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탐승 / 셋째날 : 순례와 구도자의 길
◆ 2008. 10. 15(수)
◆ 소청산장 ~ 대청봉 ~ 소청산장 ~ 봉정암 ~ 깔딱고개
~ 오세암 ~망경대 ~ 영시암 ~ 백담사 (12 시간 소요)
대청봉에서 조망한 동해 일출
수평선에서 곧장 떠오르는 해를 기대했으나
바다에 깔린 상당한 양의 운무를 헤치고서야 해가 떠 오르는 모습이다
대청에 떠오른 해를 먹고서 하산 시작
일출을 기다리는 산객들
화채봉 능선에 돌아드는 아침 햇살
중청 라인과 왼쪽의 끝청 라인에도 햇살이 비추기 시작
소청으로 내려서면서 돌아본 중청과 대청
봉정암의 아침
나도 한 번 동전을 붙여볼꺼나....
사리탑에서의 봉정암 하경
왼편 부처바위를 보면 부처님의 옆 얼굴이 선명함을 볼 수 있다
643년 선덕여왕 12년
당나라에 유학했던 자장율사가 이 곳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여
봉정암에 적멸보궁이 들어서게 되었다고
봉정암 뒷편의 '부처바위'
기돗빨(?)이 영험하기로 소문난 봉정암 사리탑
이 높은 설악의 봉정암까지 기를 쓰고 올라온 저 들은
과연 무슨 염원을 담아 기도를 올리고 있는걸까?
내 자식, 내 남편, 우리 강아지, 우리집 .....!
쬐께 수준(?)을 높여
"일체중생이 단체로 행복하게해 주십시오" 라는 기도는 어떨런지...!?
용아릉의 시작점이자 끝자락.
부디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양,
오른편 다람쥐바위의 합장 모습이 너무나 이채롭다.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이어지는 깔딱고개를 내려서기 전에 바라본
나한봉을 비롯한 공룡능선 전경
용아장성릉의 침봉군
깔딱고개를 내려서다 만난 설악 사찰순례 보살파 일행
공룡의 나한봉과(왼쪽) 1275m봉
가야동계곡을 건너 오세암으로 향하는 능선을 오르며 돌아본 모습
깔딱고개를 내려와 가야동계곡을 건넌 다음에도 오세암에 이르기까지는
물경 열개도 넘는 능선을 오르내려야 하지만,너무나도 아름다운 단풍숲의
연속인지라 그 고단함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난, 언제나 이 가문비나무 처럼 자라 볼까...? ? ? ㅎ
저 멀리 중청과 소청을 거쳐 용아장성릉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라인
이 붉음의 미학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다시 길을 재촉 또다시 고개를 넘고
하늘도 붉고 땅도 붉고 내 마음도 한 없이 붉어질 지어...
또다시 나타나는고개를 넘으니
오세암과 명경대(우측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오세암에서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잘 나 있다.
뒷쪽의 안부는 내 외 설악을 나누는 공룡능선의 시작점인 마등령이다
너무나도 미남(?) 부처님인지라 한참을 들여다 봅니다
망경대에 올라 조망한 내설악
오세암에서 영시암으로 이어지는 첫번째 마루에서 좌측으로 약 십여분만 오르면
내설악 최고의 조망처 중 하나인 망경대에 오를 수 있다.
가야동 계곡의 천왕문
멀리 오른쪽의 소청라인을 따라 내려오면 공룡능선의
신선대가 시작되고 맨 왼쪽 끝은 나한봉이다
(망경대에서의 끝 부분에서의 조망)
망경대에서 조망한 오세암
망경대
망경대에서 조망한 서북능선
매월당과 보우선사 특히 근세 들어 만해 한용운이 오도송을 읊은 곳으로 잘 알려진 오세암
수 많은 고승대덕이 거쳐간 유서깊은 이 오세암 역시
전혀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당우들이 즐비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바로앞 왼편의 뽀족한 곳은 용아릉의 옥녀봉이다
용아장성릉 전경
망경대 끝 자락에서 벌 ~ 벌 ~ 벌 ~~~
'08 내설악의 단풍 탐닉은 군말을 요 하지 않았습니다.
오세암과 망경대를 거쳐 영시암에 당도하니 오후 4 시
어쩌면 우리네 절집은 이다지도 자비로움이 넘쳐난단 말인가...?
국수를 산더미같이 삶아놓고서 한 그릇 먹고 가길 권 하고 있었는데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부처님의 얼굴을 외면함이라.....!
득달같이 달려들어 한 그릇, 뚝 딱.
든든한 배와 최고의 단풍
더 이상 뭘 바란단 말인가...? !
황장폭포
청류 감상에다
개머루 잎의 붉음까지 덤으로 감상하며 내려오니
수렴동의 끝자락 백담사 앞에 이르게 된다
와글와글, 북적북적
백담인지 천담사인지의 절집은 전혀 기웃거려보기도 싫고 찍어대기는
더더욱 싫은지라 외면하고 만다.
소청산장에서 자고 일어나 대청봉의 해맞이에 나섰다.
예전,이맘 때 같으면 덜덜 떨면서 대청봉에 서 있을 시기이건만
너무나도 더운 가을날의 연속인지라
춥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해맞이를 끝내고 중청과 소청을 거쳐 내려온 봉정암.
헬기장에 서서 아침 햇살로 양치질 중인 용의 이빨 사이를 한참
동안 감상하는데
멀리 절벽에 매달린 너댓명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어~~~ !
저기 저 곳에 등산객이~~~~~"
때마침 곁에서 헬기를 기다리던
봉정암의 처사 쯤으로 보이는 자가
손폰을 꺼내들더니만
관리공단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자질을 해 댄다.
"다섯명, 오오는 이십오,
합의 이백오십 내려가고 있습니다"
용아릉에 내 걸린 로프를 모조리 잘라놨는데
어느새 또 로프를 설치하여 오르내린다고 혀를 찬다.
그러면서,
일년이면 수 십명이 추락사하는 용아릉의 위험에 대한 애기로
입에 거품을 문다.
? ? ? .... !
우리네 속담에 이런게 있다.
"접시물에도 얼마든지 빠져 죽는다고"
그렇다고해서
절대로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식이나.
절대로 절벽을 오르지 말라는 식으로 강제하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 최대의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탐험과 탐구 정신을 배제하고 문을 걸어 잠근
조선의 말로가 어떠했는지는
역사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난해함에 도전을 주저하는 역사는 곧 후퇴를 의미한다.
나 까지 나서 입에 거품을 물지 않더라도
수 많은 식자들이 외쳐대는 사항들 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주체인국립공원공단은 마이동풍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실.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봉정암을 오가는 헬기의 굉음으로 인해
용아릉의 치아와 부처의 진신사리가
행여,경기라도 일으켜 무너너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들었는데
그저 괜한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봉정암에서 오세암에 이르는 길은 그저 그런 산길이 아니다.
이 길은 그야말로 수 많은 구도자들이 나를 찾아
생사를 걸고 오가던
순례와 상생을 위한 비밀스런 길이었다.
오세암에서 자고 일어나 어두컴컴한 길을 헤쳐
봉정암으로 향하던
수 많은 보살님네들이 내게 묻는다.
"깔딱고개가 얼마나 남았어요?"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봉정암에 이를 수 있노라고
오세암 측에서 단단한 긴장감을 불어 넣어주었음이 분명.
그만큼 체력을 요하는 코스임에 틀림없다.
허나, 그 험로로 유명했던 오세암과 봉정암길 곳곳에
이젠 잘 정비된 계단이 곳곳에 놓이게되어
근심을 덜기에 충분하다.
태풍 "루사"로 인해 설악산이 몸살을 앓고난 후 대대적으로
등로가 정비되고 계단까지 완벽하게 설치되었다는 후문.
아름다운 추색에 물든 내설악의 비경.
그 중에서도 정말이지 간만에 찾은 오세암 봉정암 코스.
머나먼 길을 달려간 이 취월당에게
설악은 진실로 최고의 감동을 아낌없이 선물하고 있었다.