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의 문화 살롱 세심원 |
일전에 담근 고추장 뚜껑을 열고서 한 컷
오늘의 주제 여린 찻잎 |
산갈퀴 |
뜰보리수꽃 |
지칭개 |
찻잎 선별 |
물이 떼구르르 구를 정도로 뜨겁게 무쇠솥을 달굽니다 |
첫번째 덖는 모습, 가장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
재빨리 꺼내어 비벼대서 진이 나오게 합니다 |
비비고 털고 식히고 다시 덖고를 반복합니다 |
세심원에서만 만드는 비빔밥의 재료 (각종 나무의 순을 따서 만듭니다)
두꺼운 창호지위에 차를 편다음
얇은 창호지를 덮어 향이 날리지 않게 말립니다 |
마지막으로 차를 완성시키는 가향 작업, 재빠르게 손을 놀려야 합니다 |
늦은 밤, 완성된 햇차 시음에 들어갑니다 |
그 맛과 향의 오묘함이란.....? |
남인도 출신 달마라는 자가 중국 숭산 자락 소림사에서 면벽 수도에 전념하던 중
천근만근의 무게로 내려오는 눈꺼풀을 떼 내어 마당에 던져버렸더니
나무로 변신하여 자라난 게 바로 차나무였고
그 잎을 우려 마셨더니 졸음이 씻은 듯 사라졌노라 는 재미난 애기가 있다.
승려들의 참선수행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보니 대부분의 사찰과 폐사지 주위엔
어김없이 차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부에 열중 하다보면 소위 상기병으로 고생하는 수가 많은데
이때 그 승한 기운을 끌어내리고 식혀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차라고 들었다.
그렇다고 차라는 물건이 결코 불가의 전유물일 수만은 없는 일,
그 차가 불가의 산문을 벗어 난지는 이미 오래 이고 요즘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차 생활을 이미 즐기고
더 나아가 직접 차를 만들어 보길 원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불 수 있다.
지금이 야생차를 채취하여 덖음차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알맞은 때다.
여린 찻잎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만드는 시기가 겨우 몇 날에 불과한 건 당연지사.
그러다보니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국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축령산 자락 세심원으로 향한다.
도착하니 이미 모두들 제다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들어
무쇠 솥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바로 옆에서 비비고 털고를 반복하니 다향에 온 몸이 휘감긴다.
일차로 연두색 여린 찻잎이 뜨거운 불기운에 톡톡 소리를 내며 익어가면서 향을 내 뿜는다.
이때 재빨리 꺼내 비비고 털면서 식히길 반복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면 어느새 찻잎에서
수분이 빠지고 말려 비틀어지면서 뜨거운 솥 안에서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내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극정성을 다한 가향 작업을 거치면 풋내 나던 여린 찻잎은
어느 사이 고소하고 향긋한 수제차로의 변신을 끝내게 된다.
솥 안에 물을 뿌리면 마치 끓는 기름에 물방울이 튀듯 방울 방울 구를 정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변신을 완료한 차...........
밤 열한시가 넘은 야심한 시간, 드디어 완성을 끝낸 햇차가 뜨거운 물을 만나 몸을 푼다.
새하얗고 얇은 백자 잔에 담겨 혀 위에 올려지니 그 오묘한 차의 향과 맛에 감동
팽주를 비롯 다탁 앞의 시음자 모두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래 오래 다향의 여운이 이어지는 세심원의 깊은 밤.
현관을 나서 밤하늘로 시선을 향한다.
뭇 별들까지 다향에 감동 했음인가 , 유난히 별빛이 총총하고 선명하게 내리붓는다.
오늘은 어버이날,
살아생전 다 하지 못한 불효에 대한 애절함일까?
산을 내려와 집으로 향하는 등 뒤로 뒷산의 소쩍새는 내내 그렇게 처연하게 울어대고 있었다.
첨단산인 홀로 신선이 되시려는지 세심언에 차덖으로 가실때에는 연락이나 한번주고 가시옵소서
개운한 맛이도는 닭고기 냄새가 우러난 차의 향이 퍼지는듯 합니다. 차한잔을 얻어내기 위해 들이는 그 공과 덕을 생각한다면 짧은 삶 사는동안 우리도 덕을 얼마나 쌓아야 할지! |
2007-05-09 08:2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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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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