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1 한마디로 너무나 감격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달항아리는 숙종시대인 17세기말부터 영정조시대인 18세기까지 백년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반짝 나타났다 사라졌다.
높이 40cm이상으로 최대 지름과 높이가 거의 일대일 비례를 이루고 몸체가 원만한 원형을 이룬 이 대형 항아리는
워낙 크기 때문에 하나의 모양으로 빚지 못하고 위쪽과 아래쪽 부분을 따로 빚어 접붙여진다.
그리고 부잣집 맏며느리 같은 후덕함과 적당한 굴곡미를 가진 둥근 선이 매력적인 자연미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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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2 최순우 선생에게 먼저 돌려야 합니다. 여기에 20세기 후반기 이후 국내외를 막론한 급격한 산업화도 자연미 그 자체인 달항아리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조선의 도자기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무너지다시피 했습니다. 17세기 후반 철화백자가 나타난 것도 청화백자의 재료인 페르시아산 청화안료가 수입되지 못하자, 철사(鐵砂)안료로 대용한 결과입니다. 달항아리도 이 시기에 금사리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지금의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으로, 퇴촌에서 들어가자면 분원리로 넘어가는 고개 못미쳐 오른쪽에 있는 동네입니다. 금사리에는 분원리로 옮겨가기 전, 왕실에 그릇을 공급하는 사옹원의 분원(分院)이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 사옹원 분원은 정원이 380명에 이르고,28개 직급 체계로 완벽하게 나눠진 분업조직이었습니다. 당연히 ‘국영 도자기 공장’인 금사리에서 장인 한둘의 안목으로 달항아리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것입니다. 이쯤되면 달항아리는 ‘조선왕조의 국책사업’으로 탄생시킨 성과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최순우 선생의 말씀처럼 달항아리가 갖고 있는 ‘폭넓은 흰빛과 부정형의 원이 그려 주는 무심한 아름다움’도 국가적인 차원의 사업으로 빚어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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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가 세계 도자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독특합니다. 최건 광주관요박물관장은 “중국의 징더전(景德津)이 명·청대에 걸쳐 도자기 수출의 중심지가 되고, 일본도 조선 도공이 가세하면서 임진왜란 이후 수출국으로 부상했지만, 문양이나 모양 등에서 주문자인 유럽이나 페르시아의 취향을 수용하다 보니 결국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더군요. 소외된 상태에서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조선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최고조에 이르게 한 것이 곧 달항아리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요. |
찻사발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미(美) 또 하나의 다른 자연’이란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런 자연주의 미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미(美)다. 무위(無爲)란 글자 그대로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새삼스럽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을 말한다. 즉, 작위(作爲)가 없고 자연 그대로라는 뜻이다. 또 선종(禪宗)에서는 아무 것에도 매이지 않고, 아무것도 구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지를 무위라고 한다. 무위자연은 타고난 그대로 꾸밈이 없는 상태로서 천연의 모습이 자연에 합일되는 것이며, 차 정신의 심미적 요구에 부합되는 개념이다. 우리 찻사발을 말할 때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무심, 무기교의 기교, 불완전의 미, 질 박과 소박미 등의 수사는 무위자연의 미를 표현하는 구체적 언어다. 이와 같은 수식어들은 사기장들이 찻사발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손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만들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익을 대로 익은 숙련된 손만이 만들어 낼 수 있고, 유심과 무심의 경계를 넘어선 자만이 얻어내는 ‘무위자연의 미학’인 것이다. 사람의 손이 덧붙여졌을 뿐, 무위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해낸 최고의 사발을 무 작지작(無作之作)이라고 한다. 만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만들어진 것같은 작품이라는 뜻이다. 이런 사발 중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이도다완’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이 사발을 아인 (亞人) 박종환님이 걸림이 없다는 뜻에서 ‘무애(無碍)사발’이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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