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산 철쭉 감상
안양산 (853m) 전남 화순군
◈ 수만리 국화마을 ~ 정상 ~ 수만리 국화마을
◈ 2009. 5. 8 (금)
수만리 국화마을의 아침
능선에 올라 안양산을 바라보니...
산 아래 신기마을에 거주하시는 이성곤 도인과 함께
도인께서 애지중지하는 지팡이
천상의 화원에서 바라본 무등의 天. 地 .人
품격 높은 철쭉의 대명사, 안양산의 철쭉을 친견하러 산을 오르는 중이다.
얼마나 올랐을까...?
산을 내려오는 사람의 두런거림이 귓전에 들려온다.
지금 시각에 산을 내려온다면 물어보나마나 사진꾼들임에 틀림없을터.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모습을 보이는 두 사람의 카메라꾼.
"일찍 올라오셨을텐데 재미좀 보셨습니까 ?"
" 멋진 운해를 기대했는데,
애고~~~ 그놈의 바람때문에...."
손에 알미늄 사다리까지 들려있는 것으로 봐서 대단한 열정의 꾼 들이 분명.
상당한 연세임에도 저 무거운 장비를 매고 오밤중에 산을 오른다?
얄팍한 머리나 기교 따위로 어찌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사진에 담을 수...!
두 분의 노장께서 이 게으른 산꾼에게 실증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느릿한 걸음으로 능선에 올라보니 거기 안양산 꽃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아~~~암! , 모름지기 철쭉의 품격이 이 정도는 돼야....
철쭉 하나 하나의 가지가 매우 굵고, 꽃의 크기 또한 크면서 너무 빽빽하게
매달리지 않은 소담스러움은, 안양산 철쭉이 가지고 있는 최대 매력.
보통의 일반 개량철쭉은 자잘자잘한 꽃이 뻑뻑하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고
색깔 또한 무작정 빨간색이어서 금방 싫증이 나고 나중엔 아예 지겨울 정도.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꽃이 질 때의 품격이다.
일반 개량철쭉은 하얀색으로 탈색되거나, 검게 변색되면서 흉한 모습으로 꽃이 지는데 반해
고산 철쭉은 꽃이 나무에 매달려 시드는 법이 거의 없고 싱싱한 상태에서 땅에 떨어진다.
수세나 이파리의 격조에 이르면 더 이상의 비교는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다.
무등의 천지인에서 장불재로 능선을 내려놓은 다음,백마능선을 달려
이 곳 안양산으로 이어져와
아름다운 철쭉을 피워놓고 뻗어가는 유장한 호남정맥.
보고 또 봐도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가 아닐 수 없다.
대자연, 그 중에서도 산은 내게 더 할 수 없는 동반자요,
너무나도 큰 가르침을 주는 영원한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