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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취월당

BAEKDU DAEGAN KOREA

BAEKDU DAEGAN KOREA

 

코리아 백두대간 남과 북의 산들

 

 

이 책을 코리언들과 코리아의 산에 바칩니다.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로저 셰퍼드(Roger Shepherd) -

 

 

 

백두대간의 시작점 백두산 천지

 

 

 

 

 

 

 

 

 

 

 

 

 

 

 

 

천지호 백두산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천지호 백두산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천지호 백두산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백두고원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백두고원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백두고원 만병초 군락

삼지연 양강도 2012 / 06

 

 

 

 

두류산 2309m 백암군 양강도

2012 / 06

 

 

 

 

함경남도 신흥군 명당봉1809m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모습

 

 

 

 

 

함경남도 부전군 고대산 1766m를 지나는 백두대간 능선

 

 

 

 

 

평안남도 맹산군 중흥리 철옹산 1093m 아래의 고원지대

2011 / 10

 

 

 

 

평안남도 신양군 백산 1449m

2011 / 10

 

 

 

 

평안남도 신양군 백산 1449m

2011 / 10

 

 

 

 

강원도 천내군 울림폭포

2011 / 10

 

 

 

 

강원도 천내군 두류산 1323m

2011 / 10

 

 

 

 

강원도 새포군 백두대간에 걸쳐진 새포고원

2011 / 10

 

 

 

 

강원도 고산군 백두대간이 지나는 철령

2011 / 10

 

 

 

금강산 고성군 강원도

2011 / 10

 

 

 

 

금강산 고성군 강원도

2011 / 10

 

 

 

강원도 금강산 만물상

2011 / 10

 

 

 

 

백두대간이 지나는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온정령에서 바라본 일출

2011 / 10

 

 

 

 

금강산 옥류계곡

 

 

 

 

 

내금강

 

 

 

 

 

금강산 상팔담

 

 

 

 

금강산 고성군 강원도

 

 

 

 

 

 

한반도의 백두대간…

평양에서 자동차로 출발한 지 이틀 지나 백두산 지역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우선 함흥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해변을 따라 북으로 자동차를 몰아 신포에 도달해, 서쪽 내륙으로 향했다. 덕성군을 지나 호치령의 백두대간에 올랐다. 다음 그곳을 지나 개마고원에 들어섰다. 굽이치는 낮은 산들을 넘어갔는데, 감자 밭, 농가 그리고 빽빽한 일본잎갈나무숲이 펼쳐졌다. 6월 중순이었는데 날씨를 예측할 수 없었다.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산발적으로 많은 비를 퍼부었다. 그러다가 잠시 해가 쨍쨍하게 비치다가 다시 비가 오곤했다.


▲ 세계 최고 높이의 화산 담수 호수인 천지를 배경으로 백두산 여러 봉우리들이 둘러섰고, 천지엔 물이 가득차 있다.

개마고원은 한반도의 지붕 격인데, 공기가 정말로 깨끗했다. 나는 백두대간의 북쪽 지역을 촬영하기 위해 6주 기간의 원정으로 이곳에 왔다. 이번 원정이 끝나면 나는 작년의 원정을 포함해 북한의 백두대간 지역을 모두 3개월 동안 산행한 것이 된다. 돌이켜보면 감격스럽기도 하고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을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었으므로, 나의 백두대간 촬영이 꼭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1 북한에서 세운 백두산 정상 비석.

우리는 백두고원 지역의 삼지연(량강도 삼지연군에 있는 호수로 백두산에서 동남쪽으로 40km 떨어져 있음) 근처에 있는 배개봉호텔에 투숙했다. 백두고원 전체는 원시림으로 나무가 빽빽했는데, 호텔은 일본잎갈나무 숲 가운데 있다.


첫날 우리는 과거 항일 빨치산들이 사용했던 여러 비밀 기지 등을 포함한 현지 명소들을 관광했다. 하지만 나는 일반 관광을 하기보다 빨리 백두산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 산으로 올라가는 것은 헛수고가 될 것이 뻔했다. 일기불순으로 우리가 5일째 그곳에 머물게 되자 참기가 힘들었다. 내가 불평을 털어놓았다. 나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 못 되나보다.


조선·뉴질랜드 우호협회에서 온 북한 친구들이 나의 원정을 도와주고 있는데, 내 실망감을 감지했다. 저녁을 먹을 때 이 좋은 북한 친구들은 내 기분을 돋우어주기 위해 약간의 술판을 벌였다. 우리 자동차에는 도토리소주를 넣은 40리터짜리 플라스틱 통 두 개가 있었다. 이 북한 술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나무랄 데 없는 좋은 술이다.


자동차 운전기사가 “길 열기, 입 막기”라고 외치면서 건배했다. 이것은 먼저 맥주 한 잔을 마신 뒤 소주 한 잔을 마신다는 뜻이다. 그는 내가 지난해 북한에 갔을 때 함께 백두산 너머로 해가 뜨는 것을 보자고 나에게 약속한 바 있다. 이제 우리가 백두산 지역에 와 있는데, 그는 여전히 그 약속을 실천하기 원했다. 아마도 술기운과 내 기분을 돋우어주려는 방편이었는지, 그가 좌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가 밤 1시에 자동차로 호텔을 떠나 백두산 정상에 갈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 자리에는 현지 전문 가이드 방령씨가 있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밖에서는 윙윙하는 세찬 바람 소리가 나고 비가 마구 내리고 있어, 산에 가봐야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헛수고가 될 것이 뻔했다.


▲ 2 한반도의 하늘 아래 첫 동네인 개마고원에 드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다. 하늘과 맞닿는 듯한 고원초지가 무척 아름답고 한가롭게 보인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 잔을 치켜들면서 “함흥차사”하고 외쳤다. ‘헛수고’가 될 것이라는 뜻으로 그 말을 사용했다. 우리 모두 웃었으며 동시에 합의한다는 뜻으로 잔들을 서로 부딪쳤다.


우리는 네 시간 자고 밤 1시에 일어났다. 호텔 밖에서 차에 짐을 실으면서 보니까 별이 보이지 않았고,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람은 없어 혹시 날씨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 캄캄한 밤중에 우리 자동차는 달렸다.


▲ 백두산의 날씨는 하루에도 천변만화한다. 구름 낀 날씨 중에 갑자기 햇빛이 살짝 비추기도 한다.

6월 중순인데도 정상엔 눈과 얼음
도로는 포장되지 않았으나 잘 정비되어 있었으며 넓었다. 도로 옆은 검푸른 나무들이 빽빽이 서 있었다. 도로에는 우리 자동차만 달리고 있었는데, 전조등은 마치 먹이를 찾는 굶주린 설치류의 눈빛 같았다. 더 높이 올라가자 일기가 더 나빠졌다. 폭우가 내리는 어둠으로 가시거리가 제로여서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었고, 어디인지도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두 시간 뒤에 한 외딴 집의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어두운 고원을 달려오는 자동차 소리를 듣고 한 병사가 나와 우리를 맞았다. 우리가 말을 하려고 자동차 창문을 내렸는데 바람 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났다. 병사는 이런 폭우 속에 백두산에 간다는 우리를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우리와 입씨름을 벌일 필요가 없어서인지, 우리 차를 통과시켰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뱀처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구불구불 올라갔다. 짙은 구름 때문에 굽은 곳이 보이지 않아 전진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높이 올라갈수록 기상이 더 나빠졌다. 때때로 구름이 너무 짙어 전조등의 빛이 화이트아웃을 야기했다. 그러면 우리는 차를 멈추고 다소 개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가끔 흙이 섞인 얼음, 검은 바위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들을 볼 수 있었다. 만병초도 보였다.


여기는 정말 산이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방령씨가 정상이니까 차를 멈추라고 했다. 정상에 도달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이것은 우스꽝스럽고 맥 빠지는 일이었다. 그 뒤 우리는 다섯 시간 동안 좁은 자동차 안에서 북어를 안주로 도토리소주를 마시기도 하고 잠을 자다가 깨기도 했다.


새벽 5시경 하늘이 약간 훤해졌지만, 구름과 바람은 여전했다. 가끔 나는 바람이 사납게 불고 진눈깨비가 내리는 밖에 나가 보았으나, 가시거리는 약 3m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절벽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어 멀리 가지는 않았다.


오전 8시경 우리는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백두산에 처음 왔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출을 보지 못했지만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니다. 여하간 우리는 백두산에 간 것이었다. 그날 나머지 시간에 우리는 압록강과 삼지연을 탐방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대흥단(량강도 동북단에 위치한 군)과 무산고원에서 보냈는데, 이것들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왜냐하면 나는 곧 다시 백두산에 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하루에 4계절 모두 겪어
이틀 뒤 날씨가 개어 우리는 다시 백두산으로 향했다. 고원을 지나면서 점차 고도가 높아지자 나무들이 작아지다가 나중에는 나무가 아예 없어졌다. 높은 표고의 결과였다. 자동차가 자갈이 많은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큰 산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우리 모두가 흥분했으며, 방령씨가 이것이 백두산이라고 말했다. 차를 세우고 모두 내렸다. 나는 사진을 몇 장 찍었다.


▲ 북한 백두대간을 처음 촬영한 로저 셰퍼드(사진 정중앙)가 백두산 길을 안내한 북한 측 가이드들과 함께 기념촬영 했다. 사진 왼쪽부터 북한·뉴질랜드 우호협회 북한 측 비서인 황성철, 산악 가이드, 운전수 한명수, 산악가이드, 로저 셰퍼드, 산악가이드, 삼지연 가이드 방령, 산악가이드, 북한·뉴질랜드 우호협회의 황철영.

그 뒤 우리 자동차가 더 전진했는데, 잠시 뒤 또 다른 모퉁이를 돌자 먼저 것보다 더 높은 산이 검은 구름 뒤에서 우뚝 솟아 있었다. 갑자기 구름이 걷히자, 차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것이 백두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다시 차를 세우고 내렸다. 조금 전에 착오로 흥분했던 일에 대해 크게 웃었다. 


산기슭에 있는 검문소에 가서 내가 한반도의 백두대간에 관한 책을 내기 위해 백두산을 촬영하러 왔다고 군인에게 설명하자, 우리 차가 정상까지 가는 것을 허가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을 시간을 많이 갖게 되어 좋았다. 정상 지역에는 낡은 콘크리트로 된 휴게소가 있어 그곳에 주차하고 나는 카메라 배낭을 가지고 정상 쪽으로 걸어갔는데, 그곳에 한 무리의 북한인 방문자들이 있었다.


이제 해가 떠올랐다. 좌우로 산의 능선이 뻗어 있고, 내 앞쪽의 먼 지평에 산의 벽이 우뚝 서 있었다. 내가 능선 끝에 서자 아래로 거대한 분화구가 나타났다. 천지였다. 경탄할 만한 광경이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들어가지 못하게 친 쇠줄을 넘어 절벽 끝으로 갔더니, 구경하던 북한인 몇 사람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우리 동료들이 괜찮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이 장관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남한에서처럼, 장엄한 아름다움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감격했으며 감탄사를 외쳤다. 내가 가본 곳 중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임이 분명했다. 드디어 내가 백두산 위에 서 있는 것이다!


▲ 1 백두산에서 발원해서 압록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류도 꽤 깊어 보인다. 2 세계 최고 높이의 화산 담수 호수인 천지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백두산 비로봉의 장관을 담았다.

그날 나머지 시간 동안 기상이 계속 변했다. 사람들은 조명이 희미한 휴게소 안에서 대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가이드 황성철씨를 데리고 밖에 있었다. 우리는 장군봉 기슭으로 걸어 올라갔다. 나는 오후 동안 머물기에 좋은 곳이라고 판단했다. 근처에 있는 기둥과 큰 돌을 사용해 덮개를 고정시켜 비를 피할 수 있는 ‘임시대피소’를 만들었다.


이제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며, 전체 정상 지역은 무거운 침묵에 싸였다. 때때로 멀리서 산의 얼음이 깨어져 호수로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날카로운 능선에서 솟아오른 침봉 주위에 구름이 걸려 있었고, 가랑비가 오다가 그치다 했다. 한번은 많은 비가 쏟아지더니 금방 우박으로 변했다. 그래서 황씨와 나는 내가 만든 대피 장소로 급히 달려갔다. 우리는 우박이 얇은 덮개 위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백만불짜리 경치를 감상했다.


곧 우박이 멈추고 가랑비로 변했는데,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탁탁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재킷의 후드를 벗었지만 여전히 소리가 들렸다. 황씨도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탁탁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이번의 소리는 밖에서 비를 맞고 있는 내 삼각대에서 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이제 모든 곳에서 탁탁하는 소리가 났다. 황씨는머리카락과 뒷목에서 그런 소리를 들었다.


정전기 공기 중 차있어… 전원 머리 곤두서
내가 그를 보았더니, 그의 머리카락이 곤두서 있었다. 아주 우스운 모습이었다. 그러자 그가 나를 보고 같은 현상을 목격하고는 웃었다. 정전기가 공기 중에 차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안전한지 위험한지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삼각대나 카메라 근처에는 결코 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벼락이 떨어져 죽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로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때 아주 강렬한 번개가 산을 가로질러 번쩍였다. 그리고는 매우 요란한 천둥소리가 산 전체를 흔들었다. 굉음이 공중을 진동했는데 엄청나게 센 것이었다.


▲ 3 사람이 살고 있는 개마고원엔 초지가 전부 잘려나가 민둥산이 돼 버렸다.

번개가 몇 차례 계속되었다. 다시 많은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렸다. 황씨와 나는 백두산 꼭대기에 전기 폭풍우 속에서 앉아 있었던 것이다. 참으로 희한한 경험이었다. 백두대간은 산의 정기로 유명한데, 우리가 한가운데에 있었다. 위험할 수 있었으나, 희열을 느끼면서 계속 머물렀다.


날씨가 하루에도 네 계절을 보였다. 다시 날이 개어서 촬영을 계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흘러 우리는 시장기를 느꼈다. 나머지 팀원들은 산에서 살고 있는 젊은 여성 안내원들과 재미있게 어울리고 있었다. 황과 나도 그들이 살고 있는 숨겨진 대피소로 내려갔다.


그 대피소는 자연석으로 만든 집인데, 정상 지역의 남면에 위치해 거센 시베리아 바람을 거의 피할 수 있었다. 그 대피소에는 침실과 거실이 있었는데, 거실에는 TV가 있고 옆에 부엌이 달려 있었다. 안은 매우 아늑했으며, 온돌이 있어 내 장비를 말릴 수 있었다.


일부 여성 안내원들은 우리가 가져간 간식을 조리하고 라면을 끓였으며, 다른 여자들은 남자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구경하다가 그들 틈에 끼어 웃으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산나물, 밥 그리고 방령씨의 부인이 마련해 준 된장 등 모두 꿀맛이었다. 그러나 진짜 하일라이트는 신선한 백두산 물을 마시고 천지에서 잡은 물고기 회를 먹은 것이었다. 나에게는 이 여성들이 진짜 산의 선녀들 같았다. 


뒤에 우리가 백두산 지역을 떠났는데, 삼지연에 개인적인 볼일이 있는 한 여성 안내원이 우리와 함께 하산했다. 날씨가 허락하면 우리는 다음날 다시 백두산에 가서 특히 장군봉과 천지의 촬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내용은 다음 호에 이야기하겠다.


로저 셰퍼드, 어떻게 북한 백두대간 오르게 됐나
북·뉴질랜드 우호협회 통해 방북허가 받아 첫 외국인 등산


로저 셰퍼드(Roger Shepherd)씨는 2007년 9월부터 12월까지 70일간 그의 친구 앤드류 더치(Andrew Douch)와 함께 남한 백두대간 700여㎞ 종주를 마쳤다. 중간에 미국인 데이비스 메이슨(David A. Mason)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이후 70일간의 백두대간 종주기를 담은 영문 안내서 <Baekdu-daegan Trail : Hiking Korea's Mountain Spine>(서울셀렉션 간)을 발간했다. 영문판으로 나오기는 처음이었다.


로저는 내친 김에 북한 백두대간을 종주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폐쇄된 북한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좌절되는 듯했다. 민간단체(NGO)로 40여 년간 북한과 교류해 온 북한·뉴질랜드 우호협회(North Korea-New Zealand Friend Society)를 통하자 의외로 쉽게 문이 열렸다. 2011년 5월 북한을 방문, 일주일간 평양에 머물며 공식 방문허가를 받고, 앞으로 등산할 산에 대해서도 협의를 마쳤다. 그해 11월부터 금강산을 포함 북한 백두대간을 본격 방문했다. 한 차례 방문하면 3주가량 머물면서 북한 백두대간을 오르고 있다. 올해만 5차례 방문해서 총 3개월 남짓 북한에 머물렀다. 그의 글과 사진을 통해 현재 북한 산하의 면면을 여실히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그는 이 연재물을 모아서 나중에 한국의 백두대간 ‘포토 에세이집’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신세계원 http://www.mindvis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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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셰퍼드 씨가 펴낸 백두대간 사진첩 한 권 보내드릴까요?"

 

 '정신세계원' 봄날 송순현 선생님께서

일전 여주 청학서당에서 열린 '묵방도담' 모임에서 내게 언질을 주셨던 내용.

 

 

황송하게도 오늘 위 책을 보내주셨기에

득달같이 내용을 살피는데 그야말로 가슴이 쿵쾅쿵쾅.

 

이땅의 산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백두대간을 한 번만이라도 걸어 보는게 소원,

하지만 남한 땅에 한정된 산행인지라, 북한의 대간길은 그저 입맛만 다셔왔다는 사실.

 

그간 산악인들 모두 북쪽 백두대간 정보에 목말라 있던 차, 

느닷없는 벽안의 뉴질랜드 人이 남북 백두대간을 이었다는 보도는 내심 충격 그 자체.

 

어찌됐건 사진만으로라도 내 조국 북녘 산하 ,

 북쪽 대간 상에 도열한 산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과 위안을 얻는다.

 

종일토록 사진첩을 보고 또 보다 

 산꾼들의 갈증을 다소나마 달래보자는 의미에서 북녘 대간 몇 장의 사진을 스캔해 본 것.

 

백두대간 완주를 성사시킨 로저 셰퍼드 씨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또한 책을 보내 주신 봄날 선생님의 배려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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