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0
편백나무 판재로 틀을 짜서
그 안에 황토를 다져넣는 방식으로 벽체를 세운 모습
건축에 들어가는 모든 목재는 오로지 편백.
사람이고 집이고 간에 숨을 쉬어야 한다는게 쥔장의 철학.
쥔장 내외
상 량 문
- 희뫼 김 형 규 -
채마밭 바라보며 詩 읽어보며
뜨는 달 부는 바람으로
사는世上 의심 풀리라
맨 왼쪽이 흙집의 쥔장이고
가운데는 도예가 희뫼 김형규 선생, 오른쪽은 서양화가 박주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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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삼계면 수련산 자락 죽림마을에 지인 한 분이 흙집을 짓고 있는 중.
마침 상량식이 있다기에 막걸리도 한 잔 할겸, 들러서 이모 저모 살펴 보았다.
편리함을 추구한다면야 당연히 흙벽돌을 사용했겠지만, 흙벽돌 축조를 거부하고,
편백판재로 틀을 짜서 그 안에 황토를 다져넣는 방식의 일체형 벽체를 세운 모습.
최소 방 한 칸은 구들을 놓아, 등을 지질 수 있게 배려했으며,
구들장도 오랫동안 불 맛을 본 근처 폐가의 것을 가져다 깔았으니 깨질 염려도 걱정 뚝.
거기다 집 전체의 모든 목재는 모조리 편백 일색이라면야 무얼 더 바라겠는가?
한 마디로 쥔장의 독특한 철학이 녹아든 상큼한 황톳집 한 채가 지어지고 있다는 말씀.
30 평 건물이라는데 소재가 흙이어서인지 그리 커 보이지 않는 점도 매력이었다.
자고로 위압감 따위나 근처 자연과 어우러지지 않고 엇박으로 나가는 집은 빵점 건축물.
저렴하게 장만한 지가의 액수 또한 대 만족. 성심이 닿았기에 그리될 수 있었으리라.
집 앞으로 펼쳐지는 전경이야말로 이 집의 최대 매력이라는 사실은 모두다 공감하는 터.
아홉 황제의 전설을 품은 산세 수려한 구황산을 비롯,
영산기맥상의 고산, 고성산 등이 차례로 달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동네 아랫쪽엔 비보의 개념이 확실한 죽림제가 자리하고, 등 뒤론 수련산이 감싼 형국.
이만한 지세라면야 나같은 치깐풍수(?)도 한 눈에 괜찮은 양택지 임을 알아볼 수 있겠다.
가만 보아하니 이곳 죽림마을을 비롯, 바로 옆 '희뫼요'가 들어서는 청림마을 일대가
요즘들어 소위 한 소식 내지, 한 근기 하는 인물들의 집합처가 되어가는 모양새.
괜찮은 인물이 모여드는 곳엔 으레 문사철과 예술의 향기가 넘쳐나는 법.
왕무식이 삼류를 벗어나려면 향내의 원천인 그들의 지근거리에 있어야 할거고,
그렇다면 근처 어디 토굴이라도 한 칸?
생각과 그림 다 좋은데 문제는 쩐이로다...
.
.
.
뭐 까짓것,
산꾼 전용 처소인 비박 전용 텐트 하나면 만사가 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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