映山紅
수령 400년 이상의 보호수
이진환 가옥 사랑채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제242호)
장성군 장성읍 백계리 478
야은 이용중(李容中, 1841 ~ 1919)이 만년에 주거하던 곳으로 전면 5칸 측면 2칸 초옥이다.
영 산 홍
- 서정주 -
영산홍 꽃잎에는
산이 어리고
산자락에 낮잠 든
슬픈 소실댁(小室宅)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산 너머 바다는
보름살이 때
소금밭이 쓰려서
우는 갈매기
수고 4m, 둘레 13m
자산홍
야 은 재 (野 隱 齋)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백영산(白映山)
야은재 안채
뒷 뜰의 영산홍
이 댁의 150여년 이상 묵은 간장은
전라도 음식의 체통을 지키는 것으로 너무나도 유명하다.
영산홍, 백영산, 자산홍이 나란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오랜 세월을 이어온
단아한 고가구 들
어둠이 깃든 사랑채
안채와 나란히 배치된 일자형 가옥으로 5개의 단위 공간으로 분할되어 있으며
출입구의 문 들은 여닫이로 되어있다.
홑처마에다 처마도리는 굴도리이며 대청 마루 위는 연등천장이다.
원래 사우(1832년 건립)의 강당이었는데 이건하여 사랑채로 활용하고 있다.
담장가에 선 영산홍
야은재에 피어나는 모란
쥔장이신 忍幢 이진환 선생님 (모자쓰신 분)
이병훈 문화체육관광부차관 (방명록에 서명 하시는 분)
백양사 '고불매'와 짝을 이루고 서 있는 '고불영산홍'
필똥 말똥...
고불영산홍의 기품있는 자태
비구니 수행도량인 백양사 산내 암자 천진암에 아름답게 피어난 '탱자나무꽃'
수령 500년 이상의 보호수.
연분홍 진달래에서부터, 피빛 영산홍의 붉음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붉음의 급수에도 천차만별이 존재하는 법.
여기서 말 하고자 하는 붉음은
학창시절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먼셀 색상표'상의 붉음이 아닌,
조선인의 심성에 내재된 붉음을 말 하는 것이다.
우리 곁에는 이런 저런 붉은 색감의 꽃 들이 수도 없이 널려있다.
허지만 빨간색으로 치장 했다고 모두다 붉음으로 쳐 줄 수는 없는 일.
이를테면 격조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나 혼자서 격조를 들먹인다고 품격이 높아지는건 절대 아니다.
옛 선비들의 뜨락을 장식 했던 붉은꽃을 일별해 보면 답이 나올 터.
동백, 매화, 영산홍, 모란, 백일홍 등등...
그 중에서도 영산홍의 붉은 색감은 화려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다.
붉어도 너무 붉은 것이다.
헌데 재미있는 점 한 가지는 영산홍의 그 엄청난 붉음이
역으로 마음을 가라앉게 한다는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붉음이란 사람을 들뜨게 하고 어지럽히는 법인데도 말이다.
映山紅 ...!
단순한 풀이로 보자면야 온 산을 붉게 비치는 꽃 정도겠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산은 '선비의 정신'을 나타냄이요,
선비의 정신을 붉게 한다는 것은, 공부에 대한 열정을 뜻 함이라.
전남 장성땅, 장성호 아래쪽에 가면 야은재(野隱齋)라는 고택이 있다.
장성문화원장을 지낸 이진환 선생 내외가 살고 있는 평범한 시골집.
족히 수 백년은 넘어보이는 측백나무가 대문앞에 서 있고
담 너머로는 붉은 영산홍의 흐드러짐이 너울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남의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있는 이 집의 사랑채.
넓다란 마루가 딸린 초옥으로, 자연스런 품격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무엇보다도 4월 말에서 5월 초에 이르는 이 집의 봄날은
화려하다 못해 시끌벅적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온갖 기화요초가 피어나는 풍경에다가,
귀하기 짝이없는 400년 생 오리지널 조선 영산홍이 피어나기 때문.
영산홍이 얼마나 더디 크는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몇 백년을 자랐다고 해봐야 겨우 지팡이 수준을 넘을까...?
기품넘치는 영산홍 곁엔, 역시 오래된 수령의 우아한 자산홍 한 그루가
짝을 이뤄, 영산홍을 외롭지 않게 하고 돋보이게하는 역할까지도 한다.
그 외에도 막 피어나기 시작한 백영산(白映山)을 비롯,
400년생 영산홍의 자손목 여러 그루가 온 집안 여기저기 동시에 꽃을 피워 올려
마치 야은재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형국.
연 이틀에 걸쳐 야은재를 찾아가 쥔 내외와 차를 마시며
봄날 핍진한 '영산홍담'(映山紅談)을 나누는 호사를 누렸다.
이어 달려간 곳은 백양사의 '고불영산홍' (古佛映山紅).
커다란 고불매(古佛梅) 곁에 작은 모습으로 담벼락에 기대어 선 영산홍 한 그루.
키는 작지만 수령에 있어선 아마도 고불매의 형 뻘쯤 되지 않을까?
고불홍매가 지고 푸른 잎이 돋을 무렵이면 , 이젠 곁에 선 영산홍이 피어날 때다.
4월 초파일을 앞두고 연등이 내걸린 대웅전 앞 마당엔 염불소리만 가득.
법당의 목탁 소리에 정신이 팔려서 인가?
고불영산홍은 아직 정중동.
방문일 2009. 4. 21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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