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고천제

2020 - 제8회 무등산 천제

 

 

무등산 천제단에서의 행사를 위해 단풍이 물들어 가는 증심사 계곡을 오릅니다.

 

 

 

 

 

 

 

 

당산나무 아래 당도.

 

 

 

건너편 새인봉 추색.

 

 

 

무등산 천제단

 

 

 

 

 

 

 

 

 

 

 

 

 

 

 

 

 

 

 

 

 

 

 

 

 

 

 

집전 : 황선진 선생의 여는 말씀 / 진행 : 나병남 선생

 

 

 

 

 

 

 

 

 

 

 

 

 

 

 

 

 

 

 

 

 

 

 

 

 

 

 

 

 

 

 

 

 

 

 

 

 

 

 

 

 

 

 

 

 

 

 

 

 

- 고천문 -

한울님 우러러 무등님 모십니다.

인류의 건방진 삶과 그릇된 문명의 길을 일깨우기 위해 온 코로나가 지구촌을 거침없이 흔들고 있는 때, 온 누리 뭇 생명을 지어내신 한울님의 크신 덕을 생각하며 빛고을 자손들이 맑은 가을 기운을 안고 삼가 엎드려 비옵니다. 천지신명님은 모두가 하늘이라는 생각, 평평한 땅 아래 사는 것들은 다 귀하다는 마음으로 평화와 평등의 땅 무등을 지으신 줄 아나이다. 그럼에도 그 아래 작은 사람들은 이리저리 부딪히고 휩쓸리고, 갈등하며 경쟁과 적자생존의 틀에서 헤아나지 못하고 있나이다.

협동과 연대, 나눔과 살림의 세상으로 가고자 하는 기운이 커지고, 먼저 느낀 사람들은 다른 세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으나 가야 할 길이 많나이다. 이만큼 온 것도 많이 온 것인 한편, 이정도 밖에 못 온 것 또한 사실이어서 다시 앞날을 그려봅니다.

천지신명의 조화로 태어나 역사의 굽이굽이를 슬기롭게 헤쳐 온 우리 무등의 자손은 하늘과 땅, 조상의 도움으로 시대의 막힌 길을 갈라쳐 코로나를 이기는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가려 하나니 도와주소서! 호남민중의 가슴에 하늘과 땅의 큰 덕이 새겨져 있어 홍익인간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옹골진 잉걸이 되리라 믿나이다.

드넓은 들판과 넉넉한 산, 아기자기한 바다와 갯벌을 보듬은 호남은 넘치는 물산과 먹을거리를 바탕으로 누천 년 빛나는 문화를 일구어 온 생명 더불어 사는 문명의 길을 먼저 열어 가려 하나이다. 광주민중항쟁의 '주먹밥 정신'과 '니 자식 내 자식 없는 엄니들의 크신 사랑'의 마음을 더 크게 안아 새로이 열어갈 호남 문명의 앞날을 그려보나이다. 무등의 가슴 아래 동서남북을 돌아보며 이 터전을 이어갈 자식들의 내일도 생각해봅니다. 지혜의 역사인 노인을 당신의 빛을 이어주고, 장년은 새대의 방향을 올바로 잡으며 세상을 경영하고 다음 세대의 길을 열어 줄 수 있게 도와주소서!

청년은 넘치는 기상을 길러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거센 기운으로 새 대대의 꿈을 펼쳐낼 실력을 길러내게 해주옵소서! 만주벌판 아우르던 선조들의 기상을 생각하면서 유라시아시대를 펼펴나가고, 서구에 치우친 생각의 지도를 오랜 동양의 지혜와 우리의 기운으로 뭉쳐 새로이 그려낼 수 있게 도와주소서! 남해바다 넘어 태평양 큰 바다로 나아가 생명과 평화의 아시아인, 나눔과 연대의 세계시민의 모습으로 서게 이끌어주소서! 세계 평화와 '함께 누리는 세상'을 이끄는 문화 한류를 펼쳐 세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호남인으로 키워주소서!

사람 가운데 하늘과 땅이 있는지라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의 일을 생각하며 무등을 바라 비옵나니, 하늘님은 큰 눈으로 살펴 누리에 더 큰 빗 주시고, 땅님은 넉넉한 속살로 더 큰 풍년의 세월 열어주소서! 무등이시여! 당신의 품에서 살아가는 호남 민주의 가슴에 맑고 큰 시운 새워주시고, 시련의 때는 포근히 보듬어 주소서! 무등의 사존은 오늘 맑은 가울, 고요한 마음을 모으고 모든 사람이 자유로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해서 나갈 것을 다짐하나니 마파람, 하늬바람으로 어루만져 주옵소서. 천지신명 이름으로 엎드려 비오나니 굽어살펴 주옵소서!

단기 사천삼백오십삼년 시월 삼십일일

무등산 천제단

호남사람두루, 고이 손모아 아룁니다.

 

 

 

 

 

 

 

 

 

 

 

 

 

 

 

 

 

 

 

 

 

 

 

 

 

 

 

 

 

 

 

 

 

헌무

 

 

 

 

 

 

 

 

개천무

 

 

 

 

 

 

 

 

 

 

 

 

 

 

 

자기신명울림

 

 

 

 

 

 

 

 

 

 

 

 

 

 

 

 

 

 

 

 

천제단을 내려오는 길, 다시 한 번 무등산의 상징 당산목을 우러릅니다.

 

진정한 개천!

오로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몫이자 의무라는 자각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