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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도인탐방

         도인탐방 道人探訪

                                                                                                                               2012. 3. 18 ~ 21

 

 풍외암(風外庵)

경남 거창군 몽석리 내촌(덕동마을)

 

 

 

 

 

지게도인 육잠(六岑)스님의 거처

 

 

 

 

 

사립문에는 두곡산방이라는 당호가 붙어있었다.

 

 

 

 

 

풍외암.....!

 육잠스님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듯.

 

 

 

 

 

'풍외암' 서실에서의 다담

 

 

 

 

 

참선과 함께 30여년을 서예와 선화(禪畵)에 정진해온 육잠(六岑) 스님의 서실.

 

 

 

 

 

 

 

 

 

 

 

 

 

 

 

 

 

 

 

 

 

 스님의 안내로 두곡산방 수행처 일별에 나선다.

 

 

 

 

 

 

 

 

 

 

육잠 스님께서 직접 지었다는 다섯 평 짜리 아담한 토굴.

 

 

 

 

 

'허백'(虛白)이라...!

토굴 내부에 적힌 글인데 육잠 스님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문구임에 틀림 없겠다.

 

 

 

 

 

 

- 질경이와 잠자리 -

 

 

 

 

 

스님의 안내로 조금 더 위쪽으로 오르자니,

 

 

 

 

 

 조촐하지만 옹골찬 모습의 작은 선방이 눈에 들어온다.

 

 

 

 

 

단아하다는 표현 외에 달리 할 말이...!

 

 

 

 

 

마당에 서니 멀리 옹골차게 솟은 가조면의 장군봉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푹신한 잔디밭에서의 도인좌담.

 

 

 

 

 

 

 

 

 

 

 

 

 

 

 

 

 

 

 

 

등을 보이신 분이 육잠 스님이시고 시계 방향으로

뚜란님, 일포 선도사님, 고비선원 박신원 대사, 정심당 여사.

 

 

 

 

 

박신원 대사의 유쾌함이 없다면 단지봉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일 터.

 

 

 

 

 

이 분위기에 뚜란님의 '찬비가' 일 곡조가 빠져서야!

백호 임제와  평양 기녀 한우의 로멘스가 선방 앞에 한 판 유장하게 펼쳐지는데...

 

 

북천이 맑다거늘 우장없이 길을나니 산에난 눈이로고 들에난 찬비로다

오날은 찬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하노라

우~~~~

 

임을 그리워 하는 이 마음 허공에 외치면 그대 들릴까

지친 발길이 그대 있는 곳 나를 데려가 주오 영원히

그대 그리워 하는 이 마음 하얗게 지새어 내리누나

 

 

 

 

 

 

육잠 스님의 '찬비가 삼매'

 

 

 

 

 

삼매를 털고 일어나 산길을 내려가는 도인 포행.

 

 

 

 

 

두곡산방 하경

 

 

 

 

 

육잠 스님의 벗이었던 古 '임길택 시비' 앞에서의 기념컷.

 

"임길택 문학의 향기와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꽃과 새와 구름과 함께 기쁘게 시비를 세웁니다"

 

 임길택 시인은 강원도 탄광지대와 거창 등지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동화 <산골마을 아이들> <탄광마을에 뜨는 달>을 비롯해 시집 <똥 누고 가는 새> 등의 작품을 남겼다.

말하자면 이곳 두곡산방은 임길택 선생의 유고시집 ‘똥 누고 가는 새’의 발원지인 셈.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박신원 대사의 '고비선원' 부엌

 

 

 

 

 

고비선원 구들장을 달구는 불길,

끝없이 이어져간 신원대사의 무용담, 그리고 스님 시리즈  유머(?)에 더해지는 곡차한담.

 

 

 

 

 

 

거창 기기리 성황단

/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20호 / -거창군 주상면 거기리 소재 -

 

오백 년 전 용마(龍馬)가 아이와 함께 말무덤으로 만들었다는 유래가 전한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근처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지낸다고,

 

 

 

 

 

 

김천 삼방산(864.2m) 부항현 임도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백두대간.

멀리 오른쪽에 황학산(111.4m)이 보이고 왼편 안부에 지금 찾아가고 있는

원덕성 보살님의 바람재와 이름이 같은 백두대간상의 바람재도 보인다.

 

 

 

 

 

 

경북 김천시 증산면 황항리  바람재에 소재한 원덕성 보살님 수행처.

 

 

 

 

 

원덕성 보살님의 수행처 '바람재 쉼터'에서 조망한 모습.

가야산을 출발한 '수도지맥 상'의 단지봉(왼편)과 수도산(중앙)의 모습.

 

 

 

 

 

지난 2010. 2. 28일 찍은 것으로

아침이면 건너편 수도지맥과  이곳 바람재 사이 '무흘구곡(武屹九曲)에  이와같은 운해가  깔린다.

 

 

 

 

 

한 장 더.

 

 

 

 

지난 2010년 수도산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본 모습.

중앙 오른편 점점히 떠있는 구름 부분이 원덕성 보살님의 수행처 바람재다.

 

 

 

 

 

원덕성 보살님께서는 김천 시내로 외출중이셨다.

 

 

 

 

 

 부군되시는 '라자로 처사'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2년 만에 다시 찾은 바람재 하경

 

 

 

 

 

 

 

 

 

 

 

 

 

 

 

수도산을 출발 성주댐을 향해 흘러가는 아름다운 계곡 '무흘구곡'의 선바위

 

 

 

 

 

경남 거창 실로암 찻집 쥔장의 개인 성당.

 

 

 

 

 

전북 진안군 부귀면 소재 최종수 신부님께서 이끄는 만나 생태마을.

 

 

 

 

 

만나마을 공동체 윗편 산자락 임도에서 바라본 하경

 

 

 

 

 

 

개화를 시작한 취월당 醉月堂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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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 단지봉(1326.7m)  하늘에선 뭇 별들의 광채가 나투이고,

박신원 대사의 고비선원 아궁이에선 벌건 장작불이 구들장을 달구는 밤.

본디, 도인들의 세계일수록 긴장 보다는 적절한 이완의 묘수가 더욱 더 중요한 법.

신원 스님의 나와바리 '고비선원' 닷상에  소담스레 펼쳐진 이른바 곡차한담.

 

 

해질녘, 낙조를 바라보며 영광 염산 해안도로 달리는 차 안.

일반인도 아닌 근엄의 표상인 스님께서 들려준 포복졸도할 유머.

"자기 차안에서 해 봤어?" 정도는 이미 식상한지 오래. 고비선원 곡차한담 최고의 안주는

멀쩡한(?) 처녀 뚜란님과 정심당께서 합작해내는 이른바 스님 시리즈 유머.

 

 

몽정사의 허탈스님, 복상사의 절정스님, 아뿔사의 조루스님,

옥문사의 조임스님....! 얼마나 웃었는지  배가 다 아플 지경.

잠시 방광의 요의를 해결할 요량으로 방문을 열고 조심스레 댓돌을 내려선 마당.

춘분을 이틀 앞둔 하늘의 별들은 어쩌면 저리도 찬란한 광채를 흩뿌릴 수 있단 말인가?

 

 

순간, 갑자기 현기증이 몰려오며 내 몸이 슬로우 필름처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분명 하늘에 떠있는 별들의 반짝임에 잠시 취했을 뿐인데 이런 사변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비탈 아랫쪽을 향해 쳐박히고 있더라는 느낌.

헌데, 몸뚱이를 추스리고 나서도 과히  나쁘지않은 이 기분의 정체는 도대체 뭐지?

 

 

이튿날,  고비선원 앞산 너머에 산다는 이쁜 사람(신원스님 표현)을 찾아가는 길이다.

이쁜사람이라...?  도대체 얼마나 예쁘게 생겼길래... 여자...?  아님 남자...?

 허풍대사 박신원 스님께서 모처럼 진지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봐선

어떻든 귀한 인물임에 틀림없을 것으로 내심 짐작만 할 뿐.

 

 

구불대는 덕동마을 골짜기를 얼마나 감아돌아 올랐을까?

마침내 경사를 따라 구불대는 돌담이 정겨운 소박한 어느 대나무 사립문 앞에 선다.

문설주에 군더더기 전혀없는 한글로 쓴 '두곡산방'이라는 세로 문패가 걸려있는 모습.

'杜哭山房'이라 유식(?)을 보여도 될터인데 마치 반듯한 연필 글씨를 연상케 하는 당호라...! 

 

 

먼저 와 있던 손님들이 물러가고 육잠 스님의 서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신다.

서서히 방안을 둘러 보니 우선 전기에 관한 일체의 문명 혜택이 보이질 않는다.

붓과 벼루, 작품 몇점이 걸린 모습에다  책과 호롱불, 작은 석불 한기가 전부.

벽에 걸린 서체의 흐름을 가만 보아하니 행초서가 주류를 이루는 듯.

 

 

서체도 서체려니와  갈필로 그려낸듯한 고졸한 선화禪畵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청마루 책장 옆에 걸린 작품 한점을 보는 순간,  얼핏 고람(古藍) 전기(田琦)의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가 단박에 떠오르리만치 간결한 구도와 필치가 일품.

서실의 문이 열릴때마다 작품이 문에 가려지기에 오래 자세히 살필 수 없음이 유감이었다.

 

 

서실을 나와 육잠스님의 안내로 '풍외암' 윗쪽에 자리한 선방 순례에 나섰다.

나즈막한 돌담이 둘러쳐진 가운데 다섯 평에 불과한 아담한 토굴.

방 안을 들여다 보니 다리를 뻗으면 머리와 발이 양쪽 벽에 거의 닿을 정도의 크기였는데.

거대병에 걸린 요즘 군상들 모두에게 꼭 한번 일별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라.

 

 

더 윗쪽 산길을 따라 잠시 오르니 적막한 공간에 자리한 한 칸짜리 선방이 나타난다.

잔디로 뒤덮힌 마당 한켠에 선 제법 굵은 오동나무와 너무나도 화사할 것만 같은 고산철쭉 한 그루,

커다란 화살나무를 비롯한 약성 좋은 나무들. 너무 트이지도 않고  갑갑치도 않을 정도의 시야.

 멀리 의상봉과 장군봉이 적당히 눈에 들어올 정도라면 화두를 들기에 최적의 장소일 듯.

 

 

육잠 스님과 막역한 교분을 가지는 신원 대사께서 '묵방도담'의 참여를 권했으리만치

우리 일행의 성격에 대한 사전 이해가 어느 정도 있으셨던 모양.  마치 오랜 지기라도 만난 양,

 마음의 창을 열고 스스럼없이 대해 주시는 육잠 스님의 자연스러움이 되려 송구할 정도.

이런 마당에 스님 개인 신상등에 대해 분위기 깨는 질문을 드릴 수는 없는 노릇.

 

 

물론 신원 스님으로 부터 개략적인 프로필을 듣긴 했지만, 좀 더 육잠 스님에 대해 알고싶어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아마도 몇 년 전에 들어와서야 처음으로 저잣거리에

당신의 이름을 걸고 전시회를 시작했는데 그 반응은 실로 놀라울 정도였던 모양.

어떤이가 스님의 시화전을 감상하고 나서  소회를 피력한   詩 한편을 보게 되었다.

 

 

六岑書畵展

육잠 서화전에 부쳐

 

 

觀賞岑師書與畵 淡淸墨色想其人

육잠스님의 글씨와 그림을 감상하니, 맑고 깨끗한 먹빛이 그 사람을 상상케 한다.

 

從來禪筆看多少 鮮矣如斯品格新

예전에 스님네 필적을 다소 보았지만,  품격이 이같이 새로운 이는 드물었다.

 

偶見山人書畵展 格高韻雅俱堪選

우연히 산승의 서화전을 보았는데, 높은 격조와 아담한 운치가 모두 훌륭하였다.

 

此間禪味爽然存 若有淸風來拂面

그림과 글씨 간에 산뜻한 禪味가 있으니, 맑은 바람 불어와 얼굴을 스치는 듯하다

 

 

 

아래는육잠 스님이  대구에서 연 첫번째 시화전에 부친 발문이다.

 

// 내 사는 곳은 산이 깊어 이른 봄이면 어린 머위순을 뜯어 밥을 싸먹고, 겨울이면 눈길을

더듬어서 나무를 하며 지게목발을 두드린다. 이것은 내 산거(山居)의 자연스런 주변으로

여기에 선(禪)이니, 도(道)니 하는 무거운 짐을 나는 애써 어깨에 걸치고 싶지 않다.

발우에 담긴 푸른 나물밥 한 그릇으로도 내 생애가 참으로 고맙다 .//

 

아울러 당호와 아호에 관한 얘기도 읽어 보게 되었다.

 

 // 일본 에도시대,  선화를 그리며 선에 정진한 인물 풍외(風外)선사의 전기에 감명,

풍외암(風外庵)라 명명했고, 원래의 법명은 해광(海光)인데 10개가 넘는  별호(別號)를 쓰며.

지금의 육잠(六岑)이라는 호는 '지곡서당' 고 청명 임창순 선생과 서간을 통해 래왕을 하던 중

 지잠(之岑)을 선생께서 육잠(六岑)으로 잘못 기재해 보내시길래 아예 그렇게 바꾼것이라고.//

 

 

 

다음 날, 거창과 이웃한 경북 김천 증산면 바람재에서 수행중이신 원덕성 보살님을

찾아가게 되었다. 전날에라도 전화를 드리고 찾아갔어야 했는데, 갑자기 찾아가는 바람에

자리를 비운 보살님을 뵙지는 못했다.  단지봉과 수도산 라인을 바라보는장쾌함과

'바람재 쉼터'의 양양한 기운만을 일별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한 집안에 불교와 카톨릭의 공존이 너무나도 자연스런 '바람재 쉼터'

몇 번을 방문하며 얼굴을 익힌 보살님의 부군 '라자로 처사님'과의 유쾌한 담소를 끝내고

수도산에서 발원한 '무흘구곡'을 감상하며 성주댐을 거쳐 합천땅으로 나와 다시 거창에 이른다.

 경북과 경남에 걸친 가야산과 수도산을 가운데 놓고 360도 한바퀴 감아 돈 셈이다.

 

 

 

다음 일정으로 전북 진안 부귀면 '만나 생태마을'을 일구시는 최종수 신부님을 뵙고나서

정읍으로 이동, 지인과의 대담을 끝으로 삼박 사일에 걸친 '도인탐방'의 일정을 접는다.

비록 삼박 사일의 일정이었지만 가슴에 담아 온 '도담'의 무게는 적잖았노라 말할 수 있겠다.

 배움의 기회를 주신 도인 여러분과 여정에 동참해 주신 도반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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