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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방장산 상원사와 승려 도완(道完) 그리고 茶

 

방장산 상원사

(선운사의 말사로 고창군 방장산 자락 월곡리 소재)

 

                                                                                      먼저 상원사  사적기부터 들춰본다.

 

                                                 544년(백제 성왕 22)에 신라의 진흥왕으로부터 백제 땅에 사찰을 창건하라는 명령을 받고

                                         백제 땅인 고창현에 온 고봉, 반룡 두 법사가 546년(성왕 24) 방장산 아래에 상원사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창건 이후 고려시대에는 942년(태조 25)에 은장(隱藏)법사가 대웅전을 중건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숭유억불정책으로 상원사를 제외한 인근 말사와 암자들이 거의 훼철되기도 했다.

                                                 1650년(효종 1)에 상원사  당우들이 3차 중창되었으며, 1734년(영조 10)에 4차 중수되었고

                                                                          다시 1848년(헌종 14)에 5차 중수되었다.

 

                                            1939년에 최지련(崔智蓮)스님이 6차 중수를 하였고, 1947년 송용헌(宋龍憲)스님이 7차 중수를 마쳤다고.

 

 

 

상원사에 피어난 수련과 남개연꽃

 

                            "고려사악지(高麗史樂志)"에 나오는 ‘방등산가(方等山歌)’라는 백제 노래에서

                                          방등산은 이 절이 있는 방장산을 가리키는 말이다.

                                도적떼에게 붙잡힌 아낙네가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부르던 노래라는 설명이 있지만 노래의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단아하면서도 아담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칠성각 

 

 

배롱나무 사이로 바라본 칠성각

힘찬 근육의 비틀림을 자랑하는 배롱나무의 기개가 영락없는 칠성각 수호신의 모습이다

 

                     

 

�어진 창호지와 얼기설기 잠궈논 자물쇠를 따라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 두견숙조도" 라  제목을 붙여볼까? 

 

 

엉성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결코 내용은 엉성하지 않다

 

 

피카소도 울고갈 솜씨의  너무나도 호쾌한  벽화

 

 

자연석을 솜씨있게 파 내어 만든 수조,

나중에 도완 스님으로부터 들은 애긴데,  상원사 물은 찻물로서 특 A 급에 속 한다고.

 

 

수각과 종각

 

 

호쾌하고 장쾌한 상원사 하경 

저 멀리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는 영산기맥상의 문수산

 

다시 한번 사적기를 살펴보자

 

                                                        이 사찰(상원사) 이외에도 내원, 외원, 임공, 벽호, 수월, 오봉, 풍천, 상월, 하월 등

                                                                                            여러  암자가 연이어 세워졌다.


                                                 착공하여 준공되기까지 2년 6개월에 걸쳐 전 오천량, 미곡 천석, 정철 3천근이 소요되었고

                                               절의 경역도 넓어 동쪽으로 솔치, 서쪽으로 사자치, 남쪽으로 취암, 북쪽으로 용초에 이르며

                                                                                       상원사 소유 논이 20결에 이르렀다. 

 

 

 

 

도완 스님과의 다담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210호 목조삼세불좌상(木造 三世佛坐像)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수인으로 하는 석가불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약사불, 오른쪽에 아미타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는 과거ㆍ현재ㆍ미래를 가리키는 삼세불(三世佛)로서,

                                  조선후기 전형이 되는 불상 중 이른 시기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본존인 석가불은 154㎝이며 좌우의 약사불과 아미타불은 143㎝로 재질은 목조이다.

                            삼존불 모두 머리의 형태는 소라형 나발에 육계가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으며,

                                   머리 꼭대기에는 원통형의 정상계주와 반달형 중앙계주가 있다.

                                  상호는 전반적으로 갸름한 장방형으로 턱선 아랫살을 나타내었고,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다.

 

                                       전반적인 이목구비가 간결한 비례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눈은 무릎을 응시하듯 가늘게 뜨고 있고, 눈두덩이 도도록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눈과 눈썹 사이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코는 뭉툭한 콧날로서 정감있는 모습이며, 인중과 연결된 입은 빙그레 미소 짓고 있다.

 

                                   상체는 어깨가 넓은 방형의 둥그스름한 형태를 이루고 있고,

                                            하체에 비해 상체가 긴 단아한 모습이다.

                              법의는 삼존 모두 편단우견의 형식으로 군의에 일자형 사선무늬가 있으며,

                             두터운 천의의 주름이 오른쪽 다리로 흘러 대의와 함께 자유롭게 표현되어 있다.

 

                                  본존의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결한 채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있으며

                                            나머지 손가락은 살짝 구부린 모습이다.

                              좌우 약사와 아미타불은 서로 대칭구도로 아미타하품중생인을 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직되지 않은 세장한 신체와 상호는

                                         단아한 모습으로 17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 문화재 해설에서 옮겼음 -

 

 

 

근심을 풀기 위해선 이쯤은 되어야......? 

상원사 해우소에서 마주친 변기 장식

 

 

상원사에 피어난 남개연꽃,  맑고 청아한  "도완"스님의 이미지를 보는듯.

 

 

              상원사 대웅전 (전북문화재자료 제 126호) 

              대웅전은 상원사 본존인 삼세불상을 모신 금당(金堂)으로서, 방장산을 진산으로 남향하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주심포계 겹처마 맞배지붕의 단아하고 단정한 느낌을 주는 18세기 건물이다.

             건물 외부는 막돌허튼층쌓기의 2단 석조기단 위에, 자연 주초와 민흘림기둥으로 단장하고

             어칸 3분합, 협칸 2분합문의 교살창호로 단장하였다.

 

             기둥에는 검정바탕에 백서로 음각한 주련 4기와 편액이 수장(修粧)되어 있으며,

             주심포계의 공포는 단청으로 장엄하였다.

 

            내부는 청판을 짜 맞춘 우물마루와 불단으로 구성되며,

            불단 상부에는 중형의 목조 삼세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중앙에 목조로 조성한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좌우 약사불ㆍ아미타불을 봉안하였으며,

            세장한 느낌의 단아한 자태는 17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불단뒤에는 불상과 같은 삼불회탱이 봉안되어 있는데,

            1948년 조성된 것으로 근대 화단의 불모(佛母)인 일섭(日燮)과 석정(石鼎) 스님의 작품이다.

            족자 형식으로 면 바탕에 채색되어 있으며,

            세밀한 필선 위에 적색과 녹색의 적절한 색감 대비가 경쾌하다.

 

           이 외 1920년 금어 봉영(琫榮)ㆍ종인(宗仁)이 그린 군도형식의 지장탱과

           1966년 보하지죽(寶河知竹)이 그린 신중탱이 있으며, 1999년 주지 법지스님이 조성한

           백의관음탱과 1963년 제작된 범종이 봉안되어 있다.

                                 

                     - 문화재 자료에서 발췌 -

 

 

 

  어쩐지 올라가보고 싶더라니......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차 께나 마셔봤노라 생각했었던 내 의중이 여지없이 무너진 날 이었다.

 

 

아무런 연고나 인연도 없이 불쑥 찾아간 "방장산 상원사"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소담스레 피어난  연 수조 곁으로 다가가 카메라를 꺼내든다.

 

편안한 복장과 얼굴의 까칠한 수염,

영락없는 방장산 산적이 떠 올려지는 스님 한 분 께서 곁으로 다가오신다.

 

대충 눈인사만 드리고 있는 판국에 '첨단산인'으로부터 위치를 뭍는 전화가 걸려온다.

 

'미소사라구요....? 

 여기 상원사에 올라와 있습니다, 잠시 차 한잔 하고 갈테니 기다리시죠'

 

떡 줄 사람 한데 물어보지도 않고 무슨 생각으로 차 한잔 하고 가겠노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온걸까?

스님이 서 계시는 뒷편, 요사채 문 안으로 다탁이 보이고 각종 다구가 눈에 들어와 무심코 한 말....?

 

" 차나 한잔 하시죠"

 

스님께서 앞장을 서시는데 군말없이 뒤를 따른다.

찻방에 들어서 한바퀴 휘휘 둘러보는데,이건 애들 장난 수준이 아님을 한 눈에도 알겠다.

 

다탁에 놓인 수 많은 다완과 찻잔하며,각종 다구들이 즐비하고

뒷쪽과 옆쪽엔 수 많은 찻봉지들이 뜨거운 물에 몸을 풀어내기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능숙한 솜씨로 쉴새없이 우려내 주시는 각종 차의 향기.....

한 마디로,오늘 난 복이 터진 날인 것이다.

 

염치없게도 꽃뫼님과 산소님 그리고 공명과 첨산까지 불러들여 차의 향연에 합석시킨다.

대만의 명차, 중국 본토의 각종 명차들이 쉴새없이 도완스님의 손끝에서 우려져 나온다.

 

근래들어 도무지 차 다운 차를 마셔보지 못했던 나,  오늘 부처님께서 작심을 하시고 

내목의 칼칼함을 보드랍게 어루만져 주시기위해 방장산 상원사로  불러들이신 모양.

 

그러고보니 요즘들어 내 화두가 온통 부처님 일색 아니었던가.....!

여기 저기 마애불과 좌상을 생각하고 찾아다닌 보람이 현실로 구현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암튼,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가 수미산을 이루는 요즈음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

경주 남산의 여러 마애부처님과 불태산 나옹암지의 마애불에 이르기까지.......

 

이런 저런 다담끝에 근세 백양사 중창주이신 '송만암' 스님에 관한애기가 나왔는데

생전의 만암 스님께서는 이 곳 방장산 상원사를 무척 아끼고 머물고 싶어하셨다는  도완 스님의 전언.

 

남한 사찰 최대의 길지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알게되었고,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의 영험함이

대단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삼세불 앞에 서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신심이 솟는다는 말씀.

 

당장에 대웅전으로 달려가 옆 문을 열어제끼고 친견에 들어간다.

문이 닫혀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스님의 말씀에 저절로 공감하게 된다.

 

목조삼존불인데 불신에 비해 내부가 다소 비좁은 느낌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래서 대웅전 불사를 추진중이시라는 말씀도 들을 수 있었다.

 

여하튼 스님의 차에 대한 공력은 대단하신 모양. 내가 알고있는 이런 저런 다도 사범들과

차를 공부하는 사람치고 도완 스님을 찾지않은 이가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말이다.

 

큰절인 선운사의 종무도 겸 하고 계셔서 평소 상원사를 비우는 일이 많으신지라 불쑥 찾아가 뵙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님도 여기저기 자료를 통 해서 알게됐는데 그런 면에서도 오늘 난 복이 터진 셈.

 

많은 공력으로 체득하신 알토란 같은 차에 대한 교견을, 나 같이 무식한 잡인에게 거침없이

나눠주시니,그저 그 은혜가 한량없이 고마울 뿐인지라 절로 고개가 숙여질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스님이 우려내주신 여러 차 들의 맛과 향기가 여전히 혀 끝에 머물고 코 속을

찔러대기에 조만간 다시 한번 찾아뵈어야겠다. 특히 달이 가장 멋진 날을 택일하리라.

 

마당 끝에 놓인 납작한 바위에 앉아 방장산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달 감상이야말로 

 방장산 제일경의 오르가즘이요, 방장산의 방장께서도 첫손가락에 꼽아주시는 비경은 아닐까....?

 

방장산 상원사의 번짓수가 바로 月谷里 山 일번지 임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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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여쭙지 못한 한가지.

 

스님

대체 어디서 어떤 경로로 이토록 기막힌 차를 구하셨나요 ?

 

2008, 6, 15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