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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늪에서 걸어 나온 부처

 

저 멀리 백여재가 보이는 풍경

 

 산자락 작은 암자 내부

 

그곳에 모셔진 약사여래불

 

소조불인 듯...

 

 

 

 

 출토 유물...?

 

 고창 대산면 상금리 고인돌 유적지

 

 

 고창 대산면 성동마을 고인돌

 

 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

(대산면사무소에 근무하시는 천양기 선생의 주장)

 

고창 五巨里堂山 . 下巨里 할아버지당

(중요민속자료 제14호) 고창읍 삼흥동 소재

 

삿갓비, 삿갓비석, 혹은 철륭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할아버지 당산은

석탑  받침돌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석간을 세운 아주 특이한 형태다.

당산 윗 부분에는 탑의 덮개돌과 비슷한 것을 올렸다.

음력 정월 초하루 날이면 이 곳에 제를 올리고 줄다리기에 사용된 줄을 신수에 감아두기도 한다.

 

석간의 명문

 

당산 비석

 

 

 

古證이 안 돼서-.

 

- 고 중 영 -

 

 

*회독재 아래 수랑동 늪을 생각한다.

세상의 온갖 독소를 머금고 악령처럼 엎드린 소류지.

 마을 하나가 세워져 영화를 누리다가 소멸되는 과정을

지그시 바라보며 득의의 미소를 깨물고 있을 것 같은 늪지대를

언젠가는 파헤쳐야 하는 나는-

 

 

//

수천만년을  기어서 가까스로 육지에 오른 바위가

퇴화되어 버석거리는 육담(肉曇) 삼거리

태어날 때 부터 늙다리일 수밖에 없는 억새꽃의

속 빈 대궁이 궁금해진 산바람이

벌써 수천만년 째 기웃거리는 지구의 가장자리

늪-

 

잠자리 눈을 뜬 개뱁바라기에서 떨어져나온

별똥을 핥으며

태초이래 멸종도 변종도 거부하고

꿋꿋이 누워지내는 태 태 태 苔- 퇴퇴퇴

 

실성한 아낙의 샅에서 거웃이 함부로 자란 자유와

찔끔거리는 욕정이 분비하는 점액질같은 흐름

구덩이를 보면 꼬챙이로 들쑤셔보고 싶은

뭇 사내들의 아침

햇살이 황홀하게 펼쳐지는 시간만 되면

꿈을 놓쳐버린 새들이 찾아들어 통곡을 일삼는

정지화면.

 하루를 스물네 시간으로 잘라놓은 건 너무 혹독하지만

 어쩌겠니,

그냥 기웃거리다 가라.

수천만년을 억새들의 공복을 기웃거리는 바람처럼

속이나 비워두고.

 

 

 

 수랑골의 환생

 

 

 

 

 


 

 

 

 

네모난 배갈이 두 병째 비워지고 있을 무렵, 백여 선생께서 입을 여신다.

 

"다천, '늪'의 시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오"

 

" ....... "

 

이미 진즉에 "늪"이라는 제하의 소설을 쓰겠노라 언질을 주신 터였다.

 

 

필생의 역작이 될거라 공언하셨을 만큼

선생께서 소설 "늪"에 쏟아 부을 공력의 양은 엄청날게 분명.

 

 

총알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뇌관의 폭발에 앞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법.

 

 

" 쓰셔야죠, 암요~~~ 당연히 쓰셔얍죠. "

 

 

순간, 선생의 눈에서 광채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이 시골 무지렁이의 격려를 진즉부터 기다리셨다는 듯.

 

 

그저, 그저 황송할 뿐이었다.

방아쇠를 당기려는 선생의 손가락에 가느다란 온기만 보태 드렸을 뿐인데...

 

 

 

마치 서른 청년같은 선생의 정열이  식탁위에 질편할 무렵

이미 배갈 두어병은 진즉에 비워져 버렸다.

 

 

집필 선언이 끝나고 백여재로 돌아오는 산길.

소설 "늪"의 생성지가 될 수랑골에서, 마치 운명처럼 마주친 동자승 일행.

그리고 그 들을 덥썩 끌어안고 볼을 비비시는 선생의모습.

 

 

.

.

.

 

 백여 고중영 선생의 소설 "늪"은 벌써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Concierto De Aranjuez / Danielle Lic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