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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인연따라 흘러든 바람재 쉼터

 

 

바람재의 새벽

 

 

 

 바람재 선방의 마당에 서니

 

 

 

나뭇가지에 매달린 새벽 이슬

 

 

 

새벽 끌고 오기

 

- 고 중 영 -

 

 

뜬눈으로 밤을 샌 여자가

질펀해진 피로의 얄팍한 자락을 깔고 눕는다

 

산아래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길의

우유빛 눈썹들이

자동차 불빛에 들켜 잠시 눈을 떴다 감는다.

 

시작은 끝으로부터 오고

끝은 시작에게 이끌려 사라지는데

시간은 시간끼리

공간은 공간끼리

시계 자판에 띄엄띄엄 남은

마침표를 가까스로 끌어당긴다.

 

날마다 죽고 사는 게 일상인 마침표들이

비밀스런 그녀의 연대기를 

목구멍 찢기며 집어 삼키자

그녀의 어느 부위에서 부터 

초목들이 한치는 더 자라고

세상은

벌겋게 물들기 시작한다.

 

 

 

 

 바람재 선방

 

 

 

건너편의 수도산과 바람재 사이에 깔린 운해

 

 

 

- 선방 -

 

좌복과 죽비 그리고  칼 같은 정적과 고요만이 ...

 

 

 

운해 건너편의 수도지맥

목통령 - 용암봉- 좌일곡령- 단지봉(민봉) - 수도산까지

 

 

 바람재의 이웃

 

 

 

아침 햇살에 서서히 출렁이기 시작하는 운해

 

 

 

선방을 지키는 불두

 

 

바람재 쉼터의 찻방

 

 

 이웃에 자리한 또 다른 선방

 

 

 

- 경향 각지에서 모여든 선객 여러분 -

 

* 팽주이자 "바람재 선방" 의 주인공이신 박 원덕성 보살님.

 보살님의 부군되시는 임수청 라자로 처사님.

 

* 김천에서 후학을 길러내시는 성종기 선생님과 아내되시는

화가이자 서예가이신 고운 최경애 선생님.

 

* 조선일보 대구 지국장이신 김동국 선생님

.

* 울산 세무서의 이기용 선생님과 아내되시는 박종례 선생님.

 

+ 울산의 생불 류재원 선생님.

 

* 전주의 장혜경 선생님.

 

 

 

 

古芸 최경애 선생님의 작품 

 

 

 

고운 선생님의  작품 "천수관음"

 

 

 

깨달음을 퍼 주는 집 "바람재 쉼터"

 

 

 

 깨달음을 퍼 담는 찐살보살님

 

 

 

  운해의 파도

 

 

 

경인년, 정월 대보름 날의 아침 햇살 아래 선 울산의  류재원 선생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는 설파 한다.

 

"영원한 시간은 원형( 圓形)을 이루고, 그 원형 안에서 우주와 인생은 영원히 되풀이 된다."

즉 영겁회귀(永劫回歸)를 주장.

 

허지만 영겁의 원조하면 원래 '붓다'가 아니던가...

 

웬 느닷없는 영겁타령이냐면 오늘은 불가 선 수행의 오랜 전통인 동안거 해제날,

하여 불제자들의 필수 교양과목(?)이라는 영겁을 떠올려 본 것.

허지만 영겁이 어찌 불제자들의 전유물일 수만 있을까 보냐.

 

광대무변(廣大無邊) 대 우주 가운데 지구는 겨우 한 점 티클에 불과한 존재요,

인간은 더더욱 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 정도는 초등학생도 갈파하는 사실.

그렇다면 영원과 영겁에 대한 해설서는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허지만, 어짜피 죽음에 대한 프로그램도 척척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무슨 영겁 따위를 들먹이며 피곤을 불러오느냐는  항변에도 나름 일리는 있지 않을까?.

사실 나 자신도 어쩌면 위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

 

이런 저런 번뇌를 치료하기 위해 모두들 나름대로 처방 한 두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을 터.

  한 잔 술을 앞에 놓고 세상사를 안주 삼는 방법이 가장 손 쉬운 방법일 테지만

그것도  부실한 체력과 정신력으론 한계에 봉착하기 십상.

 

번뇌에 대한 완벽한 처방을 구하려면 빛나는 가슴을 소유한 분 들을 찾아야 한다.

바람결에 전해오는 번뇌 처방의 달인에 대한 소식.

몇 번의 기회가 어긋난 끝에 시절 인연이 도래했음인지 귀인을 찾을 수 있었다 .

 

바람재 언덕에 선방을 짓고 오랜 세월 공부에 진력해 오신 원덕성 보살님.

재가 불자의 신분이지만 그 어떤 수행자 보다도 더 처절한 신심으로 공부 해 오셨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보살행을 실천하고 계셨다.

 

겸손에 또 겸손을 더한 어투, 손 큰 대접과 편안한 배려.

다양한 주제에 대한 막힘없는 대화, 칠순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마음씨.

 카톨릭을 신봉하는 바깥분과의 슬기로운 조화.

성치 않은 무릎임에도 불구하고 객을 위해 동분서주하시는 모습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뿐.

 

또한 처사님으로 호칭되는 바깥 어르신의 유쾌함은 너무나도 호탕한 것이어서

 바람재  쉼터에 웃음이 그칠 새가 없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

 

암튼,  머나먼 곳에서 해발 600m가 훨씬 넘는 좁고 가파른 길을 따라 바람재를 찾아온 선객 들에게

가슴 후련함을 안겨주시는 원덕성 보살님과 라자로 처사님의 따뜻한 자비행은

너무나도 훌륭한 번뇌에 대한 묘약이었는지라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터.

 

.

 

.

 

.

 

 

 박문호 박사님의 뇌과학에 대한 강의를 노트해 오셔서

간략하게나마 전 해 주시느라 애쓰신 류재원 선생님을 비롯

바람재 쉼터에 함께 해 주셨던  모든 분 들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 이루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 2010, 2, 28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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