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서화
황군벽(黃君璧), <영산백운(嶺上白雲)>
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
산중에 무엇이 있냐구요 산마루에 흰 구름이 많지요
다만 홀로 즐길 뿐 님에게 가져다드릴 수는 없네요
도홍경(陶弘景), <詔問山中何所有賦詩以答>
황영옥(黃永玉), <재하지주도(在河之洲圖)>(1979年作)
關關雎鳩 在河之洲 窈窕淑女 君子好逑
參差荇菜 左右流之 窈窕淑女 寤寐求之
求之不得 寤寐思服 悠哉悠哉 輾轉反側
꾸꾸꾸꾸 물수리새 모래톱에 정답듯이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라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헤쳐 찾듯 아리따운 아가씨를 자나깨나 구하고저
구하여도 얻지 못해 자나깨나 생각노니 아득하고 아득하여 이리저리 뒤척이네 ≪시경(詩經)≫ <관저(關雎)>
하해하(何海霞), <관창해(觀蒼海)>(1911年作)
對酒當歌 人生幾何 譬如朝露 去日苦多
慨當以慷 憂思難忘 何以解憂 唯有杜康
술을 마주하고 노래 부르노라 인생살이 얼마더냐 아침 이슬 같으리니 지난 날의 숱한 고통
탄식하며 슬퍼해도 시름 잊기 어려워라 무엇으로 시름 풀까 오직 술이 있을 뿐
조조(曹操), <단가행(短歌行)> <대주당가(對酒當歌)> 앞 부분.
황군벽(黃君璧), <좌간운기(坐看雲起)> (1967年作)
심주(沈周), <귀도도(歸棹圖)> (1489年作)
野水參差落漲痕 疏林?倒出霜根
扁舟一櫂歸何處 家在江南黃葉邨
들녘 물 들쑥날쑥 불었던 자취 드러내고 성긴 가지 삐쭉빼쭉 서리에 뿌리 드러냈네
조각배 노 저어 어드메로 돌아가나 우리 집은 강 남쪽 황엽촌에 있다오
소식(蘇軾), <서이세남소화추경 이수(書李世南所畵秋景 二首)>(其一)
남송(南宋), 양해(梁楷), <발묵선인(潑墨仙人)>
地行不識名和姓 大似高陽一酒徒
應是瑤臺仙宴罷 淋?襟袖尙?糊
지행선(地行仙)은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고양(高陽)의 주정뱅이와 너무 닮았네
요대(瑤臺)에서 신선들의 잔치 파한지 오랜데 아직도 눈은 게슴츠레하고 옷깃과 소매는 술에 절어있네
양해(梁楷)의 <발묵선인(潑墨仙人)>에 부친 청나라 건륭제의 화제시(畵題詩). 양해(梁楷)는 남송(南宋) 화원의 고급 화사(花師)였다. 영종(寧宗)은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금대(金帶)를 하사했으나 양해는 금대를 정원에 걸어두고 가버렸다. 이 일로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 양씨'라고 불렀다 한다.
남송(南宋), 양해(梁楷), <발묵선인(潑墨仙人)>
出門何所見 春色滿平蕪
可歎無知已 高陽一酒徒
문 나서도 바라볼 곳 없는데 거친 들판엔 봄빛만 가득하구나나를 알아주는 이 하나 없는가 비록 고양의 술 주정뱅이일지라도
'高陽一酒徒'(고양의 주정뱅이)는 한(漢)나라 유방(劉邦)의 책사였던 고양(高陽) 사람 역이기(?食其)를 가리킨다. 당(唐)나라 시인 고적(高適)의 <전가춘망(田家春望)>의 마지막 구절에도 등장하고 있다.
남송(南宋), 유송년(劉松年), <취선도(醉仙圖)> (設色絹本, 131×75cm)
酒滿長安癭木瓢 花開仙館宴春宵
飛瓊何事堅辭飮 應恐淸都誤早朝
장안의 영목 표주박에 술 가득히 꽃 핀 봄 밤 선관엔 잔치가 펼쳐졌네
선녀는 무슨 일로 한사코 술 사양하나 하늘궁전의 새벽으로 착각할까 두려웠으리
고계(高啓/明), <취선도(醉仙圖)>
미불(米芾), <山水> (水墨絹本, 95.5×40cm)
청(淸), 황산수(黃山壽), <飛龍在天> (水墨紙本, 149×80.8cm)
황산수(黃山壽), <용약도(龍躍圖)> (水墨紙本, 202×94cm)
龍躍湯泉雲漸回 龍飛香殿氣還來
龍潛龍見雲皆應 天道常然何問哉
용이 탕천에서 뛰어오르니 구름이 점차 돌고 용이 향실에서 날아다니니 기운이 돌아오네
용이 잠기고 용이 나타나면 구름이 모두 응하지 하늘의 도는 늘 그러한데 무엇을 묻는 것인가
왕한(王翰/唐), <답객문(答客問)>
원(元), 조옹(趙雍), <漁翁圖> (設色綾本, 145×49cm)
湖草靑靑三兩家 門前桃杏一般花
遷人到處唯求醉 聞說漁翁有酒賖
호숫가 풀은 파릇파릇 두어 집 보이고 문 앞의 복사꽃 살구꽃은 어슷비슷 하네
귀양살이 가는 곳마다 취하고픈 마음 뿐 듣자하니 고기잡이 늙은이에게 사온 술 있다지
사공서(司空曙/唐), <과장림호서주가(過長林湖西酒家)>
명(明), 문징명(文徵明), <계교책장도(溪橋策杖圖)> (墨筆紙本, 95.8×48.7cm)
短策輕衫爛漫游 暮春時節水西頭
日長深樹靑幃合 雨過遙山碧玉浮
짧은 지팡이 말쑥한 저고리에 산뜻한 나들이 늦은 봄 어느 날 서쪽 물가
해는 길어 깊은 숲은 파란 휘장을 펼친 듯 비 지난 뒤 먼 산엔 푸른 구름 떠있네
문징명(文徵明), <계교책장도(溪橋策杖圖)> 화제(畵題)
원(元) . 작가미상, <월하독경도(月下讀經圖)> (1332年作, 149.9×39.4cm)
只這一卷經 字字無分曉
日出月又落 幾時看得了
다만 한 권의 경전 글자마다 뚜렷하지 않네
해 뜨고 달 또한 지니 언제쯤 보아 깨닫게 될꼬
<월하독경도(月下讀經圖)> 화제(畵題)
원(元) , 조옹(趙雍)의 <산수(山水)>
古來名畵傳父子 唐有二李蜀兩黃
吳興公子冠當代 雍也繼之早擅場
예부터 이름난 그림 솜씨는 부자간에 전해졌으니 당에는 이이(二李)가 촉에는 이황(二黃)이 있었지
조맹부는 그 시대 최고였는데조옹이 그를 이어 일찍 제일인자가 되었다네
장우(張羽/明), ≪정거집(靜居集)≫ 卷2
* 唐有二李: 당(唐)나라 때 화가 이사훈(李思訓)·이소도(李昭道) 부자.
* 蜀兩黃: 오대후촉(五代後蜀) 화가 황전(黃筌)·황거채(黃居寀) 부자.
* 吳興公子: 조맹부(趙孟?). 吳興은 조맹부의 고향이다.
* 擅場: 그 자리의 제일인자. 당나라 때 연회에서 시를 일등으로 지은 자.
청(淸) 왕용(汪鏞)의 <청천도(聽泉圖)>
飛泉一曲瀉遙岑 流水聲中養道心
黃鳥不啼山寂寂 茅亭有客自鳴琴
한 굽이 날리는 샘은 먼 봉우리로 쏟아지고 흐르는 물소리 가운데 도심을 기른다네
황조가 울지 않으니 산은 적막하기만 한데 누정에 길손 있어 스스로 거문고 울리네
왕용(汪鏞), <청천도(聽泉圖)> 화제(畵題)
청대(淸) 전유교(錢維喬)의 <청천도(聽泉圖)> (1781年作)
명(明), 문가(文嘉), <초당독서도(草堂讀書圖)>
烟裏村莊木葉黃 石橋西近讀書堂
秋田最喜秋收早 酒熟先烹紫蟹嘗
연기 속에 시골 별장 있고 나뭇잎 누런데 돌다리 서쪽 가까이 독서당이 있네
들녘에 가장 기쁜 것은 일찍 추수하는 것 술 익자 붉은 게 먼저 삶아 맛본다네
문가(文嘉), <초당독서도(草堂讀書圖)> 화제(畵題)
명대(明代) 화가 구영(仇英)의 <草堂讀書圖> (1597年作)
명(明) , 남영(藍瑛), <草堂讀書圖>
江上層巒聳翠鬟 蘇家詩筆米家山
扁舟一棹春風穩 行到揚州第幾灣
강가 겹겹의 산은 비취빛으로 솟았는데 소가는 시필이요, 미가는 산수로다
조각배 노 저으니 봄바람이 안온한데 가다가 양주의 몇 번째 굽이에 이르렀는지
설용(薛鏞/淸), <주중무사 위요장잡제화선(舟中无事 爲姚丈雜題畵扇)> (四首其一)
명(明), 당인(唐寅), <草堂讀書圖>
명(明), 대진(戴進), <草堂讀書圖>
명말청초, 화승 칠처(七處), <草堂讀書圖> (1662年作)
당인(唐寅), <초각독서도(草閣讀書圖)>
仙壁高幾許 時時覆雲氣
讀書竹亭中 蕭蕭風雨至
명(明), 항성모(項聖謨), <草閣讀書圖>
청대(淸代) 승려 황벽목암(黃壁木庵)의 초서(草書) <매(梅)> 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
水寒夜冷魚難覓 留得空船載月歸
나무를 찾아 가지를 잡음은 그리 기특한 일이 아니니
벼랑에 매달렸을 때 손을 놓을 줄 알아야 대장부라네
물은 차고 밤은 싸늘한데 고기 찾기 어려우니
빈 배에 달빛 싣고 돌아가네
청대(淸代) 승려 황벽목암(黃檗木庵)의 행서(行書) <월(月)>
報化非眞了妄緣 法身淸淨廣無邊
千江有水千江月 萬里無雲萬里天
보신, 화신 참이 아니고 망연으로 인함이니 법신은 청정하여 가이 없구나
천 강에 물 맑으니 천 개의 달 비치고 만 리에 구름 없으니 만리에 푸른 하늘이네
노성당(盧星堂), <천봉옥수능한색(千峰玉樹凌寒色)>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엔 모름지기 아무렇게 걸어서는 아니 됨을
금일 나의 발자취가 뒤에 오는 사람의 길잡이 되리니
남송 화가 마린(馬麟)의 <高山流水>
황군벽(黃君璧), <관폭도(觀瀑圖)>
황군벽 <觀瀑圖> (1943年作)
황군벽(黃君璧)의 <觀瀑圖> (1944年作)
點石移泉興不窮 墨花能寫碧雲通
何必著履尋山去 万壑千崖在此中
돌에 손을 대 샘물 옮기니 흥겹기 그지없고 먹빛으로 푸른 구름 두루 그릴 수 있네
굳이 신발 신고 산 찾아갈 것 있으랴 온갖 골짜기와 벼랑 이 가운데 다 있거늘
황군벽(黃君璧)의 <觀瀑圖> (1949年作)
명(明), 동기창(董其昌) <연수운산(烟樹雲山)>
청(淸) ,왕수곡(王樹穀) <취음선생오우도(醉吟先生五友圖)> (1713年作)
북송(北宋),. 범관(范寬), <설경도(雪景圖)>
凍雲廻護樹婆娑 雪擁山齋鮮客過
欲問此中人在否 深藏林壑樂何如
눈 같은 구름 넘실대는 나무 덮어 지켜주고
눈은 산 속 서재 끌어안아 지나가는 길손 드무네
물어보고 싶은 것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지만
숲 속 골짜기에 숨어사는 즐거움이 어떠한지
범관(范寬), <설경도(雪景圖)> 화제(畵題)
명(明), 동기창(董其昌), <정저주도(汀渚舟渡)>
명(明), (周順昌), <창균국석(蒼筠菊石)> (1623年作)
秋來滿地發黃花 白石蒼筠晩更佳
誰是王弘能送酒 西風爛醉夕陽斜
가을 오니 온 땅 가득 국화 피어나고 흰 돌에 푸른 대 느지막이 더욱 아름답네
왕홍이 능히 술을 보낼 이 누구인가 가을바람에 흠뻑 취하니 저녁 해 기우네
주순창(周順昌), <창균국석(蒼筠菊石)> (1623年作) 화제(畵題)
청말근대, 탕정지(湯定之), <죽석국화(竹石菊花)> (1930年作)
명(明), 대진(戴進), <죽석국도(竹石菊圖)>
청(淸), 소육붕(蘇六朋), <山居讀書圖>
남송(南宋), 양해(梁楷> <雪景山水>
부유(溥儒) <대주망월도(對酒望月圖)>
화제(畵題)는 이백의 <월하독작(其一)> 이다.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꽃에 묻혀 술 한 병 아무도 없이 홀로 마시네.
술잔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와 함께 셋이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