

 나란히 당대를 대표하는 시왕도로 평가되어 한다.


대원사 시왕도는 10폭으로 나누어 각 시왕의 재판 모습과 그가 주재하는 지옥의 일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시왕도는 고려시대 이래도 지장 삼존과 시왕을 한 폭에 그리는 지장시왕도로 그려졌다.

승형 지장보살과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의 삼존 주존을 중심으로 제왕형의 시왕이 좌우에 열립해 있으며 그에 이어

사명(司命) 사록(司祿) 기타 권속들이  한 무리를 이루고 아래쪽으로 판관(判官) 사자(使者) 귀왕(鬼王) 옥졸(獄卒) 들이

시립하여 대군상을 이룬다. 

 

지옥의 형상을 나타낸 것으로는 감로도(甘露圖)도 있다.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망자는 지옥에서 구제될 수 있지만 이들을 결국 인도해야 할 곳은 극락이다.

극락왕생이 궁극의 목적이다. 지옥 중생의 넋을 천도하는 반승(飯僧) 의식을 베풀어 극락교주 아미타불 일행이 서방정토로

인도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 감로도다. 업의 굴레에서 헤매는 중생에게 감로를 베풀기 위해서는 특정한 의식절차가 필요한 데

그것이 시식이다. 감로탱은 불보살이 내영하는 상단과 반승 의식을 거행하는 중단과 아귀와 육도를 보인 하단으로 삼계를 이룬다.

하단의 육도중생이 받은 업의 굴레가 중단의 의식을 행한 공덕으로 상단의 불보살을 감응케 하여 불보살이 감로를 베풀게

되고, 하단의 중생들은 그를 통하여 고통의 업장을 소멸한다는 것이 감로탱의 구성이다.

 

이처럼 한폭에 여러가지 내용을 담아 이루는 다른 불화들과 달리 시왕탱은 10폭이 한 묶음을 이루어 서로 이어지는

하나의 구상을 도상으로 말해주므로 주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각 폭마다 업보의 재판과 지옥의 중요한 장면을

보여주므로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훨씬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시왕상이 그렇듯이 시왕도 역시 불보살과 같이

정형화된 조형이 아니라 세속의 제왕들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에 표현도 자유로워 매우 탄력적인 형상화 작업이 가능하고

따라서 창의적인 일품 도상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원사 시왕도도 그런 예에 속한다.

 

한편 시왕도 중에서 염라대왕만을 그린 현왕탱(現王幀)도 자주 그려져 지장전이 아닌 대웅전과 같은 주불전의 한켠에

봉안 되었다. 보다 현실적인 기원을 많이 찾는 신앙인들의 바람에 맞춰 사원이 적응해온 결과이다.

 아랫부분의 지옥 광경을 지우고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판관 사자 동자들이 둘러싼 현왕탱의 염라왕은 천자가 쓰는 작변 위에

일월(日月)이 그려지거나 경책이 얹혀졌다. 현왕은 다음 생에 보현왕(普現王) 여래가 되어 대륜성왕(大輪聖王)과

 전륜성왕(轉輪聖王)을 좌우 보처로 삼고 범천 제석 사천왕 판관 녹사 사자를 권속으로 거느리고 명간회주(冥間會主)가 된다.

그런데 시왕도의 중요한 뜻은 위엄있는 시왕과 더불어 험악한 지옥 세계를 보여주는데 있다.

갖가지 형태로 묘사된 시왕도 속의 지옥도는 이 모두가 사람들이 상상하는 갖가지 죄행과 이를 저질렀을 때

받을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실제 상황으로 묘사해 낸 것이다.

 

지옥(地獄)이란 말은 인도어 나라카(naraka)를 풀이한 말로 소리나는 대로 나락이라고도 불러 왔다.

지옥 사상은 베다에 나오는 지옥의 주재자 야마왕을 불교에서 수용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땅 밑에 있는 어둡고 비참한 나라인 구루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그리스와 인도에 영향을 주었다. 기독교의 전개와 더불어

신의 왕국인 천당과 악마의 왕국인 지옥이 나뉘었으며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은 지옥 편력을 다루고 있다.

 

불교의 지옥은 이 세계를 크게 나누어 깨달음의 세계와 미혹한 세계로 나눌 때

그 가장 아래 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 위 포스팅 모두는 아래 도록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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