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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장맛비를 뚫고 운문(雲門)에 들다

 

호거산 운문사 담장길 (경남 청도군 소재)

 

 

 

 

 

 불이문 앞 계시판엔 이런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다.

 

칠월의 태양아래

익어가는 포도처럼

우리의 행복도

조롱조롱 익어갑니다

부처님 자비의 품 안에서

사랑과 희망을

꿈꾸는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자비향기 가득한

부처님 세상으로.

 

 

 

 

 

은광스님과의 다담

 

 

청도 '길상원' 박복규 선생님 방문

 

 

 

 전남 당양군 용면 소재 "가마골"의 폭포 열전

 

 

 

 

 

 

영산강의 시원이라 주장한다는 "용소" 

 

 

 

 

 

대구에 도착, 마중나온 지인을 만나 mbc를 방문하고 함께 밀양 땅으로 이동

"밀양연극축제"의 개막 작품을 감상하고 관계자를 만난 다음,

청도 길상원에 당도  

천하의 보헤미안 박복규 선생님을 모시고,

 내리는 빗소리에 가슴을 적셔가며

 이런저런 애기를 안주 삼아  까만밤을 수월하게도 마셔댔다.

 

이튿날 새벽,

용암온천으로 달려가 뜨거운 물에 몸을 풀어 아르꼬르의 잔재를 말끔히 소멸시킨후

비와 운무가 너울대는 운문댐 호반길을 따라

박복규 선생님께서 손수 채밀하신 꿀 한 병을 들고 호거산 운문사를 찾는다.

 

경내에 들어서니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뭔가 어수선한 가운데 분주한 모습이다.

이율 물으니, 어린이 템플스테이가 시작되는 날 이라서 그렇다는 설명.

수년 전 처음으로 불이문을 넘어서던 때의 가슴 두근거림이 떠오른다.

 

그때는

숨소리마져 죄송스러울 정도로 적막하기만한 비구니 전용 공간이었는데.

비옷을 입은채 뭔가를 들고 분주히 오가는 학생들 때문인지

오늘은 전혀 그 때의 두근거림이나 긴장감 등은 느껴지질 않는다.

 

종무실로 안내되어 오늘의 주인공 은광스님을 기다리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동안 어떻게 변하셨을까?  미모(?)는 여전하실까...???"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은광스님께서 모습을 보이신다.

자리에 앉아서도 연신 전화를 들고 사무를 처리하시느라 분주한 모습.

도저히 스님을 붙잡고 길게 말씀을 나눌 정황이 아닌지라

간단한 인사 말씀과 함께 학장스님의 근황 등을 여쭙고나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한다.

 

그 와중에서 한 말씀 드린다는게 그만...

 

"스님, 예전보다 훨씬 더 씩씩해지신 느낌입니다,~~~@#$%^&*"

 

.

.

 

돌아오는 차 안.

종무소에서 들고나온 "雲門"이라는 제호의 사지(寺誌)를 펼쳐보니

운문승가대학의 학장이신 명 성 스님께서

"참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었다.

 

 

"죄는 자성이 없어 마음을 따라 일어나니,

마음이 없어지면 죄 또한 없어진다.

죄가 없어지고 마음마저 사라져

둘 다 텅 비면 이것을 일컬어 진정한 참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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