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주련(柱聯) 글귀
절집 주련(柱聯) 글귀
백암산 백양사
今日巖前坐 금일암전좌
오늘 바위 앞에 앉았네.
坐久煙雲收 좌구연운수
앉은지 오랜만에 구름 걷히고
一道淸溪冷 일도청계냉
한줄기 맑은 계곡물은 차가운데
千尋碧嶂頭 천심벽장두
천 길 푸른 봉우리 우뚝하구나.
白雲朝影靜 백운조영정
아침 흰 구름 그림자 고요하고
明月夜光浮 명월야광부
밝은 달은 밤에 더욱 빛나네.
身上無塵垢 신상무진구
몸에는 온갖 더러움 없어졌으니
心中那更愚 심중나갱우
마음속에 다시 무슨 근심 있으랴.
- 해운각 -
굴거리 나무 군락을 등에 두고 금강대(金剛臺)에 좌정한 만암 선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靈山會上言雖普 영산회상언수보
부처님께서는 영산회상에서 법을 설하셨지만
小室峰前句未親 소실봉전구미친
달마는 소림굴에서 말을 잊고 지냈네.
瑞艸蒙茸含月色 서초몽용함월색
풀 더미 상스러워 달빛을 머금었고
寒松蓊鬱出雲霄 한송옹울출운소
추위 속의 소나무 빽빽이 구름 위를 솟구쳤네.
- 사천왕문
義天敎海從窮通 의천교해종궁통
옳은 뜻 밝은 도리 막힘없이 통함이여
獅子窟中無異獸 사자굴중무이수
사자가 사는 곳에 다른 짐승 살 수 없고
象王行處絶狐踵 상왕행처절호종
코끼리 가는 곳에 여우 자취 사라짐이
絞日昇空無翳点 교일승공무예점
밝은 해 떠오름에 어둠이 사라지듯
百億須彌列面前 백억수미열면전
겹겹이 쌓인 수미 눈앞에 나타나고
峰巒透出揷靑天 봉만투출삽청천
높고 높은 봉우리가 푸른 하늘 치솟으니
浮雲薄霧何能到 부운박무하능도
뜬구름 옅은 안개 어찌 능히 이를손가.
- 향적전
江國春風吹不起 강국춘풍취불기
강쪽 지방의 봄바람은 아직 불지 않는데
鷓鴣啼在深花裏 가고제재심화리
자고새 울음 소리 꽃밭 속에 갇혔으나
貳級浪高魚化龍 삼급랑고어화룡
(부처님 법 깨달은 이) 높은 파도 넘어서 용이 되는 고기 같은데
痴人猶戽夜塘水 치인유호반개
어리석은 사람은 깊은 밤 연못의 물을 퍼내는 구나
雨過雲凝曉半開 우과운응효반개
비 그친 구름 사이 새벽이 반쯤 열려
數蜂如畵碧崔嵬 수봉여화백최외
연이은 산 봉우리가 그림같이 높푸르네
空生不解宴中坐 공생불해연중좌
수보리도 좌중에서 알지 못하니
惹得天花動地來 야득천화동지래
하늘꽃을 얻고서야 땅까지 흔들릴세
- 우화루, <벽암록> 중에서
一拳拳倒黃鶴樓 일권권도황학루
한 번의 주먹질로 황확루가 무너지고
一踢踢飜鸚鵡洲 일척척번앵무주
한 번의 발길질로 앵무주가 뒤집히니
有意氣時添意氣 유의기시첨의기
기상이 있을 시엔 기상을 더해주고
不風流處也風流 불풍류처야풍류
풍류가 없는 곳엔 풍류가 찾아든다.
馬駒喝下喪家風 마구갈하상가풍
망아지 할 소리에 모든 가풍 사라지니
四海從玆信息通 사해종자신식통
사해가 이를 쫓아 소식이 통하고
烈火燄中撈得月 열화염중로득월
맹렬한 불길 속에 찾던 달을 건져드니
巍巍獨坐大雄峰 외외독좌대웅봉
높고 높은 영웅봉에 외로이 자리 펴네
- 향적전
北斗藏身金風體露 북두장신금풍체로
북두에 감춘 몸이 갈바람에 드러나니
烏道玄會金針玉線 오도현회금침옥선
갈 길이 분명함이 금바늘에 옥실이라.
- 칠성각
門聲悟道 문성오도
소리를 듣고 도를 깨닫고
見色明心 견색명심
색을 보고 마음을 밝힌다.
全機大用 전기대용
전기를 크게 써
捧喝交馳 봉갈교치
봉과 할을 서로 주고 받으며
師資唱和 사자창화
스승과 함께 노래 부르니
父子一家 부자일가
부자가 모두 한 가풍이로다.
- 진영각
敎我如何設 吾心似秋月 교아여하설 오심사추월
가을 달 닮은 내 마음에 무슨 말을 시키는가.
碧潭淸歸潔 無物堪比倫 벽담청귀결 무물감비륜
맑고 맑은 푸른 못에는 견줄 것이 하나 없다.
淸光轉更多 狐狸俱屛迹 청광전갱다 호리구병적
푸른 눈빛 더욱 짙어 여우 이리 자취 없고
獅子奮全毛 斫却月中桂 사자분전모 작각월중계
금털 세운 사자 위엄 계수나무 베어지네.
- 청운당
약사암
靑山疊疊彌陀屈 청산첩첩미타굴
첩첩 푸른산은 아미타불 법당이요
滄海茫茫寂滅宮 창해망망적멸궁
아득히 먼 푸른 바다는 적멸궁이네.
物物拈來無罣碍 물물염래무괘애
여러 생각이 오고 감에 걸릴 것 없으니
幾看松亭鶴頭紅 기간송정학두홍
소나무 정자에 학의 머리가 붉어짐을 얼마나 보았느뇨.
- 약사암 주련
조계산 송광사
海底燕巢鹿抱卵 해저연소녹포란
바다 밑 제비집에 사슴이 알을 품고
火中蛛室魚煎茶 화중주실어전다
타는 불 속 거미집에 고기가 차를 달이네.
此家消息誰能識 차가소식수능식
이 집안 소식을 뉘라서 알랴!
白雲西飛月東走 백운서비월동주
흰 구름은 서쪽으로 날고 달은 동쪽으로 달린다.
- 화엄전. 생사의 벽을 발로 걷어차 허물어뜨리고 나온 효봉 선사의 '오도송'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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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짝하지 말라. 무심하면 마음이 절로 편안하니라. 만일 마음과 짝하게 되면 움쩍만 해도 곧 그 마음에 속느니라."
그러므로 혜가선사가 달마대사에게 "제자의 마음이 편하지 못합니다. 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십시오" 할 때 달마가 말한다.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편안하게 해 주마" 라고 하였다.
이 도리는 마음을 찾아 마음이 없음을 알았으니 그것은 편안한 마음을 찾은 것이므로 어디선들 편하지 않겠는가.
그보부터 허공이 홀로 드러나 여전히 봄이 와서 꽃이 피었던 것이다.
우리 세존께서 멸도한지 3천 년이 가까운데 바른 법이 지금보다 더 쇠퇴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선교(禪敎)의 무리들이 제각기 견해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마치 찌꺼기에 탐착하여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세는 것과 같아서, 교敎를 말할 때에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깨달아 들어가는 문이 있는 줄을 알지 못하고 곧 사견에 떨어져 있으며,
선학자들은 이른바 본래부터 부처가 되었으므로 미혹도 없고,
깨우침도 없으며, 범부도 없고 성인도 없으며 닦을 것도 없고 증證할 것도 없으며, 인因도 없고 과果도 없다 하여,
도둑질과 음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