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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사찰 꽃문살

사찰 꽃문살


사진 / 관조

해설 / 이내옥




솟을꽃살문 (기림사 대적광전 어간)








솟을금강저문







솟을매화꽃문살







솟을금강저꽃문살 (기림사 대적광전 옆칸)







솟을금강저꽃문살







운문사 비로전













솟을민꽃문살 (운문사 비로전 옆칸)







솟을민꽃문살







솟을꽃살문

































내소사 대웅보전










빗국화꽃살문 (내소사 대웅보전 왼칸)


내소사 대웅보전의 솟을꽃살문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명품이다.

정면 어간에는 네 짝을, 좌우 협간에는 두 짝씩의 꽃살문을 두었는데, 문의 아랫부분에는 궁창을,

위에는 솟을민꽃살을, 그리고 중앙부에 화려한 솟을빗꽃살을 장식하였다.






빗모란연꽃살문








빗모란연꽃살문






빗모란연꽃살문


돋을새김된 모란, 국화, 연화의 단청은 사라졌지만 문 가득 만개한 모란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하고

싱싱한 국화는 정연한 모습이며, 탐스러운 연꽃 봉오리는 다소곳하다.

살도 민살이 아니라 모두 잎사귀 형태로 조각하여 한층 정성을 다하였음을 알 수 있다.







빗모란연꽃살문


희미하게 남은 단청에 누렇게 변한 나무의 속살이 고색창연함을 더 하는데,

세월으 흔적에도 불구하고 나무꽃의 화려함에는 변함이 없다.

단청이 사라지고 형태만 남은 여기에서 꽃살문의 진정한 모습을 본다.







동화사 대웅전

















솟을꽃살문 (동화사 대웅전 어간)







빗모란연꼿살문







빗국화꽃살문







솟을금강저꽃살문







솟을금강저꽃살문







솟을모란꽃살문 (불갑사 대웅전 어간)







솟을모란꽃살문










창호지와 꽃살문


문짝은 틀과 살로 이루어지지만 제대로의 문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은 종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종이 한지韓紙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신라지新羅紙 같은 한지는

종이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도 고급지로서 최상품의 명성을 얻을 정도였다고 한다.

닥나무로 만든 전통 한지는 면이 골라 광택이 나고, 조직이 치밀하여 인장 강도가 뛰어나다.

그리고 산도酸度도 중성이어서 오랜 세월 동안 보존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 이외에도 한지는 무엇보다

외기外氣로부터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며 공기를 유통시켜주고 또한 빛을 적절하게

 투과시켜준다는 점에서 창호지窓戶紙로서 그 인기를 오랫동안 누려 왔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문에는 창호지가 사라지고 유리가 그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비록 유리창이 대세를 이루고 또한 몇몇 실용적인 이득도 있다고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빛과 공기의 투과, 온 · 습도의 조절 등 어느면에서 보아도 그렇게 장점이 많지 않다는 데에 공감할 것이다.

더욱이 창호지에 비치는 살의 아름다움은 결코 유리창이 대신할 수 없다.








빗금강저꽃살문







솟을금강저꽃문살

























솟을모란꽃살문 (논산 쌍계사 대웅전)

















빗모란연꽃살문






빗모란연꽃살문








빗국화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강화도 정수사 대웅보전)


정수사 대웅전 어가의 네 짝에는 꽃병에 꽃힌 꽃들이 문 전체를 화려하게 뒤덥고 있는데

한 줄기의 꽃에서 다양한 색깔의 꽃이 피어나는가 하면, 한 꽃병에 연꽃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꽃들이 문 가득 묘사되어 익살스러움을 더한다.

꽃병과 꽃의 묘사도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통판투조꽃살문









솟을모란연꽃살문 (통도사 적멸보궁 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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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꽃살문과 궁창







빗살문과 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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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창의 꽃문양








궁창의 꽃문양


























솟을살문과 수문장 벽화










솟을살문과 수문장 벽화










솟을모란꽃문살 (상주 남장사 극락보전 어간)











솟을모란꽃문살










솟을민꽃살문










솟을모란꽃살문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어간)











솟을모란꽃살문











솟을모란꽃살문 안











솟을민꽃살문












솟을민꽃살문











솟을민꽃살문











솟을민꽃살문 안











빗국화꼿살문











빗국모란연꽃살문





















빗국모란연꽃살문










빗국모란연꽃살문










빗국모란연꽃살문










빗꽃살문 (속초 신흥사 명부전)










통판투조꽃살문 (승주 선암사 원통전 어간)


선암사 원통전 어간에는 흐드러지게 핀 모란이 문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모란꽃살문은 마치 모란도 민화병풍을 보는 듯하다. 이제는 색이 많이 바랬지만

모란 잎의 녹색도 은은하고 꽃의 붉은색도 아름답다. 장인의 조각 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다.

비록 민화풍이지만 모란 꽃의 자연스러움이라든지 모를 죽여 부드럽고 원만하게 표현된 모란 잎과 줄기는

그것을 조각한 소목장의 심성을 느끼게 한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선암사를 최고로 꼽는 것도 원통전 어간의 모란꽃살문과 같이

비록 작은 부분들일지라도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통판투조 모란꽃살문










통판투조 모란꽃살문










통판투조 모란꽃살문










통판투조 모란꽃살문


꽃살문을 만드는 일은 매우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 꽃살문을 만드는 소목장들은

여러 종류의 꽃살문 가운데 이 통판투조꽃살문 제작이 오히려 쉽다고 한다.

바탕 그림을 통판에 대고 새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복잡한 꽃살문을 조합하여 만드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말이다. 대채로 우리 절의 통판투조꽃살문 무늬는 정교하고 세련되기보다는

대범하면서도 수더분하고 어리숙기까지 하여 마치 조선후기의 민화를 보는 듯하다.








달 속의 방아찧는 토끼 (승주 선암사 원통전 궁창)










달 속의 계수나무와 새 (선암사 원통전 궁창)











대장전 윤장대 (예천 용문사)


윤장대에 갖추어진 솟을꽃살문은 우리나라 최고라 해도 손색이다.

불단 앞 좌우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으며 팔각으로 각 면마다 꽃살문이 장식되어 있다.

 살구꽃, 모란, 연화, 국화를 비롯 미늘 형태의 꽃살문까지 다양한데 정교하고 단정 깔끔하여 아취가 있다.


조선 사찰의 꽃살문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독특한 한국성을 지닌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귀족적인 성격의 고려시대 불교였다면 사찰 꽃살문의 기교도 사뭇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 건국 이후 수백 년 동안 천대받고 소외된 채 저 밑의 민중 속으로 다가간 불교는

그 민중들으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정서를 이런 꽃살문을 통해 담아내었다.

거기에는 긴장이나 격의가 없는 포근함과 다정함이 배어 있다. 사용된 선 역시 우리 야산의

과장없는 능선이나 시골의 돌담길, 논두렁 밭두렁의 선을 닮고 있는 것이다.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솟을국화꽃살문










솟을국화꽃살문









솟을모란찔레꽃살문










솟을모란찔레꽃살문










솟을국화꽃살문










통판투조 모란꽃살문










통판투조 미늘꽃살문










솟을살구꽃살문










성혈사 나한전 (영주시)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성혈사 나한전 어간)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통판투조 연지수금꽃살문










연잎 위에서 노젓는 동자










물고기와 게










솟을모란꽃살문










솟을모란꽃살문










격자매화꽃살문 (범어사 팔상전 어간)










격자매화꽃살문










빗살문










띠살과 빗살문










띠살과 빗살문










솟을매화꽃살문 (범어사 독성전 어간)









솟을매화꽃살문










신녀상 (독성전 어간)










신남상 (독성전 어간)










숫대살문과 대발 (범어사 안심료 문 안쪽)







극락의 문, 우리 꽃살문


글 / 이내옥


예술의 최고 경지에는 항상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역사상 예술 중의 예술은 종교예술이었다. 우리의 불교미술 역시 그렇다.

백제금동대향로와 금동반가사유상이 그렇고, 석굴암과 성덕대왕신종이 그러하며, 다보탑 · 석가탑 등

무수한 석조물과 고려불화가 그렇다. 예술이란 그 사회의 지배층이 종교와 결합하여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아낸 작품을 생산해냄으로써 최고 수준에 다다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엄밀한 의미로 종교라 할 수 없는 유교를 국교로 삼은 조선에 이르러서는 사뭇 달라진다.

조선에서는 그러한 결합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똑 다른 독특한 예술적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조선의 불교는 지배층이 지원에서 점차 소외되어 갔다. 이제 불교가 결합할 수 있는 계층은 민중과 부녀자들이었다.

불교미술도 자연 이들의 취향에 다가가는 것이 되었다. 고려 귀족불교를 배경으로 해서 탄생한 세련되고 수준 높은

 차원의 불교미술이이제 낮은 곳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 자체의 격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다만 민중과 부녀자으 정서와 취향을 아우르면서 조선의 불교미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조선 불교미술 가운데 지금까지 무시되어 온 장르가 있는 바, 그 대표적인 것으로 사찰의 꽃살문이 있다.

조선의 불교미술 가운데 꽃살문은 경건한 불교신앙심이 민중의 마음과 결합되면서 귀족적인 긴장감이 사라지고

소박하며 단순하고 따스한 정감이 서린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었다.


문살이 발달한 동양에서 우리의 꽃살문은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갖는다,

중국의 문살은 지나칠 정도로 과장과 장식성이 풍부한데, 그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고 우선 놀라게 되지만

이내 곧 식상해지고 만다. 일본의 문살은 격자의 간결한 의장에 세련된 선미禪味를 담고 있지만, 예리하고 엄격하여

신경질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꽃살문은 오래 접해도 물리지 않는 담담하고도 편안한 느낌을 품고 있다.

물리지 않다는 것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엇의 미적 장치가 그 속에 숨어 있다는 말이다.

아름다움이란 긴장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꽃살문은 긴장이 필요 없는 편안한 가운데

미적 쾌감을 주는, 그런 아주 독특한 미술품이다.


문은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장치이다.

이쪽과 저쪽은 벽으로 차단되어 있다. 그 연결 고리로 문이 있다.

그런데 저쪽에는 신성한 부처와 극락이 있고, 이쪽은 사바의 고통을 안고 사는 중생이 있다.

중생이 이승의 티끌을 털고 부처의 극락 세계로 들어가는 경계는 그러므로 지극한 환희가 넘쳐흐르는 곳이며

최상의 장엄으로 치장되어야 한다. 최상의 장엄은 언제나 그 소재가 꽃이었다.

석가모니가 靈山영산에서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전했던 이른바 염화시중의 미소도

연꽃을 매개로 하고 있으며, 불교의 최고 경전인 『法華經』이나 화엄종華嚴宗의 명칭에도 '꽃華'을 사용하였다.

불교에서 꽃은 法법이요 부처佛요 진리眞理이며 극락極樂이다.

그 꽃과 문이 결합된 사찰의 꽃살문에서 조선사회 비주류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심성과 염원을 본다. 







단청의 상록하단相綠下丹 원칙


절집에 베푸는 단청에는 일정한 기준이 있다.

추녀, 처마, 공포 등 상부에는 녹색을 칠하고 기둥이나 난간 등 하부에는 붉은색을 칠한다.

이른바 상록하단上綠下丹의 원칙이다. 건물 표면에 단청을 하지 않고 단지 바탕칠만 할 경우에는 녹색의 일종인

뇌록磊綠과 붉은색의 일종인 석간주만으로 마감하기도 한다.

꽃살문에 베푸는 전형적인 녹색은 석록石綠이라 한다. 석록은 희귀 광석인 공작석孔雀石을 원료로 한다.

조선시대에는 이 석록을 써서 녹색을 냈지만 구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근대에 들어서는 석록 대신 서양에서 수입한 양록洋綠, Emerald green으로 대체되었는데

양록은 약간 형광기가 도는 밝은 빛깔을 낸다.


문틀과 문살의 녹색은 절집 단청의 가장 중요한 색이다.

통도사 적멸보궁 어간 솟을꽃살문에 남아있는 희미한 녹색 자국을 비롯하여,

신흥사 극락보전의 솟을민꽃살문, 동화사 대웅전 오른칸의 솟을민꽃살문, 마곡사 대광보전 어간의 솟을민꽃살문,

남장사 극락보전 어간의 꽃살문에서 그러한 전형적인 녹색을 본다.


이 녹색은 참으로 미묘하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으면서 약간의 회색이 도는 그러한 녹색이다.

한편 이 녹색은 마냥 편안하거나 격의 없는 색은 아니다. 색의 마술사인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녹색에서 완벽한 고요와 부동성不動性을 발견하기도 하였으며, 일반적으로 서양에서 녹색은

귀족적인 색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 절집 단청에 사용된 녹색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운 색이다.

인간이 다다르기를 염원한 부처의 세계, 피안彼岸을 상징하는 색이다.


이슬람 사원을 장식하는 코발트 불루의 진한 청색은 이슬람인들으 신성神性을 상징한다.

그 색에서 내비치는 강렬함가 뚜렷함에 비한다면, 우리 절집의 녹색은 훨씬 부드럽고 포용적이다.

색이 심성과 내세관을 반영하는 것일까. 외국인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상징에 대해 질문하면 대부분이

문양으로는 태극을, 색으로는 바로 이 녹색을 든다고 한다.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였지만 절집의 문틀과 문살에 단청된 녹색이 가장 한국적 색인 셈이다.











Kiss Of A Fairy - Band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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