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취월당

김기찬 달항아리전

 

                 전시장소 : 전남 보성군 문덕면 용암리 구 문전초교  '갤러리 re'

 

         

 

  / 수월관음을 기다리며 /

 

봄 숲은 흥분되어 있습니다.

꿈틀거리며 사랑을 준비하고, 별은 대지를 유혹하며 바람은 나무들을 어루만지니

새들의 소리에서 뭍어나는 관능이 짝짓기의 계절이고 바람나는 시절입니다.

숲을 걷나보면 누군가 묘한 눈짓을 보내는 듯한 느낌에 순간 당황하기도 합니다.

"호연비조 뭇새들은 농초화답 짝을지어 쌍거쌍래 오갖춘정 다퉜으니 ..... " (춘향가).

 

사랑에 앞서 나타나는 분위기이고 본 경기에 앞서는 개막행사입니다.

이를 느끼지 못하면 춘향가를 백번 봐야 헛일 아닙니까?

천봉산에 걸린 달이 문덕교 아래 어른거리고, 떨어지는 벚꽃잎은 바람에 너울거립니다.

가끔은 시간보다 느리게 걷는 여유를 지니고 달항아리를 보면서 수월관음을 기다려 봅니다.

 

2011. 3 갤러리 're' 한광석

 

- 전시회 도록에 실린 내용 중에서 발췌한 글 -

 

 

                                                                                                                                                                                                              

 

 

달(月)에 대한 우리들의 감정은 각별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달은 모든 이의 꿈의 상징이었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도전의 목표이기도 했다. 지구를 공전하는 위성이라는 과학적 정의에 앞서,

달은 인간의 생로병사 희로애락을 다독여 주는 우주만물의 이상적 존재였다.

그래서 달은 지구촌 사람의 과학적, 생물학적, 정서적, 역사 문화적 동반자나 다름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름달만 같아라'고 소원했던 우리 민족에게 달은 삶의 전조등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 보이는 김기찬의 달항아리는 전라도의 멋과 서정을 한껏 품은 역작이라 할 만하다.

예술가로서 김기찬에게 달항아리 작업은 '어머니의 품 속 찾기'로 말할 수 있겠다.

 

 

 

김기찬은 덤벙방식의 효과를 그대로 살리고 작업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그것이 '스프레이방식'이다. 일종의 진화된 현대화된 덤벙기법으로 보인다.

 

 

 

 

 

 

 

김기찬의 작품 중에 발고 환한 달항아리 외에 주목되는 작품은 보성토로 빚은 것들이다.

거무스레한 표면의 빛깔과 흙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작가의 손길,

물레질 흔적이 도드라진 개성 있는 작품이다.

 

- 위 해설 모두는  전시회 도록에 실린 미술평론가 김옥조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

 

 

유약이 흘러내린 모습에서 스프레이 기법을 짐작 해 볼 수 있겠다.

 

 

 

 

 

 

 

 

 

 

 

 

 

 

 

 

 

 

 

 

 

2011. 4. 13

 

 

 

 

 

*****************************************************************

 

 

 

 

 

그리 흔치 않은 '달항아리전'이 있다고 해서 열 일을 제껴두고 찾아가 보았다.

주암호를 따라 '서재필 박사 기념관 앞 다리 건너 폐교 2층에 마련된 전시장.

 

두둥실 떠오른 만월이 가득이다.

 

설마 이토록 많은 양의 달항아리를 선 보이고 있을 줄은 몰랐다.

달항아리를 빚는 것도 힘겹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얻어내기란 더더욱 어렵다는걸 잘 알기에...

 

작가에게 묻는다.

 

"가스가마 작품도 있습니까?"

 

"네, 한번 찾아보세요."

 

" ...................?"

 

조금만 친절을 배풀어 주시면 좋을텐데, 무슨 스무고개 놀이도 아니고

조무래기 들에게 교육시키 듯 관람자에게 직접 찾아보라니.... 

 

달항아리 중에서도 대호에 해당하는 상당한 크기의 작품이 많은 걸 볼 수 있었는데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작품을 얻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

.

.

 

전시 작품 사이를 느릿느릿 모두 돌아 보고 나서

 내 나름대로의 느낌은 있지만 이 자리에 밝히는 것은 사양하련다.

전문가도 아닌, 겨우 달항아리 애호가 주제이기에...

 

 

 

 

 

'자연 > 취월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불잔치와 음악감상  (0) 2011.05.16
청림 희뫼요 상량식  (0) 2011.04.19
2011 식목일 유감  (0) 2011.04.06
철학자의 길  (0) 2011.03.18
월봉서원(月峯書院)에 깃든 철인(哲人)의 향기  (0)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