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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달항아리 순례

                        2009. 1. 19 (월)

 

 

 


강남  GALLERY HYUNDAI 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와 달항아리 展



 

                                                                              

    달항아리 展 순례길에 함께한 인사

왼쪽부터

도예가 희뫼 김형규 선생,  세심원의 청담 변동해 선생,  (주)프로모션웨이 성석원 대표이사



 

 


도자 부분에서는, 故 한익환의 작품을 비롯, 박부원, 박영숙,

권대섭, 신철, 강민수, 김은경, 양구, 강신봉 등의 작품이,

 회화 부분에서는, 도상봉과 김환기 화백의  작품 수 점과 함께

현대 중견 작가 고영훈, 구본창, 강익중, 김덕용,  정광호 등 

달항아리를 소재로 한 평면과 입체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찬조 출품 작, 18세기



 


역시 18세기 찬조 출품 작



 


작품을 유심히 살피는 희뫼 김형규 선생

 

특이한 형태가 마음에 들어 촌평을 부탁했더니 이런 말씀을...

원래 이런 상태로 빚은게 아니고,

굽는 과정에서 저렇게 아래 부분이 내려앉아 불룩해 진 것으로서

처음 얼마 동안은 매력있어 보여 곁에 두고 감상 할 만 한데,

갈수록 매력이 반감되는 경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



 



 

 


 달항아리 순례를 제안한 청담



 

 



 



 



 

                                                 

                                                                          



기운생동의 채움과 비움   - 이영화



 


0.5mm 무한증식   - 이효영



 


브렌드 왕국  - 이현희



 


분사된 숨결  - 이경복 & 김광용



 

 


갤러리 현대를 나와 찾아간 곳은

HOTEL PRIMA SEOUL



 



2007년 세간의 화제를 모은 바 있었던 달항아리



 


18세기 중엽 경기도 광주 금사리 가마에서 제작된

조선의 美를 대표하는 도자기다.

 

약 1,300 도 가마에서 15~20% 축소되어 미묘한 좌우 비대칭의

둥그스럼한 형태로 완성되었습니다.

높이(46.2cm)에 비해 지름(50cm)이 커 볼륨감이 압도적이며 굽이 높아

둥실 떠 있는 형상이지만 가볍지 않고 장중한 느낌을 주며

자연 스럽고 겸손하며 조선 여인네의속살같이 수줍기도 하지만

풍만한 자태와 소박함은 절제된 조선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1930년대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며

사무라이 명문가에 의해 오랫동안 보관되다가 일본 고 미술상을 통해

2007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위탁 출품되었고  

당 호텔이 낙찰 받아 슬픈 역사의 파란만장한 세월을 뒤로 하고

약 80년 만에 고국으로 환수되어 여기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작품 해설문에서 옮김)




 


무라야마 다케시의 1978년 '이조의 염부' 도록에도 실린 바 있다고.




 



 


불두와 다완



 


달항아리 (사진카피)



 


호텔 로비에 내 걸린

Andy Warhol (1928 ~ 1987)의 작품



 

 



 



 




설경 사진


 

                           


2007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물경 12억 원에 낙찰을 받아

국내에  들여 왔다는 프리마 호텔 이상준 대표.

달덩이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이 너무나 자랑스럽게 보인다.

(조선일보 사진)



 


청담동을 빠져나와 찾아간 곳은 인사동



 

 



 



 




'갤러리 풍경'



 


 공예문화 공간으로서 충만한 삶과 여유를 담고자 한다고...

 




인사동 시대를 마감하고 북촌으로 옮겨간 학고재를 찾아갔으나

문이 굳게... (하필이면 휴관일)



 


이 곳 저 곳의 갤러리를 기웃 기웃



 


어둠이 내리는 풍문여고 길



 


빛을 담다 Containing Light

 

(백자를 앏게 빚어 빛을 투과 시킨 작품인데, 이런 애기가 적혀 있었다.)

 

얇은 백자를 통과하는 빛은 매혹적이다.

그것은 흡사 고온의 가마 안에서 발갛게 달아올라

반쯤 투명해진 상태의 도자기를 보는 것 처럼 경이롭다.

도자기를 통과한 빚은 불가능에서 가능성을 성취한 듯한

그러면서도 미묘한 불완전이 내재된 매력을 발산한다.

 

담는다는 행위는 도자기의 역사를 관통하는 매우 의미있는 개념이다.

무한이 확장하는 무형의 빛을 도자기 안에 담음으로서

빛의 존재 가치가 강조된 뿐만 아니라 도자기의 형태도 더욱 돋보이게 된다.

빛이 담긴 그릇에는 원형의 달이 올라 앉는다.

그릇과 달 사이의 틈새로 새어나오는 빛은 흰 달그림자를 만든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여름밤, 어둠속에서 보일 듯 말 듯 빛나는

반딧불이의 빚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기억이다.

그것은 어두움 곁에서 그 존재를 호소하는 빛이다.

그릇에 담긴 빛 역시 세상을 밝히려는 빛이 아니라

거기에 그렇게 담겨있음을 조용하게 말 하고 있는 빛이다.

 

빛을 그릇에 담아 마음에 담았다.

 

- 한 영 숙 -


 

 



 



 



 



 




한강을 건너면서



 


특별한 동네 그리고 화려한 잔상



 


열차 카페로 이동



 


이런 저런 얘기에 동참한 보리음료 행렬



 


길 떠난 나그네의  유일한 에너지원 '아르꼬르'


 


달항아리 순례의 끝...

 

 

 


 

 

 

조선인의 심미안에 통렬한 비수를 꼽아넣은 야냐기 무네요시

"조선과 그 예술"이라는 저서에서 그는 이렇게 말 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시대가 내려오면 기교가 복잡도를 더 한다...

그런데도 실로 흥미 깊은 예외를 조선의 도자기 공예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아름다움은 단순으로의 복귀인 것이다.

자연에 대한 신뢰야 말로 조선 말기 예술의 놀라운 예외가 아니겠는가."

 

18세기 잠깐동안 선을 보였다가 맥이 끊겨 버렸다는 흰색 항아리 

이른바 조선백자대호(朝鮮白磁大壺) 달항아리.

 

달항아리의 그 엄청난 예술성.... 

 

그나마 수화나 삼불 도상봉선생 등의 심미안 덕분에

오늘 날 우리는 달항아리라는 존재의 무궁한 가치를 간신히 터득하고 알아본 셈.

 

만 하룻동안 정신없이 강남북을 오르내리며 달항아리 순례를 마치고

하행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무얼 제데로 본다는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법.

허나, 이번 순례길에는 달항아리의 명인 희뫼 김형규 선생께서

함께 해 주셨는지라,

흐린 동태 눈깔을 다소나마 맑게 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불가능한 많은 부분을

곁에 계신 우리의 희뫼 선생께서

실전에서 체득한 공력을 바탕으로 간단 명료하게 풀어내 설명을 주시니

그야말로 흥미진진에다  통쾌함으로 가슴이 다 시원.

 

두 쪽을 따로 빚어 이어붙여 형태를 잡는 달항아리.

 

제작 기법은 물론이려니와,

전시회에 출품된 여러 형태의 작품들을 앞에 놓고

가마속 불의 희롱이 빚어내는 그 오묘한 도예의 세계에 대한

자상한 설명을듣다보니 오금이 다 저릴 지경이었다.

 

청담의 제의로 이루어진 오늘의 '달항아리 순례길"

 

둥그스름한 달항아리가 주는 무심의 미학에는

우리네 한민족의 심성 모두가  내재되어 있고

더 나아가 우주의 모든것 까지가 응축되어 있음을 재삼 확인 할 수 있었던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순례길 이었다.

 

삼불의 詩 "백자대호"를 읽노라면

달항아리를 관통한  김원룡 선생이 내놓는 오도의 경지에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

.

.

 

조선백자의 미(美)는

이론(理論)을 초월한 백의(白衣)의 미(美)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껴서 모르면 아예 말을 마시오.

 

(圓)은 둥글지 않고, 면(面)은 고르지 않으나

물레를 돌리다 보니 그리 되었고

 

바닥이 좀 뒤뚱거리나 뭘 좀 괴어 놓으면

넘어지지야 않을 게 아니오.

 

조선 백자에는 허식(虛飾)이 없고

산수(山水)와 같은 자연(自然)이 있기에

보고 있으면 백운(白雲)이 날고

듣고 있으면 종달새 우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는

백의(白衣) 민(民)의 생활 속에서

저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고금미유(古今未有)의 한국의 미(美)

 

여기에 무엇 새삼스러이

이론(理論)을 캐고 미(美)를 따지오

 

이것은 그저 느껴야 하며

느끼지 않는다면 아예 말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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