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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휴림좌담 (休林坐談)

 

" 어디계쇼...?,

올라와서 설경 감상이나 허십시다.

여기 송선생님도 와 계십니다."

 

 

백암산을 내려오자마자 축령산으로...  

 온통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축령산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귀틀집 "休林". 

엉덩이를 들썩여야 될 정도로 뜨거운 구들방에서 

함박눈이 퍼붓는 풍경을 감상하며  

 

송선생님, 그리고 청담과 함께

밤을 세워가며

 

이른바

 

휴림좌담(休林坐談)을...

 

함박눈이 퍼붓는 밤을 이야기로 지새우자니

 

드디어 축령산의 하늘이 붉어지면서

동이 터 오기 시작

뜨끈한 방안에 좌정하여

동녘 하늘을 주시하는 이 경계....!

이윽고 청담이 내놓는 한 마디,

 

 " 김선생, 해가 솟는 저 지점에다,

 방 한 칸 짜리 아담한 서옥 한 채 짓는건 어떻습니까?."

 

' 거 좋지요, 좋은 의견 올시다...!'

 

청담이 끓여낸 기막힌 솜씨의 된장국과 함께 아침을 들고

역시 청담이 덖어낸 "문향차"로 심신을 정갈히 한 연 후

설경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축령산을 내려 갑니다

 

송상설 (松上雪) 

금곡마을 서낭당 (城隍堂)

 

 

 

 

백설부의 세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심지어는 강아지 까지도

반가움에 펄쩍 뛰어오르게 만드는 

 

 

눈... !   눈... !    눈... !

 

 

 

뜨끈한 "휴림"에 좌정

창밖 문수산에 쏟아져 내리는 함박눈을 감상하며

당신이 손수 담근 곡차 한 잔 하자는 청담의 제의.

 

 

내 어찌,

그 핍진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배겨날 재주(?) 있단 말인가...?

 

 

야심한 시각. 

아랫마을에 뜬 칠성별의 정취는 또 어떤가 ?.

눈보라가 몰아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반짝이는 일곱개의  땅별(?)...

 

 

 

가로등 일곱개의 불빛이

마치 북두칠성의 형세를 꼭 빼닮은 형태로 반짝이는데

그 기막힌 조화에 가히 넋을 잃을 지경.

 

 

 

한 잔에 또 한 잔.

 

 

 

함박눈 속,

깊어가는 휴림에서의 밤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한 음력 시월 스무 사흗날의 신새벽은 또 어떤가?

 

 

.

.

.

 

 

 

정겨운 대화가 안주 였음인지 

축령산을 내려가는 이내 발걸음은

마치 새털처럼 가벼웠다.

 

 

2008. 11. 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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