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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고천제

태백산 고천제 - 2편 -

 

태백산 고천제

 

- 2편 -

                                                                                    

                                                                                                                         2012. 9. 4 ~ 5

 

이귀선님의 율려춤

 

 

 

 

 

 

 

 

 

 

 

 

 

 

 

 

 

 

 

 

 

 

 

 

 

 

 

 

 

 

 

 

 

 

 

 

 

 

 

 

 

 

 

 

 

 

 

 

 

 

 

 

 

 

 

 

 

 

 

 

 

 

 

 

 

 

 

 

 

 

 

 

 

 

 

 

 

 

 

 

 

 

 

 

 

 

 

 

 

 

 

 

 

 

 

 

 

 

 

 

 

 

 

 

 

 

 

 

 

 

 

 

 

 

 

 

 

 

  

 

 

 

 

 

 

 

 

 

 

 

 

 

 

 

 

 

 

태백산 고천문

 

 

 

하늘이시여.

땅을 딛고 살아가되 하늘을 품은

신령한 짐승들이 오늘 거룩한 태백에 이르렀습니다.

 

 

진리의 길을 밝혀 보이심에 스승이 계시며,

그 길에 저희가 애오라지 들고자 함이니,

예부터 크게 빛 밝은 이 자리에서

어찌 감축하지 않겠습니까.

 

 

임진의 벽두 백설이 건곤을 이룬 한라의 품에서

신령한 짐승들이 하늘 길에 첫 발자국을 찍었으며,

삼월의 지리, 오월의 계룡, 칠월의 속리를 거쳐

이제 아득한 태백의 가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곡식은 곡식대로 익게 하시고,

풀씨는 풀씨대로 던져두시는

하늘이시여.

여기 신령한 짐승들이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시고

그들의 간구를 거두시며

또한 멀리 뿌려주소서.

 

 

하늘이시여.

하늘 아래 태백에 선 사람의 이 자리가

그대로 우주의 중심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어찌 자기 자리를 벗어나

자기 아닌 것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이 땅에 처음 하늘이 열린 그 뜻도

사람으로 하여 하늘 땅 사람이 하나임을 밝히신 것이며,

더 밝은 빛의 뫼 태백의 내력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로지 사람이 선 이 한 자리에서 시작하고,

이 한자리로 돌아오는 걸음이 언제나 첫 걸음이며

또한 쉼 없이 진리를 찾아가는 길이 되게 하소서.

 

 

무릇 목숨붙이들이 먹지 않으면 부지할 수 없으니

어찌 먹는 것이 하늘과 다르겠습니까.

먹는 것으로 바른 기운을 차리고

바른 기운으로 하늘의 뜻 품는 것이니

이 한 몸의 바른 기운이 어찌 하늘과 떨어져 있겠습니까.

 

 

하늘이시여.

사람의 일이 밥을 바르게 짓고

밥을 바르게 먹고

밥을 바르게 나누고 공경히는 것으로

시작하고 또 끝나도록 하소서.

 

 

인위로 하여 자연에서 멀어지는 것이 오늘의 문명이라면

이로부터 또한 사람이 자신의 본성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니

멀어진 사람의 소중함을 누가 있어 돌이키겠습니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이어지는 슬기를 회복하여

나부터 먼저 새 문명을 이루게 하소서.

 

사람이 하늘로 이어지는 길이 어찌 지극하지 않으리오.

 

첫 걸음이 곧 영원한 한 걸음이니

한결같은 걸음으로 진리의 자리로 나아가게 하소서.

새 문명이 열려도 내가 선 이 자리에서 시작됨이니

오로지 정성으로 다짐할 뿐입니다.

 

 

일찍 스승께옵서 “현기불로 물위심급

(玄機不露 勿爲心急)”이라 하셨습니다.

아득한 하늘의 이치란 드러나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이 마음을 급히 먹지 말라하신 것입니다.

 

하늘을 우르는 마음에 부끄러움과 뉘우침이 어찌 없겠습니까.

그러나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나아가려는 다짐 속에

복된 기운과 기쁨이 복받쳐 오릅니다.

 

 

하늘 땅 더불어 사람이 바로 서는 그 중심으로

첫 걸음이며, 언제나 한결같은 걸음으로

신령한 짐승들이 발자국을 새겨 나가겠습니다.

 

 

하늘이시여. 굽어 살피소서.

 

 

 

 

 

                 단기 사천삼백사십오년 구월 오일

                 태백산 천제단에서

 

 

 

                 신령한 짐승들과 함께

                 강릉인 목 영주 심고

 

 

 

 

 

 

 

 

 

 

 

 

 

 

 

 

 

 

 

 

 

 

 

 

 

 

 

 

 

 

 

 

 

 

 

 

 

 

 

 

 

 

 

 

 

 

 

 

 

 

 

 

 

 

 

 

 

 

 

 

 

 

 

 

 

 

 

 

 

 

 

 

 

 

 

 

 

 

 

 

 

 

 

 

 

 

 

 

 

 

 

 

 

 

 

 

 

 

 

 

 

 

 

 

 

'신령한 짐승들'이 합창하는 '아리랑'

 

 

 

 

 

 

신령한 짐승들의 면면

 

 

 

 

 

 

 

 

 

 

 

 

 

 

 

 

 

 

 

 

 

 

 

 

 

 

 

 

 

 

 하단으로 이동한 신령한 짐승들.

 

 

 

 

 

 

 

 

 

 

 

 

 

 

 

 

 

 

 

 

 

 

 

 

 

 

 

 

 

 

 

 

 

 

 

 

 

 

 

 

 

 

지난 50년대 중반 어떤 무녀에게 현몽이 있어 세우게 되었다는 단종비각.

명문엔 이렇게 적혀 있다. 

조선국태백산단종대왕비(朝鮮國太白山端宗大王碑) 

 

 

 

 

 내림길에서 만난 어제 밤 그 녀석.

 

 

 

 

 

다시 돌아온 망경사

 

 

 

 

 

 

우리나라 100대 명수라는 태백산 용정수

 

 

 

 

 

 

태백산 고천제에 참석하신 분

 

순우당, 도선, 조혜민, 박혜민, 이수용(서울).

윤중, 이혜경(지리산).

일포당, 정심당(변산).

다천(장성),

법화, 이선희, 이욱희, 박미숙(제주).

목영주(강릉), 목운규(임계), 홍진표, 오영애 외 1명(태백). 양복희(원주),

선정, 일봉,  이금숙(대구).

자상, 어진(정읍). 

해우(거제), 관중(창원), 성초(밀양), 정정철(창녕), 여류(함안)

 

천제 때의 소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관/ 초헌관 목영주, 아헌관 자상, 정심당, 이선희

유사 집례/ 윤중

축관/ 순우당

집사/ 단디, 박혜민

헌다/ 이수용

정화/법화, 도선, 선정

 

이번에 봉헌된 제수는

벼 한단, 발아보리, 통밀, 쥐눈이 콩, 기장, 녹두, 적두, 옥수수, 감자, 황태포, 오징어포,

황태, 유기농 막걸리, 사과, 호두, 동해바닷물, 동해바다 모래. 정한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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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로 한민족의 신령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온 태백산 천제단. 

  백두대간을 달려온 지기가 상서로움으로 뭉쳐진 지점이요,

 영동 남부와 경북 북부, 소백산지역에까지 서기를 용출하는 지점이 바로 태백산일 터.

 

 

한라산 사라오름, 지리산 하악단, 계룡산 중악단, 속리산 흰빛터의 고천제를 이은

강원의 태백산 고천제는 결코 호락호락 천제단의 접근을 허용치 않고 있었다.

궂은 날씨도 그러하려니와, 일전 태풍으로 제단 주위 돌담이 일부 무너져 내린 것.

 

 

언젠가 철딱서니 없는 자들의 소행으로  천제단이 훼손된 전력이 있는 바,

빗속 운무를 뚫고 올라온 태백시 문화관계자와의 날 선 신경전도 기꺼히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경향각지의 청정한 정심(正心) 앞에 태백의 하늘도 기꺼히 감응하고야 말더라는 사실.

 

 

 짙은 운무와 거센 바람에 실려오던 빗줄기도 서서히 잦아드는 천왕단.

마침내 '신령한 짐승'들이 손에 손을 맞 잡고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다.

생명이 곧 하늘이요, 내가 곧 우주임을 새삼 자각하는 숭엄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땀흘려 오른 신성한 근원의 자리 태백에서 올려진 고천제.

 하늘과의 교감을 통해 나를 정화하고, 정화의 바탕위에 공동체를 지향하는 삶.

대저, 한민족이 이어온 올곧음의 원형질은 바로 이런 모습이리라.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Jean W. Beck - Tears Of Steinway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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